속일 수 없는 사랑의 눈빛

라이프 애프터 베스 & 웜 바디스 

두 영화에는 ‘좀비’가 등장한다. 또다른 공통점으로는, 최대의 줄거리가 ‘사랑에 빠진 남자는 이런 눈빛을 가진다’라는 것. <라이프 애프터 베스(Life After Beth, 2014)>는 퇴폐미 넘치는 데인 드한의 보기 드문 로맨스 영화라는 점에서 다소 당황스러운 좀비 여자친구의 행동들을 참아 볼 만하다. 사랑으로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한 좀비의 이야기, <웜 바디스(Warm Bodies, 2013)> 또한 니콜라스 홀트를 보는 것으로 러닝 타임을 감내 할 만하다.

 

프로포즈의 교과서

빅 피쉬 & 어바웃 타임

<빅 피쉬Big Fish, 2003)> 의 이완 맥그리거는 사랑하는 연인을 위하여 1만 송이의 수선화를 집 앞으로 옮겨왔다.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실제로 1만 송이의 수선화를 심었다고 한다. 노력과 진심이 묻어난 이런 사랑 고백을 거절할 수 있는 여자가 있을까? 물량 공세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프로포즈의 핵심은 ‘진정성’. <어바웃 타임(About Time, 2013)> 속 도널 글리슨의 프로포즈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떠들썩한 서프라이즈 계획은 틀어졌지만 그의 진심이 충분히 전해졌기 때문. 어설펐지만 그녀를 위하는 마음이 드러나 무척 사랑스러운 장면이 될 수 있었다.

 

있을 때 잘하자

이프 온리 & 원 데이

두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은 늘 당연한 듯 옆에 있던 연인을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달았다. 영화 <이프 온리(If Only, 2004)>처럼 연인을 잃기 전의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더욱 지금에 충실해야 한다. <원 데이(One Day, 2011)>의 두 남녀는 가까이에 있지만 엇갈리는 시간이 너무도 길었다. 당신 역시 등잔 밑이 너무 어둡진 않았는지 주변을 둘러보자.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는 방법

500일의 썸머 & 엘리노어 릭비

<500일의 썸머(500 Days of Summer, 2006)>는 남자의 관점에서 사랑의 기승전결을 바라본다. 설렜고, 첫 눈에 반했고, 열렬히 사랑했고, 사랑이 변하기까지. 그래도 사랑이 새로운 사랑으로 잊혀진다는 나름의 해피엔딩을 맞으니, 보고난 후 슬픔에 빠지진 않을 것이다. <엘리노어 릭비(The Disappearance of Eleanor Rigby, 2014)>는 부부에게 일어났던 일을 보여주고 각자의 입장에서 같은 에피소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그 남자, 그 여자 편으로 나누어 총 3편이 개봉되었다. 만나고, 헤어지고, 오해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어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 퍼펙트 센스

“뭘 좋아해요?”, “취미가 뭐에요?”라는 질문부터 다시 시작해야는 번거로움과 ‘한번 닫은 마음의 문을 다시 열 수 있을까?’하는 의문들에 사랑을 망설이고 있다면 이 두 영화를 찾아볼 것. 감정 조절이나 속마음을 꺼내 놓기가 어렵다면 <실버라이닝 플레이북(Silver Linings Playbook, 2012)>을, 누군가를 믿기 어렵고 외로움이 밀려온다면 <퍼펙트 센스(Perfect Sense, 2011)>를 추천한다. 영화가 끝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 또는 세상의 모든 감각이 사라져도 사랑이 최우선 가치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