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minatrix

미니 사이즈 윤활제

파우치의 공간은 한정적일지언정 여행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법이다. 다행히 밤일을 뻑뻑한 느낌으로 치르는 일을 예방해줄 윤활제도 인공 눈물처럼 1회 분량으로 나온 휴대용 제품이 있다. 100mL가 넘는 액체는 기내에 반입할 수 없으니, 집에서 쓰던 대용량의 윤활제를 실수로 기내용 캐리어에 넣었다가 세관원과 어색한 눈빛을 주고받는 불상사는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좋겠다. 그럴 일 없을 것 같지만 지쳐 돌아오는 길에 의외로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휴대용 깃털

신음이 터져 나오는 음험한 간지럼을 태우기 위한 살랑살랑 깃털. 여행용으로 한 뼘 길이로 나온 것이 있다. 다만 취향에 따라 간지럼이 전혀 섹슈얼한 쪽으로 통하지 않는 상대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고 준비하는 게 낫다.

섹스 토이

적재적소에 쓰인 성인용품 하나, 열 체위 부럽지 않다. 여행지에서 평소보다 과감한 밤을 꿈꾸는 이에게 섹스 토이는 분명 회심의 일격이 되어줄 것이다. 파우치에 쏙 들어가는 부피와 무게를 고려했을 때 1순위 아이템은 바이브레이터.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위해 개발한 기구라 손가락 한두 마디 크기의 자그마한 제품이 많다. 원격으로 진동을 조종할 수 있는 리모컨마저 앙증맞다. 무엇보다 전희나 삽입시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작지만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다른 섹스 토이를 꼽자면 콕링(cock ring)이 있다. 반지처럼 생긴 이 실리콘 링의 기본 용도는 페니스에 끼워 혈류를 느리게 해 발기 시간을 늘리는 것. 그중 한쪽에 바이브레이터나 오돌토돌한 장식물이 달린 콕링은 피스톤 운동을 할 때 클리토리스를 더 강하게 자극하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다. 민무늬 밴드 링보다 다이아몬드 링에 더 마음이 가는 이치랄까.

TIP 섹스 토이 반입 금지

섹스는 지극히 내밀한 개인의 취향이건만 몇몇 국가에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베트남은 2011년 이래로 여행객의 섹스 토이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입국 심사 시에 섹스 토이가 발각되면 압수한다. 출국할 때 돌려준다고는 하지만 세관원이 짐 가방에서 덜거리는 딜도를 잡아채 눈앞에 들이대는 무안한 상황을 견딜 강심장을 가진 사람이 많지는 않을 듯하다. 태국, 말레이시아, 몰디브,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도 원칙적으로 섹스 토이와 포르노물의 휴대를 금지한다. 어쩌겠나.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는 수밖에. 한편 리튬 충전 배터리는 체크인 카운터에서 부치는 위탁 수하물에 넣을 수 없으므로 배터리가 내장된 바이브레이터를 가져가기로 했다면 반드시 확인하고 기내 수하물로 들고 타야 한다. 번거롭지만 몇 가지 주의 사항만 신경 쓰면 여행지에서의 짜릿한 일탈이 기다리고 있다.

마사지 오일 캔들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캔들과 전희를 할 때 친밀감을 훌쩍 높여주는 효자 아이템인 마사지 오일. 각각 가져가기는 부피가 부담스럽다면 캔들 왁스를 마사지 오일로 쓸 수 있는 제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은은한 불빛으로 분위기를 내다가 촛불에 녹은 왁스 오일을 손에 따라 마사지하는 식이다. 식물성 오일을 굳힌 왁스는 녹는점이 매우 낮아 오일 형태로 변해도 뜨겁지 않다. 섹스 파트너의 맨살을 촛농으로 지지는(!) 가학적인 섹스를 위한 아이템은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하이브리드 란제리

모처럼 떠나온 여행이니 속옷에도 약간의 창의성을 발휘해 보자. 마침 패드 없는 홑겹 브라인 ‘브라렛’이 패션 트렌드로 떠오른바, 유두 부분이 살짝 절개돼 은근히 섹시한 레이스 브라에 눈이 간다. 가슴팍을 과하게 내지 않는 한 많이 벌어지지 않아 컬러 셔츠 안에 티 나지 않게 입을 수 있다. 이 후 숙소에 돌아와 셔츠만 젖히면 곧바로 섹시한 분위기로 태세 전환이 가능하다. 휴대성 면에선 하니스 브라를 시도할 만하다. 원래 하니스는 등반 시 상체에 겹겹이 두르는 안전벨트 기능을 하는 끈이었는데, 어느 순간 퇴폐미 넘치는 패션 스타일로 승화되었다(패션은 종종 이해하기 힘들다). 어쨌든 마돈나도, 테일러 스위프트도 입은 이 핫한 아이템을 그 앞에서 란제리처럼 입어보자. 가죽끈 몇 줄을 챙기는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한편 진 정한 ‘이벤트’용 속옷을 생각한다면? 사탕과 젤리로 만든 캔디 란제리가 있다.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는 드물지 않은 아이템인데, 도넛 모양의 사탕을 엮은 브라부터 유두에 붙이 면 찰랑찰랑 흔들리는 캔디 태슬, 하물며 불량 식품 ‘쫀드기’를 패브릭으로 형상화한 듯한 그로테스크한 젤리 팬티까지 종류가 제법 된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섹시 보드게임

그림이 그려진 주사위 세트부터 칸마다 벌칙 내용이 담긴 보드판, 심지어 어릴 때 많이 접어서 놀던 추억의 ‘동서남북’도 침대 위에서 훌륭한 게임 소재가 된다. 성인 사이트에서 주문할 수도 있지만 그가 좋아할 법한 아이디어를 간단히 적어 DIY로 만들어도 좋다. 엉덩이 스팽킹, 발가락 애무, 탈의, 롤 플레잉 등 평소 해보지 않은 것을 벌칙으로 정하면 상대의 취향을 탐구할 절호의 기회가 되니 의외로 생산적이다. 다만 승부욕은 잠시 접어둘 것. 인생은 블루마블이 아니다.

실크 스카프

여행지에 종종 가져가는 실크 스카프의 은밀한 용도는 아는 사람만 안다. 해변에서 비키니 위에 걸치는 가운으로 쓴 실크 스카프는 둘만의 프라이빗 비치나 외딴 장소에서 야외 섹스를 즐길 때면 종종 부드러운 깔개로 변신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카프는 소프트한 결박 플레이에 도전할 때 활용도 만점이다. 안대는 거들 뿐. 두 손을 조이는 매끄러운 감촉이 관능적인 감각을 깨운다.

TIP 군필 남친도 놀랄 간단 결박 매듭법

1 끈 하나로 원 두 개를 만든다.
2 두 원을 서로 교차한다.
3 교차한 반대 방향으로 빼낸 두 원에 각각 손을 넣고 끈을 양쪽으로 당겨 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