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H LIBRARY

양태오 대표가 뷰티 브랜드를 론칭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여러 가지 생각과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의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린 계동 한옥을 비롯해 한국적인 미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공간 디자인으로 유명하기에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브랜드일 거라는 가벼운 추측을 해보기도 했다. 삼청동에 자리한 쇼룸에 들어서는 순간 추측이 어느 정도 맞았음을 직감했다. 화장품이 진열된 공간은 고택의 서가를 떠오르게 한 반면 화장품을 직접 써보고 테스트하는 공간은 모던하게 꾸며져 역시 양태오의 공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EATH Library’는 ‘Evolutionary, Achievement from Traditional Heritage’의 약자예요. 브랜드의 핵심이 되는 키워드의 첫 자를 따서 지었죠. 중국어로는 ‘의미, 생각’, 고대 영어로는 ‘쉽다, 부드럽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디자이너인 그가 화장품을 만든 이유가 궁금했다 “평소 불면증이 심해서 한방 차를 처방받아 마셨는데 그 뒤로 피부가 좋아졌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어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방 차를 처방해준 장동훈 원장님께 성분을 연구해보라고 말씀드렸죠. 과학적인 분석 결과 홍삼, 녹용, 숙지황 등이 섞인 레시피에서 미백과 항산화에 강력한 효과가 있는 성분을 발견하고 특허까지 받게 됐어요. 그 성분이 바로 이스 라이브러리의 핵심인 AYM 성분이에요. 피부색을 밝혀주고 주름 방지에도 효과적이죠.” 이스 라이브러리의 전 제품에 AYM 성분이 담겨 있는데, YM 성분의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더 퓨어 원더 액티브 세럼’이다. “피부가 칙칙하거나 건조할 때는 더 퓨어 원더 액티브 세럼을 화장솜에 적셔서 얼굴에 얹어놓는데 피부 톤이 환해지는걸 느낄 수 있어요. 이스 라이브러리의 모든 제품에서 한방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데 원료 고유의 순수한 향을 전달하고 싶어서 인공 향을 첨가하지 않았어요.” 한 눈에 봐도 세련된 느낌을 주는 갈색의 사각형 보틀은 한방에 기반을 둔 브랜드의 색깔을 모던하게 전달하기 위해 서가에 전통 책이 쌓여 있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고 한다. 삼청동 쇼룸과 함께 계동 한옥 한편에 전통문화에 대한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서재도 마련했다. 이곳에서 피부 문제를 상담하고 이스 라이브러리 제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THE TOOL LAB

2015년 12월에 론칭한 더툴랩은 ‘포뮬러에 기반한 툴’, ‘툴에 기반한 포뮬러’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뷰티 툴 전문 브랜드다. 브랜드 창립자 백수경 대표는 샤넬과 SK-II, 세포라 등 글로벌 브랜드의 의뢰를 받아 브러시를 개발해 수출하는 회사에서 10년 넘게 경력을 쌓은 브러시 전문가다. “글로벌 브랜드는 보통 신제품을 출시하기 몇 년 전 브러시 제조업체에 제품에 적합한 브러시를 제안해달라고 요청해요. 가루가 날리지 않는 파우더 브러시나 뭉치거나 밀리는 현상이 없는 파운데이션 브러시처럼 요구 사항도 다양하죠. 이처럼 각 제품의 포뮬러와 특성,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브러시를 개발해 제안하고, 제안한 브러시가 채택되는 경험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제 브랜드를 만들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브러시 모의 염색제부터 브러시를 고정하는 접착제 성분까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글로벌 브랜드와 함께 일하다 보니 작은 것 하나도 지나치리만큼 확인하고 규제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브러시는 화장품이 아니라 공산품으로 분류돼 성분이나 원료, 제조 과정 등에 규제가 적은 편이에요. 얼굴에 직접 닿는 브러시 모를 어떤 염색제로 염색했는지조차 모른다는 건 사실 말도 안 되는 거죠. 화장품은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공인된 검증 기관에서 안전성 테스트를 거치잖아요. 언젠가 브러시 원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우리가 지금까지 고집스럽게 지켜온 것들이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어요.” 브러시에 대한 전문성과 품질, 안전성을 높이려는 고집 덕분일까. 특별히 광고하지 않았는데도 이사배를 비롯한 뷰티 유튜버들이 직접 사서 소개하면서 소문이 나 인기를 얻고 있다. 베이스 제품을 붓 자국 없이 매끈하게 바를 수 있어 일명 ‘쓱싹이’라 불리는 ‘101 멀티태스커’는 더툴랩의 이름을 널리 알린 효자 상품. 올해는 시코르와 아리따움 매장 입점도 확대할 계획이다.

 

LOVBOD

이제 막 등장한 신생 브랜드 러브바드를 처음 알게 된 건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 둥글둥글한 몸매에 얼굴에는 주근깨가 가득한 모델이 짐 볼을 껴안고 수줍게 웃고 있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당연히 패션 브랜드의 광고인가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보디 케어 전문 브랜드의 광고였다. 처음 출시한 제품 역시 독특했다. ‘러브유어바디 스틱’! 엉덩이를 비롯해 몸 어디든 쓱쓱 문질러 바르면 보습과 미백 효과를 볼 수 있는 제품이다. 이토록 신선하고 쿨한 브랜드를 만든 사람이 누군지 궁금했다. 러브바드를 창립한 김현정 대표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전시 디자인 관련 일을 하다 브랜드를 만들었다. “러브바드는 브랜드 슬로건인 ‘Love Your Body. Love Yourself’를 줄인 말이에요. 내 몸을 더 사랑하고 자신감을 갖자는 의미를 담았죠. 그래서 첫 캠페인의 모델도 평범하지만 매력 있고 건강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모델을 찾았어요.” 보디 케어를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제가 몸에 고민이 많았어요. 청소년기에 튼 살이나 등에 난 여드름, 허벅지의 모공각화증 등으로 고민했는데 얼굴에 생긴 피부 트러블과 달리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나 제품을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보디 전용으로 나온 기존 제품은 이름만 ‘보디’라고 붙였을 뿐 스킨케어 제품과 별반 다를 게 없고 가격만 비싼 것도 많았어요. 몸은 피부의 면적도 넓고 부위마다 문제가 다르니까 부위별로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올해 상반기에는 엉덩이에 붙이는 시트 마스크도 출시할 예정이다. “엉덩이의 튼 살을 개선하고 탄력을 강화하는 시트 마스크 시제품을 테스트하는 중이에요. 움직임과 주름이 많은 손이나 목 등을 위한 녹는 시트 마스크도 준비하고 있고요. 몸을 부위별로 나눠서 케어할 수 있는 제품을 하나둘 늘려갈 예정이에요. 제품을 만들 때 고수하는 원칙은 진솔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안전하면서도 확실한 효과를 줄 수 있는 적당한 가격대의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그리고 큰언니처럼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찾아주는 친근한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