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린 핑크 크롭트 톱과 팬츠 모두 잉크(EENK), 체커보드 스니커즈 반스(Vans), 골드 네크리스는 예린 본인 소장품. 은하 핑크 미니드레스 잉크(EENK), 핑크 그러데이션 스니커즈 아쉬(Ash), 화이트 삭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크롭트 티셔츠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데님 팬츠 잉크(EENK), 선글라스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진주 브레이슬릿 먼데이에디션(Monday Edition).

라임 컬러 재킷과 팬츠 모두 자크뮈스 바이 네타포르테(Jacquemus by NET-A-PORTER), 화이트 티셔츠 미스치프(Mischief), 베이스볼 캡 기준(Kijun), 진주 네크리스 밀서울(Mil Seoul).

예린 오버사이즈 재킷 그레이 양(Grey Yang), 롱 원피스 인스턴트펑크(Instant Funk), 블랙 샌들 닥터마틴(Dr. Martens), 베이스볼 캡 기준(Kijun). 은하 오버사이즈 재킷 문선(Moonsun), 티셔츠와 베이스볼 캡 기준(Kijun), 데님 팬츠 올세인츠(All Saints), 블랙 워커 닥터마틴(Dr. Martens).

오늘 지켜보니 예린과 은하 두 사람은 그야말로 단짝 친구 같아요. 은하 이렇게 단둘이 화보를 찍는 건 처음이지만, 앨범 재킷을 찍을 때 보통 예린 언니와 같이 찍게 되더라고요. 한결같은 느낌이라 카메라 밖에서도 편하게 있었어요.예린 은하는 제 오른팔이고 전 은하에게 왼팔인 존재예요.(웃음) 생각해보니 스케줄을 위해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늘 은하가 제 옆자리에 앉네요. 은하 서로에게 반쪽인 셈이죠.(웃음)

취향도 비슷한가요? 예린 일단 지금 둘 다 금발이고요.(웃음) 음식 취향도 비슷해서, 만약 둘이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면 아마 ‘먹방’ 채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은하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취향도 똑같아요. 울고싶은 날에는 슬픈 로맨스영화를 봐요. 액션영화도 좋아하고요. 예전에는 둘이 영화관에도 자주 갔어요.

반대로 이건 나와 조금 다르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나요? 은하 언니는 파스타를 좋아하지만 저는 싫어한다는 것? 유일하게 다른 음식 취향이에요. 예린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점은 별로 없어요. 오랜 시간 같이 지내서 닮아버렸나 봐요.(웃음)

여자친구의 팀워크는 이미 ‘완성형’이네요. 아직도 무대를 보면 연습량이 고스란히 느껴지기도 하고요. 초심을 유지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잊지 않으려고 하는 것들이 있어요? 예린 여자친구 멤버들 모두, 무대에서 잘하려는 욕심이 여전히 많아요. 무대에 오를 때마다 좀 더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개개인이 노력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새로운 제스처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조금이라도 안무가 맞지 않으면 될 때까지 계속해요. 한 명이 맞지 않아도 모두가 같이 연습하면서 도와주죠. 화합과 조화를 가장 중시해요. 은하 멤버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아, 나도 좀 더 연습해야지’ 하고 자극을 받아요. 솔로가 아니라 그룹으로 활동하니까 서로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죠.

데뷔 초에 비해 변화한 것도 있을까요? 예린 예전에는 이런 인터뷰를 할 때 무척 긴장했어요. 지금은 그때에 비해 편안해요. 어떤 대답을 했을 때 그게 정답일지 늘 고민했던 것 같아요. 사실 인터뷰에는 정답이 없는데, 그때는 정답을 찾아 헤맸죠. 마치 수험생처럼요. 하지만 방송을 하거나 무대에 서는 건 여전히 긴장되는 일이에요. 특히 새 앨범의 첫 무대가 그래요. 아무
리 연습을 많이 해도 무대에서 실수를 하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요. 저를 5년이나 지켜본 팬들이 제가 긴장한 걸 알아채기도 하더라고요. 그럴 때 내가 보지 못하는 내 모습까지 아는 팬들이 참 대단하고 고맙게 느껴져요. 은하 저도 마찬가지예요. 아직도 쇼케이스를 앞둔 밤에는 잠을 못 이뤄요. ‘별로 긴장되지 않는데?’ 하다가도 쇼케이스 직전에 갑자기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더라고요.

그럼에도 여전히 회자되는 여자친구의 레전드 무대가 많죠.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나요? 은하 많은 가수들이 모이는 대형 콘서트에서 ‘오늘부터 우리는’ 무대를 했는데, 다른 가수의 팬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가사를 정확히 따라 불러줬어요. 그때 소름이 돋았어요. 예린 역시 ‘오늘부터 우리는’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지금까지 타이틀 곡 무대 중에 가장 긴장했는데, 안무 중에 제가 엄지의 등을 짚고 뜀틀을 넘는 동작이 있거든요. 무대에서 실수할까 봐 늘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어서 다행이에요.

이제는 음악 방송을 위해 방송국에 가면 후배 그룹도 많겠어요. 은하 네. 우리의 무대 순서가 엔딩일 때 시간이 많이 지났다는 걸 실감해요. 보통 연차순 대로 무대를 하거든요. 그리고 엔딩 무대가 끝나면 곧바로 그 주의 1위 곡을 발표하기 때문에 모든 가수들이 무대 옆에 나와 대기해요. 그때 다들 우리의 무대를 지켜보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괜히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요.(웃음) 예린 훗날, 좋은 선배로 남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는것 같아요.

예린과 은하가 동경하는 뮤지션은 누구예요? 예린 음악 차트에 있는 모든 노래를 다 듣는 편인데, 요즘은 여성 솔로 뮤지션들이 특히 눈에 띄더라고요. 아이유, 태연, 선미, 청하 선배님은 혼자서 노래를 부르는 데도 늘 무대가 꽉 차 보여요.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여자친구가 데뷔했을 때 ‘연약한 소녀’가 아니라 ‘씩씩한 소녀’라서 좋았어요. 무대에서 감정 표현은 어떻게 해요? 마냥 예쁘기보다는 격한 안무가 많아서 더 어려울 것 같아요. 예린 늘 생각하는 건데 자연스럽게 표현하는게 가장 어려워요. 그래서 무조건 노래를 많이 들어요. 노래를 듣다 보면 감정이입이 되고 각자에게 맞는 제스처와 눈빛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은하 사실 저희 멤버들이 다들 씩씩하고 털털한 성격이라서 자연스럽게 컨셉트에 녹아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여자친구는 ‘가사 맛집’으로 유명한 그룹이죠. 좋아하는 가사가 있다면? 은하 ‘유리구슬’의 ‘불안해 마요. 꿈만 같나요. 널 위해서 빛나고 있어’ 부분을 가장 좋아해요. 꼭 팬들에게 하는 말 같거든요. 제가 가수를 하는 이유 같기도 하고요.

자신에게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은하 ‘유리구슬’이 데뷔 곡이라, 데뷔 전에 이 가사를 알게 됐는데, 불안해하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위로를 받은 적이 있어요.

지금은 불안을 많이 덜어냈나요?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을 것 같아요. 예린 침착해졌어요. 전에는 저한테 얼마나 많은 감정의 종류가 내재되어 있는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슬프면 너무 슬퍼했고, 기쁘면 한없이 기뻤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에서든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은하 악플을 보면서 크게 상처받고 힘들어한 시기가 있는데, 지금은 어떤 선을 정해두고 차단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지금까지 여자친구 앨범을 살펴보면 조금씩 성숙한 느낌이 들어요. 앞으로 여자친구의 음악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은하 그동안 순수한 소녀들의 노래를 들려주었다면 이제는 조금 더 당당한 여성으로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린 나이마다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지금까지 그랬듯 멤버 모두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7월에 새 앨범을 발매하죠. 힌트를 준다면? 은하 아직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 아쉽지만, 분명한 건 아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거예요.(웃음) 이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연습실에 가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컴백을 앞두고 가장 기대되는 일은 뭔가요? 예린 팬들의 반응이 가장 기대되죠. 내 휴대폰으로만 듣던 노래를 대중에게 공개할 때 어떤 반응을 보일 지가 가장 궁금해요. 은하 음원 사이트에서 스트리밍도 하고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도 많이 봐요. 공식적으로 음원이 공개되면, 우리 노래지만 우리 노래 같지 않은 느낌이 들어요.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랄까.(웃음)

벌써 2020년이 반이나 지나갔어요. 올해 세운 계획을 잘 실행하고 있는지 중간 점검을 해볼 시기예요. 은하 올해는 책을 많이 읽는 게 목표였는데, 몇 권 읽기는 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해요. 방금 이 계획을 떠올리고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읽자고 다시 다짐했습니다. 예린 올해 초에 버킷 리스트를 작성했어요. 리스트 중에 탈색이 있었는데, 지금 금발이에요. 이 외에 비밀스러운 일도 많이 이뤘어요.(웃음)

원래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해요? 예린 네. 계획대로 이루어지면 뿌듯해요. 그리고 뭐든 끄적거리는 걸 좋아해서, 일기도 쓰고 있어요.

일기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나요? 예린 예전에는 숙제처럼 일기를 썼는데, 억지로 쓰면 의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나중에도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남겨요. 중요한 일이 있거나 내가 쓰고 싶은 날 골라서 쓰고 있어요. 전에 <정글의 법칙>에 출연해 오지에 다녀왔는데, 거대한 자연 속에 있다 보니 제가 아주 작게 느껴지더라고요. 제 삶과 일상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정글에서는 물이나 음식을 직접 구해서 먹어야 하고, 지금 편하게 앉아 있는 소파도 당연히 없거든요. 그 이후 생각이나 감정을 기록 하게 됐어요.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을 텐데,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요? 은하 3일 전에 가족들과 친척 집에 놀러 갔다가 ‘루미큐브’라는 게임을 접했어요. 새벽 3시까지 그 게임을 하면서 완전히 푹 빠져버렸죠. 물론 승률은 아직 형편없지만요.(웃음) 예린 액세서리에 관심이 생겨서 인터넷 쇼핑을 즐기고 있어요. 저한테 어울리는 패션 아이템을 찾는 일이 꽤 재미있더라고요.

방금 예린과 은하의 다른 점을 찾았어요. 지금 입고 있는 패션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요. 예린은 원피스를 입고 있고 은하는 편안한 티셔츠를 입고 있네요. 은하 저는 무조건 편안한 옷을 사는 편인데, 그래서 좀 걱정돼요. 옷장에 커다란 티셔츠나 후디, 트레이닝 팬츠 밖에 없더라고요.(웃음)

그 사실은 최근 만든 인스타그램에서도 알 수 있었어요. 멤버 모두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은하 코로나19 때문에 팬들이랑 만날 기회가 없어서 저희의 소소한 일상이나 사진을 공유하려고 만들었어요. 조금 더 멋진 옷을 입고 멋쟁이인 척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있어서 조금 고민스러워요.(웃음) 예린 어떤 사진을 어떻게 올릴지 고민하는 과정이 재미있더라고요. 자존감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만약 개인 활동을 한다면 어떤 일에 도전하고 싶어요? 은하 노래를 좋아하니까 제가 꾸민 커버 무대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예린 유튜브 채널에서 조금 더 다양한 제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은 지금 20대를 함께 보내고 있죠. 매일 마주하면서요.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응원의 말을 해준다면? 은하 우린 아직 젊고, 젊은 날은 아직 많이 남았어. 그러니까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 예린 20대는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예쁜 나이일 거야. 지금 그대로도 너무 아름답지만, 훗날 돌아봤을 때 조금 더 부끄럽지 않은 삶을 함께 꾸렸으면 해. 이 시간을 공유하면서 나아갈 수 있는 우리여서 참 좋아. 앞으로도 행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