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 니트 톱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데님 팬츠 리빙컨셉 바이 원엘디케이(Living Concept by 1LDK).

베이지 코튼 셔츠 레이 바이 매치스패션(RAEY by MATCHESFASHION), 블랙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블랙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연기하는 전직 유도 선수 ‘효신’은 어떤 인물인가요? 라이벌이자 친한 친구와 시합하다 그 친구가 죽었어요. 그때 받은 충격이 워낙 커서 운동을 관두고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죠.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안은 채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냉담해요. 시장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다 만난 다양한 사람들에게 점점 따듯한 정을 느끼면서 마음을 열고 차츰 밝아져 웃을 수 있게 돼요.

효신을 만나 배우로서 기대하는 부분이 있나요? 많은 선생님과 선배 배우들이 함께하는 현장이라는 점이 가장 기대돼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준비를 많이 해가는데도 선배들 앞에서는 제가 한없이 모자라게 느껴져요. 현장에서 부딪힐수록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 명확히 다가오고요. 선배들이 많이 가르쳐주기도 하고, 현장에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느끼는 점이 있어요. 많은 걸 배우는 과정이 될 것 같아 설레요.

선배들을 보면 연기뿐 아니라 배우로서 갖춰야 할 태도 면에서도 배우는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선배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까지 지켜보게 돼요. 이를테면 저는 대본을 받으면 제 부분에 테이프를 붙여두곤 했어요. 그런데 선배들은 자신이 등장하는 장면을 떼어놔요. 연기할 때 신경 쓰는 부분도 좀 다른 것 같기도 하고. 배울 수 있는 매일이 즐거워요.

현장에서 막내겠죠? 초등학생인 막내를 제외하면 제가 제일 나이가 적어요. 중학생 때 모델 일을 시작해 제가 막내인 현장이 많았어요. 선배들과 일하는 게 마음이 편해요. 배우가 된 것도 모델 선배들의 영향이 있죠. 모델의 수명이 길지 않은 편인데 배우를 꿈꾸는 선배 모델을 보며 저도 배우로 빨리 자리 잡아야겠다고 생각 했어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얼마나 빨리 배우가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어느 정도 내면이 단단해졌을 때 연기를 시작하는 편이 좋은 것 같아요. 자아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가 되면 혼란스러울 때가 있어요. 연기를 시작한 지는 몇 년 됐지만 오히려 지금이 좋아요. 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고, 힘든 상황에 처하면 오히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며 쟁취하고 싶은 마음도 커지거든요.

이번 드라마를 하며 배우고 싶은 것이 있나요? 선배 배우들처럼 진짜 사람 같은 인물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기 위한 디테일을 배우고 싶고요.

주말드라마는 호흡이 길어요. 회차가 많다 보면 때때로 자신이 흐트러 지기도 하겠죠? 그럴 때면 ‘이렇게 하면 현장 가서 깨질 텐데 괜찮겠어? 가서 칭찬받고 싶지 않아?’하며 자신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스스로 몰고 가야 흐트러지지 않아요. 전 굉장히 자유분방한 편이어서 즉흥적으로 뭔가 다른 일을 해보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그런 마음이 들 때 자신에게 질문하면 자연스레 내일의 연기를 준비하고 연습하게 돼요.

화이트 티셔츠 유니버셜 프로덕츠 바이 원엘디케이(Universal Products by 1LDK). 데님 팬츠 리바이스(Levi’s).

세상일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 봐요. 이것저것 많이 해봤어요. 드라마 FD도 해봤고, 독립영화 프리 프로덕션에도 참여해봤어요.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 잘해내며 시간을 꽉 채워 보내고 싶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도 많은 것을 해요.(웃음) 그런 거 있잖아요. 누워 있을 때도 어떤 노래를 들을지, 어떤 자세로 누워 있을지, 누워서 뭘 할지 이런 걸 계속 생각해요. 세상에 궁금한게 많고 누군가 저를 대신해 시나리오를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호기심이 가는 것 중 작품으로 만들 만한 게 있나요? 별자리. 별자리를 중심으로 한 사랑 이야기를 만나고 싶어요. 우리나라에서 혈액형에 따라 성격 등이 다르다고 믿는 것처럼 중화권에서는 별자리를 믿거든요.

아직 드라마가 초반이긴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로 만나고 싶은 인물이 있을까요? 아직 거기까진 생각을 못 하겠어요. 지금은 효신에게 집중하고 있어요. 선배들에게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아 제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선배들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어떤 때는 멘붕이 와요. 어제 그랬어요. 선배들은 캐릭터를 정확히 분석해 몸을 움직이고 감정을 표현 하는데 어느 하나 튀는 부분이 없고 모든 것이 조화로웠어요. 상대를 돋보이게 했다가 다시 자신의 감정을 강조하는 과정이 일사천리로 이어지며 밸런스를 이뤘죠. 그렇게 한 테이크가 끝나는데 할 말을 잃었어요. 나는 이제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뿐이었죠. 어제는 제 촬영 분이 없었지만 세트장에 갔어요. ENG 카메라가 아니라 1, 2, 3번 카메라가 동시에 돌아가는 현장을 경험한 적이 없었거든요. 마치 부딪혀보고 싶은 시험의 장 같았어요.

아직 신인 배우이니 처음 경험하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처음이 두려울 때도 있을 테죠? 전 승부욕이 굉장히 강해요. 배우가 된 것도 승부욕이 어느 정도 작용했어요. 처음으로 무섭고 못하는 것을 만났거든요. 연기가 그랬어요.

무섭고 못할 것 같으면 피하면 되잖아요. 그런 마음도 있었지만 뭔가를 한번 피하면 두려움만 커지고 계속 피할 것 같았 어요. 지고 싶지 않아요.

올해 5월은 기억에 어떻게 남을까요? 리프레시. 새 작품을 만나 시작했 고, 배우로서 새롭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으니까. 이번에는 캐릭터보다 제가 주도권을 쥐고 연기해보려고요. 효신이라는 인물에만 집중하지 않고 기도 훈에 집중하며 연기하려고 해요.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오래 연기하려면 제가 연기하는 인물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라는 일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은 뭐예요? 단 하루도 평범한 날이 없고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

본인의 20대가 잘 채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열심히 온 힘을 다해 살고 있어요. 집에 있을 때도 계속 일할 거리를 생각해요. 하다못해 정리라도 해요. 잠시도 편히 쉬고 싶지 않아요. 이렇게 열심히 보내다 언젠가 기도훈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인정받는 캐릭터를 해낼 수 있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