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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레터링 포인트 화이트 셔츠, 멀티컬러 페인팅 그레이 체크 재킷과 팬츠, 컬러풀한 패턴의 화이트 스니커즈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김영광 멀티컬러 페인팅 화이트 셔츠, 멀티컬러 페인팅 그레이 니트 톱, 블랙 슬랙스, 실퍼 패턴 블랙 로퍼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실버 사각 패턴 브레이슬릿, 레드 끈의 실버 코인 브레이슬릿, 화이트 끈의 실버 코인 브레이슬릿 모두 드비어스(De Beers).

이수혁과 김영광, 잘생긴 두 남자가 친하다고 했다. 3백65일 중 3백50일은 만날 정도로말이다. 혼자 있어도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두 남자가 늘 붙어 다닌다니, 여기에 김우빈, 성빈, 홍종현 같은 남자들도 합세해 자주 뭉친다니, 이야말로 ‘멋짐’의 심각한 낭비이며 사회적 불균형이 아닌가. 원래 사회생활을 같이 시작한 동기들끼리는 끈끈한 무언가가 있는 법이다. 함께 모델 활동을 하며 친해진 이수혁과 김영광은 이제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들 각자의 일과 삶에는 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언제 만나도 속 편한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눈치다. 그리고 각각 드라마 <일리 있는 사랑>(이수혁)과 <피노키오>(김영광)라는 작품을 끝마친 이들은 함께 하와이에 가기로 했다. 일로 떠난 여행이지만, 화보 촬영을 마치고 스태프들이 서울로 돌아간 후에도 두 사람은 하와이에 남아서 며칠간의 여행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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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 네이비와 화이트가 배색된 톱, 블랙 슬랙스, 블랙 레더 스니커즈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화이트와 블랙이 배색된 사각 토트 백팩 칼린(Carlyn).
이수혁 그레이 톱, 화이트 블루종, 블랙 쇼츠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화이트 클러치 백 칼린(Carlyn), 블랙 레더 하이톱과 모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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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링 포인트 화이트 셔츠, 멀티컬러 페인팅 그레이 크롭트 맨투맨 셔츠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블랙 스트라이프 슬랙스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저흰 아주 오래된 사이라 말이 없어도 어색하지 않아요. 하와이에서도 그냥 걸어 다니고, 저녁에 맥주 한잔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보냈어요. 저녁에 남자 둘이 해변을 걸었으니 게이 커플인 줄 알았을 거예요. 한 외국인은 쌍둥이냐고 그러더라고요. ‘No!’라고 외쳤죠. 서프보드 위에 둘이 앉아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바다가 넘실대는 걸 보는데 되게 좋았어요. 햇볕에 탄 피부가 따가워서 서로 로션 발라주다가 거울을 보게 됐는데, 동시에 ‘와, 진짜 옛날 생각난다’고 말했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일을 시작한 그때가 생각나더라고요. 모델로 데뷔한 이후에 이렇게 작업을 같이 한 건 오랜만이에요.”(김영광) “열일곱 살 때 일을 시작했는데, 둘이 데뷔 쇼가 똑같아요. 당시에는 라이벌 아닌 라이벌이었던 셈이죠. 어찌 됐든 같이 꿈을 꿔온 지 오래됐고, 이제는 둘 다 배우로서도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고,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책임감을 느끼는 시기인 것 같아요. 좀 더 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좋은 영화를 보면 서로 추천해주는 편이에요.”(이수혁) “하와이에 둘이 남은 후에 제가 스카이다이빙을 하자고 계속 꼬드겼어요. 결국 날씨 때문에 못 했지만 스카이다이빙을 위해서 고프로 카메라를 샀거든요. 스노클링을 하면서도 찍고, 밥 먹을 때도 카메라 앵글에 투 숏을 잡아놓고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앞으로 우리끼리 생산적인 작업을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재미있는 영상을 찍을 수도 있고, 공부를 할 수도 있고요. 2015년은 학습의 해로 정했어요.”(김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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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그레이 톱, 연그레이 트렌치코트, 블랙 레더 쇼츠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실버 패턴 블랙 로퍼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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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 니트 카디건, 블랙 핀턱 배기 오버핏 팬츠, 블랙 레더 스니커즈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십자가 펜던트 실버 네크리스 드비어스(De Beers).

우리가 이수혁과 김영광에게 받는 느낌은 사실 극과 극이다. 서늘하고 무심할 것 같은 이수혁과 유쾌하고 따뜻한 느낌의 김영광은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수혁은 표정 변화가 많지 않은 반면, 김영광을 떠올리면 언제나 활짝 웃는 기분 좋은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목소리의 톤과 표정, 가지고 있는 정서마저 판이한 그들이 친구라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다. “둘이 진짜 안 맞을 것 같은데 어떻게 친한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근데 그래서 친한 거예요. 서로 다르기 때문에 배울 게 많아요.”(김영광) “실제로도 둘이 같은 스타일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른데, 그래서 한쪽이 모르는 부분이나 생각하는 폭이 좁을 때 다른 한쪽을 보면서 깨닫게 되는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영광이 형에게는 약간 키다리 아저씨 같은 느낌이 있죠. 첫사랑에 어울리고, 여자를 잘 이해해줄 것 같은 느낌? 그런 게 매력이지만 한편으로는 고민일 거예요. 저도 요즘 그런 생각을 자주 해요. 제가 가진 이미지와 제가 원하는 방향 사이의 갭을 줄여나가는 게 지금 해야 할 일일 거예요. 결국 저희는 쓰이는 사람들이잖아요. 캐스팅이 돼야 일을 할 수 있고, 작품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걸 이제 완벽히 이해했기 때문에, 그렇다면 내가 잘 쓰일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하는 중이에요.”(이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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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 블랙 브이넥 톱, 블랙 와이드 슬랙스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네이비 하이톱 스니커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수혁 베이지 스웨트셔츠, 화이트 펀칭 쇼츠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실버 링 프리카(Frica), 브라운 레더 버클 샌들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언제나 인터뷰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배우는 자신의 이미지와 그 한계를 대중의 예상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수혁과 김영광 또한 자신의 매력과 이미지를 쓰는 시기를 지나, 자신에게 대입할 수 있는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고민하는 시기에 접어든 것 같다. 진지한 직업인으로서 배우가 되어가는 과정이랄까. “그동안 현실보다는 판타지, 이미지적인 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나는 평범한 역할은 소화하지 못하는 배우인가’ 하는 고민이 많았어요. 제 나름대로는 캐릭터에 가장 잘 맞는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옷도 깔끔하게 입고, 머리카락 한 올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관리를 해도 ‘이수혁이라는 배우는 역시 멋을 부리고 싶어 하는구나, 드라마에서도 포기를 못하는 구나’라는 말이 들려왔어요. 많이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아직 배우로서 보여드린 게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최대한 인간 이수혁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을 때 <일리 있는 사랑>을 만났어요. 이 작품을 시작하며 감독님과 제 목표는 그동안 보여준 이수혁을 깨부수는 거였어요. 촬영 과정 자체도 즉흥적으로 만들어가는 부분이 많아서 갖춰진 모습, 준비된 모습보다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연기를 하게 됐고요. <일리 있는 사랑>을 통해서 ‘아, 내가 카메라 앞에서 훨씬 더 편해져도 되는구나’ 하는 자신감을 많이 얻었어요. 다음 작품에서 일상적인 캐릭터가 됐든, 판타지적인 캐릭터가 됐든,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으니 제게는 고마운 작품이죠.”(이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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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멀티컬러 페인팅 화이트 셔츠, 멀티컬러 페인팅 데님 재킷, 그레이 슬랙스, 실버 패턴 블랙 로퍼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김영광 멀티컬러 페인팅 화이트 셔츠, 멀티컬러 페인팅 진, 화이트 스니커즈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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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멀티컬러 페인팅 패턴 셔츠, 그레이 글렌 체크 베스트, 재킷, 팬츠, 실버 패턴 블랙 클리퍼 로퍼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실버 링 프리카(Frica).

“’어떤 걸 해야 나랑 잘 맞지?’ 하는 생각은 너무 많이 해왔어요. 당연히 등장부터 멋있으면 좋죠. 남자들은 단순해서 내가 ‘짱’ 세야 하고, ‘짱’ 멋있어야 되는 게 있거든요.(웃음) 그래서 자신만의 신념이 있고,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누아르에 로망이 있는 것 같아요. 한번쯤은 남자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거죠. 근데 제가 원래 재밌는 걸 좋아해서, 사람들도 밝고 유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걸 연계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정재영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해요. 의리 있는 멋진 남자인 동시에 코믹 연기도 하고, 인간적인 연기를 하는 배우잖아요. 어릴 때부터 멋지게 나이 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제는 사람들이 나를 보면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추가됐어요.”(김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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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프린트 톱, 버건디 재킷, 베이비 치노 팬츠, 블랙 레더 스니커즈 모두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블랙 레더에 블루 파이톤 가죽을 배색한 숄더백 칼린(Carlyn), 선글라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봐야 할 곳도 많고, 배우로서 증명하고 싶은 부분도 많이 남아 있다.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며, 사실 과연 최종 목적지가 존재하긴 하는 건지 의심스러운 길을 택했다. 그러나 다행히 그 여정을 함께할 좋은 친구가 옆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