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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코듀로이 재킷과 팬츠 모두 에트로(Etro), 셔츠 코치(Coach).
고성희 핑크 베이지 오버사이즈 재킷 로우클래식(Low Classic), 골드 체인 초커 네크리스와 크리스털 펜던트 네크리스 모두 넘버링(Numb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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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건디 시폰 러플 드레스 지암바티스타 발리 바이 한스타일(Giambattista Valli by Hanstyle), 로즈 골드 바 이어링 리타 모니카(Rita Monica).

고성희

이 영화의 어떤 면에 끌려 출연을 결심하게 됐나요? 이 영화 <어쩌다, 결혼>을 통해 신인을 발굴하고 좋은 선배들이 함께해주실 거란 이야기를 들어서 좋았고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었어요. 김동욱 선배가 먼저 캐스팅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전부터 좋아한 배우라 당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했죠. 이 영화는 제가 출연한 <롤러코스터>의 조감독이던 박호찬 감독님의 작품인데, <롤러코스터>를 찍을 때 특유의 방식이 있었거든요. 작품을 만들어나가면서 매일 함께 리딩하고 연습해보고 수정해나가는 그 과정이 그리웠어요. 그래서 더더욱 이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결혼과 직업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그린 작품이죠. 특히 공감하는 내용이 있었나요? 제가 올해 딱 서른이 됐는데 저를 포함해 제 친구들이 다 함께 겪고 있는 일이 그려져요. 결혼에 대한 부모님과 주변의 압박. 물론 자연스럽게 연애해 결혼을 앞둔 친구도 있지만 또 다른 몇몇 친구들은 벌써 선을 보고 다녀요. 속상해하면서요. 사실 저는 아직 경험하지 않은 일이긴 하죠. 배우는 결혼도 연애도 최대한 안 보이는 곳에서 늦게 해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지점이 참 좋았어요. 결혼한 여성의 역할이 우리 세대부터 많이 변하고 있다고 느끼는데, 여성으로서 그 부분을 대변하는 영화라는 게 특히 좋았고요. 로맨스가 없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도 신선했죠.

김동욱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순발력이 워낙 좋은 배우잖아요. 현장에서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영화에 애드리브가 무척 많이 들어갔고요. 어떤 걸 던져줬을 때 상대 배우와 핑퐁 하듯 주고받는 재미가 이런 거구나 하고 처음 느껴본 것 같아요. 무척 자유로웠고 감독님이 많은 걸 제약 없이 해주길 바라서 참 즐거웠어요.

‘해주’ 역할을 박수진 감독님이 다 썼죠. 감독님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본인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부분이 있나요? 꽤 많은 것 같아요. 남자 형제들 사이에서 자란 인물이라서 제가 다른 작품에서 썼던 말투나 목소리 톤을 많이 빼고 싶었어요. 친구들 앞에 있을 때의 고성희가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연기했어요. 지금처럼 몸이 풀려 있으면 더 자유롭게 연기했을 거란 아쉬움은 있지만 가장 고성희답게 그려주신 것 같아요.

극 중 해주는 결혼에 대한 주변의 압박에 선을 보는 자리에 나가고, 거기서 만난 성석이 내민 위장 결혼 카드를 받아들이죠. 해주 캐릭터에 얼마나 공감하나요? 많이요. 한때 집안에서 저더러 특이한 애가 태어났다고 했어요. 부모님은 모두 보수적이고 학자 스타일인 데다 집안에 예술을 한 사람이 없거든요. 늦둥이라 가족들과 나이 차이도 많이 나요. 그 사이에서 괴리감과 이질감을 많이 느꼈죠. 부모님이 사는 방식과 제가 그렇게 살기를 바라는 방식, 제가 살고 싶은 방식과 제가 갖고 있는 것들 사이에서 충돌이 많았기 때문에 박해주라는 인물에 많이 공감했어요. 사실 가족은 해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지만 당사자에겐 또 하나의 부담이자 트라우마가 되는 거잖아요.

고성희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일단 선부터 안 봤겠죠.(웃음) 청개구리로 살았을 거예요. 감독님께 이 질문을 했어요. 그런 여자애가 왜 굳이 선까지 보러 나갔을까요? 아마도 저보다는 착한 딸인가 봐요.(웃음)

감독에게는 좋은 질문이었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친구라고 대답하셨어요. 형제가 셋인데 큰아들 같은 딸이거든요.

실제 본인의 결혼관은 어때요? 예쁜 가정을 이루는 꿈이 있기는 하지만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상대방, 그리고 제가 느끼는 사랑에 대한 확신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출연한 작품을 보면 전형적이고 평범한 역할에는 별로 끌리지 않나 봐요. 그러니까요.(웃음) 그래서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후에는 두 가지를 일부러 번갈아 선택하고 있어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내 매력을 잘 보여 줄 수 있는 작품과 내 고통이 작품의 성공을 이끄는 작품.(웃음) 심적으로 힘들고 도전적인, 두렵지만 깨부수고 싶은 역할이요.

<마더>에서 맡았던, 아이를 방치하는 엄마 ‘자영’이 특히 그랬죠. 맞아요. 최근에 종영한 드라마 <미스 마: 복수의 여신>에서도 비슷했고요. <당잠사>는 즐거웠고 <마더>는 힘들었고 <슈츠>는 즐거웠고 <미스마>는 제게 도전이었어요.

괜찮은 방법 같아요. 환기가 적당히 되면서도 쌓아나갈 수 있으니까. 해주 역할을 하면서 얻은 게 있다면요? 힐링이 된 작품이에요. 그때 사실 공백기를 보내고 작품으로 돌아왔지만 아쉬움이 많았어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서 혼자 훌쩍 미국으로 떠난 상황에서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이 영화에 제 영화 데뷔작인 <롤러코스터>에서 함께 호흡했던 배우들이 많이 나와요. 그 시절의 나도, 그 시절의 선배들도 그리웠는데, 이번 작품에서 만나 다시 돈독해졌어요. 사람을 많이 얻었죠. (김)동욱 선배도 그중 하나고요. 사실 같은 일을 하는 친구가 없는데 유일하게 밖에서 술도 한잔하고 고민도 나누는 친구가 동욱 선배거든요. 이 영화로 좋은 동네 오빠가 생겨서 무척 즐거워요.

그 ‘케미’를 보는 재미도 관전 포인트가 되겠네요. 맞아요. 두 사람의 장난과 애드리브에서 나오는 케미를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오랜만에 영화관에 귀엽고 소소하지만 따뜻한 한국 영화가 걸릴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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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와 팬츠 모두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김동욱

‘성석’의 캐릭터 설명을 보면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하림’이 떠올랐어요. 능글맞고 귀여운 김동욱을 그리워하는 팬이 많을 것 같아요. <커피프린스 1호
점> 이후로 남자가 많이 나오는 작품을 많이 하고, 캐릭터의 성격이 강한 역할을 주로 맡았기 때문에 저도 환기할 만한 캐릭터에 갈증이 있었고 그래서 영화 <어쩌다, 결혼>의 대본을 재밌게 봤어요. <커피프린스 1호점>을 재밌게 본 사람들 중엔 하림과 성석의 교집합을 많이 찾아내는 이들도 있을 거예요. 일단 제가 나이를 많이 먹어서(웃음) 12년 전과는 다를 수밖에 없죠.

하림과 겹치는 캐릭터를 별로 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특별히 의도를 가지고 작품이나 캐릭터를 선택한 건 아니에요. 제가 매력을 느끼고 끌린 작품이 대부분 남자 배우들과 케미가 돋보이는 작품이었고, 흥행이 잘된 작품 중에 그런 작품이 많아서 유독 그렇게 느낀는 분이 많은 것 같아요.

성석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사랑을 받는 것도 하는 것도 서툰 친구예요. 자기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느껴보지 못한 인물이기 때문에 그 과정이 모두 서툴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좌절과 상처를 겪으면서 성숙해가는 인물이에요.

직전에 예산이 큰 영화를 했었죠.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어쩌다, 결혼>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 영화의 기획 의도와 목적이 참여하고 싶은 동기부여가 됐어요. <신과 함께> 촬영을 끝내고 얼마 안 돼 대본을 받았는데, 이런 알콩달콩한 드라마에 갈증을 느끼던 시기였어요. 정서적으로 환기되는 느낌이 있었죠. 같이 참여하는 배우들이 워낙 쟁쟁한 선배님들이어서 그 소식을 듣고 주저 없이 선택했어요.

신인 감독과 작업한 작품이라 역할과 영화에 대한 소통이 자유로웠을 것 같아요. 현장에서 수정을 줄이고 촬영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촬영 전에 미리 만나서 리딩을 하고 감독님과 함께 작품을 분석했어요. 캐릭터와 신에 대한 생각을 나눴죠.

원래 사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작품에 들어가는 편인가요? 보통 작품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고, 현장은 유동성이 있기 때문에 로케이션에 따라서 바뀌는 부분이 많아서 현장에서도 아이디어가 나올 때는 감정 변화를 공유하고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박수진 감독이 여성 캐릭터를, 박호찬 감독이 남성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흔치 않은 작업 방식인데, 연기를 하면서 어땠나요? 저도 처음에는 낯설었어요. 감독이 둘인 상황을 처음 겪었거든요. 두 분이 서로 각자 맡은 캐릭터에 대해 세심하게 고민했어요. 성석 캐릭터에 대해 박호찬 감독님과 많이 소통했고 (고)성희 씨는 박수진 감독님과 소통을 많이 했죠. 촬영을 시작하자마자 성희 씨와 호흡이 좋았을 만큼 캐릭터에 대한 소통과 공유가 잘된 상황이었죠. 선택과 집중을 좀 더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방식이었어요.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생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영화죠. 영화에서 가장 공감이 간 지점은 무언가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아, 이럴 수도 있겠다’ 하고 생각한 부분이 있어요. 저는 결혼을 꼭 하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에 결혼을 생각하고 접근하는 방식이 그 사람이 처한 환경과 어떤 인생을 살고자 하는지에 따라 굉장히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 게 됐어요. 저는 사실 결혼해 가정을 꾸리는 일에 대해 특별히 깊이 생각해본 적 없거든요. 결혼은 내 삶에서 당연히 할 일이라 여기고,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릴 수 있을까 하는 부분만 생각했는데 누군가에게는 결혼이 인생의 큰 걸림돌일 수 있고 무거운 의무일 수도 있다는 걸, 결혼에 이렇게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걸 이 작품 하면서 많이 느끼고 이해하게 됐어요. 이 영화가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자는 의도로 만든 건 아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결혼은 어떤 그림일지 고민해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실제 김동욱의 결혼관은 어떤가요? 음, 평생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려고 노력하는 게 결혼이 아닐까요?

극 중 성석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살기 위해 한시적으로 해주와 결혼하는 척하죠. 김동욱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떤 방법을 택하는 편인가요? 요즘은 뭔가를 과감하게 도전하거나 시도할 만한 일이 없었지만 저는 좀 과감하게 선택하는 편인 것 같아요. 성석과 닮은 부분이 있다면 간절히 원하는 게 있으면 어떻게든 하는 성격이라는 점이에요. 그런 부분에서는 참을성이 약해요. 해야 직성이 풀리는 면이 있죠. 그렇지만 그 방법에서는 성석처럼 하기는 쉽지는 않을 것 같네요.(웃음) 지금까지는 상식적인 선에서 해왔어요.

얼마 전 한 시상식에서 대본을 한 번도 보지 않고 매끄럽게 진행하는 모습이 SNS에서 화제가 됐어요. 알고 있나요? (웃음) 아주 많이 접했어요. 그게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 줄 상상도 못했어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갑자기 화제가 돼 조금 쑥스럽더라고요.

꼼꼼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꽤 엄격하게 몰입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작품을 대하는 김동욱의 태도는 어떤가요? 솔직히 선택하기 전에는 고민을 깊이 하고 생각이 많은데, 일단 하기로 하면 최대한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편이에요.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건가요? 일단 나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결과물에 대한 칭찬도 온전히 즐기고, 비난도 변명의 여지 없이 수용하고 반성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변명거리를 최대한 만들지 않고 싶어요. 그러다보니 안일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기 검증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작품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나요? 선택하는 결정적 이유는 어떤 하나 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그때그때 다르지만 작품 할 때마다 늘 변하지 않고 갖게 되는 건 좋은 사람들하고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어떤 사람들과 작품을 하는지가 사실은 가장 중요해요.

영화 <신과 함께>, 드라마 <손 The Guest> 등을 통해 ‘김동욱이 나온다면 이 작품을 보겠다’는 말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어요. 연이은 흥행에 이은 첫 행보에 부담감은 없나요? 그러게요. 올해 첫 작품으로 <어쩌다, 결혼>을 선보이게 됐네요. 부담이라기보다는 개인적으론 이영화가 개봉하길 많이 기다렸어요. 모든 작품은 우리가 더 많은 분에게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고 자 하는 목적으로 만들잖아요. 그런데 그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빛을 못 보는 작품도 꽤 많거든요. 첫 작품이지만 열정을 다해 찍은 감독님들과 스태프들이 관객에게 평가받을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이 굉장히 기뻐요. 그렇다고 작은 영화라는 걸 부각시키고 싶지는 않아요. 우리 영화를 선택하는 데 혹여 걸림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온전히 재밌게 만든 영화를 많은 분이 재밌게 봐주셨으면 해요. 지금까지 찍은 영화들처럼 기대감이 더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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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재킷과 팬츠 모두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터틀넥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고성희 화이트 타이백 블라우스 렉토(Recto), 화이트 언밸런스 플리츠스커트 마주(Maje), 골드 큐빅 링 넘버링(Numb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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