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CARIA

1990년대를 강타했던 블리치 헤어가 돌아왔다! 촌스럽다고 치부되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새로 컴백한 스타들이 앞다투어 선택하는 헤어 트렌드로 떠오르며 올여름 유행하는 스타일임을 당당히 입증했다. 지금부터 블리치 헤어로 스타일 변신에 시도한 스타들을 살펴보자.

우리가 흔히 ‘브릿지’라고 부르는 이 염색의 정확한 명칭은 블리치(bleach) 헤어. 표백하다라는 뜻으로 모발을 불규칙하게 섹션을 나눈 후 부분적으로 모발 속 멜라닌 색소를 빼내 밝게 탈색하는 것을 말한다. 블리치는 정수리에서 모발 끝까지 그러데이션을 이루게 하는 형태의 옹브레, 옹브레보다 컬러를 부드럽게 표현하는 송브르, 세로로 가닥가닥 블리치를 넣은 발레아주 등 표현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나뉜다. 해외에서는 정수리 부분에 형광 그린 컬러로 블리치를 넣은 빌리 아일리시를 시작으로 앞머리만 붉게 염색한 두아 리파, 자연스러운 발레아주를 가미한 카일리 제너 등 워너비 셀러브리티들이 일찌감치 블리치 헤어를 선보이며 대유행을 예고했다.

올여름엔 특히 앞머리나 옆머리만 탈색해 포인트를 주는, 일명 뉴트로 블리치 헤어가 대세로 떠올랐다. 탈색 부위를 정확하게 나누어 원래 모발과 섞이지 않도록 스타일링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파격적으로 스타일 변신에 성공한 연예인은 바로 제니. 블랙핑크의 신보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커버에서 앞머리만 탈색한 제니의 스타일은 사진이 올라오자마자 ‘더듬이 헤어’, ‘제니 탈색’ 등이 검색 순위에 오르며 큰 화제가 되었다. 트와이스 채영도 뉴트로 블리치를 선택했다. “포인트 탈색이기 때문에 원하는 섹션을 정확하게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새로운 앨범 컨셉트에 맞춰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빈티지 블루 컬러를 탈색 부위에 입히기 위해, 컬러를 여러 번 더해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테스트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했죠.” 트와이스 채영의 헤어를 전담하는 룰루 헤어 메이크업 임진희 팀장의 설명이다. 피프틴앤드의 박지민에서 제이미로 활동명을 바꾸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제이미도 새로운 헤어스타일이 변화에 큰 몫을 했다. 전체적으로 핑크 컬러를 입힌 머리에 앞부분만 금발로 포인트를 주어 자유로운 팝 스타로서 새 출발을 알렸다.

(여자)아이들 민니처럼 풀 뱅 스타일에 블리치를 더하면 말광량이 소녀 같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앞머리의 컬러가 확실하게 나뉘기 때문에 옆과 뒤는 탈색모와 기존 헤어 컬러가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위쪽 머리를 조금 남겨두고 블리치를 했죠. 이 덕분에 과하지 않으면서 도 확실한 포인트가 되는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민니의 헤어를 책임지는 루710 서진이 실장의 말이다.

힙스터 무드로 변신하는 데 발레아주 스타일의 블리치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보이시한 목소리와 시크한 분위기로 여성 팬을 끌어모으고 있는 밴드 새소년의 보컬 황소윤은 블리치가 대세로 떠오르기 전부터 꾸준히 이 헤어스타일을 고수해왔다. “소윤 씨는 슬릭 헤어나 웨트 헤어 등 주로 강렬한 스타일링을 시도하기 때문에, 블리치가 많이 들어가면 자칫 과해 보일 수 있어 최소한만 했어요. 목뒤와 정수리 쪽으로 섹션을 나눈 후, 가볍게 자른 커트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하이라이트를 불규칙하게 넣어 러프한 분위기를 극대화했습니다.” 소윤의 헤어를 전담하는 오지혜 실장이 스타일링 팁을 전했다. 최근 성황리에 종영한 Mnet <굿 걸>에서 카리스마 있는 무대를 선보인 카드의 전지우가 선택한 스타일도 블리치 헤어다. 탈색을 여러 번 해 흰색에 가깝게 멜라닌 색소를 빼낸 화이트 블리치를 검은 모발과 동일한 비율로 잡아 화려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이렇게 섹션을 많이 잡은 블리치 헤어는 가르마 방향에 따라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블리치 헤어는 전체 탈색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듯하다. 특히 위로 묶었을 때 색이 자연스럽게 섞여 더욱 빛을 발한다. 이 유행이 지나가기 전, 블리치 헤어로 색다른 분위기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개성 있는 스타일에 도전한 것만으로 밋밋한 일상에 새로운 활력이 생길지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