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어디로 튈지 감이 오지 않는 제레미 스캇. 이번에 그의 관심을 끈 것은 1980년대 초 뉴욕 다운타운의 후미진 디스코 클럽과 성인 극장이다. 반쯤 열린 지퍼 디테일과 레드 힐을 신은 다리가 프린트된 셔츠 드레스, 17세 미만 관람 불가를 의미하는 ‘Rated X’가 프린트된 드레스 등이 이를 뒷받침하는 단서다. 알랭 미끌리와 협업해 탄생시킨 복고풍의 캣아이 선글라스와 끈적끈적한 점액이 도시를 뒤덮은 모습이 등장하는 영화 <슬라임 시티>에서 영감을 받은 니트웨어, 치약 튜브 형태의 백은 제레미 특유의 위트를 감지할 수 있는 아이템. 현란한 네온 컬러와 지오메트릭 패턴은 엔딩으로 갈수록 그 위력을 발했는데, 구조적인 실루엣의 옷을 뽐낸 디스코 퀸들의 등장은 이번 컬렉션의 하이라이트로 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