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NEW CALVIN KLEIN

라프 시몬스의 거처가 캘빈 클라인으로 정해진 후, 그를 기다려온 수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무대였다. 그의 캘빈 클라인 데뷔 쇼를 앞두고 새로운 로고와 캠페인이 속속 공개된 터라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른 것. 쇼가 열린 캘빈 클라인 글로벌 뉴욕 본사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쇼는 성공적이었다. 아티스트 스털링 루비와 협업해 ‘아메리카에 대한 오마주’를 주제로 선보인 이번 컬렉션으로 캘빈 클라인은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다시금 입지를 굳힘과 동시에 라프 시몬스와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WELCOME TO NY!

DKNY와 DVF 같은 뉴욕 터줏대감들의 패션쇼가 빠진 공백은, 야심차게 뉴욕 입성을 알린 패션 하우스들의 쇼로 채워졌다. 쟈딕 앤 볼테르는 20주년을 맞아 뉴욕에서 첫 쇼를 선보였는데, 기존의 로큰롤 무드에 에너제틱한 뉴욕의 감성을 더해 뉴요커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편 지난 시즌 성대한 쇼로 밀라노에 작별을 고한 필립 플레인의 첫 뉴욕 컬렉션은 마치 뉴욕을 잡아먹을 듯 강렬했다. 맨해튼 중심에 위치한 뉴욕 공공 도서관을 거대한 파티장으로 바꾸어놓았는데, 뉴욕에서 좀 논다는 사람은 다 몰려온 듯 어마어마한 인파가 운집했다.

 

POLITICAL SLOGANS

미국 내에서 벌어진 여러 정치적 사건 때문일까? 이번 시즌 뉴욕 패션위크에서는 유독 여성, 인종, 종교 등 차별에 대항하는 메시지가 눈길을 끌었다. 크리에이처 오브 컴포트 런웨이에는 ‘We are all human being’이라는 문구가 등장했고, 크리스찬 시리아노는 ‘People are people’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또 캘빈 클라인의 라프 시몬스는 차별 반대 운동인 #tiedtogether의 일환으로 초대장에 흰색 반다나를 동봉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방점을 찍은 주인공은 프라발 구룽! 그는 페미니스트를 지지하는 슬로건이 담긴 티셔츠로 피날레 무대를 펼쳐 관객의 기립 박수를 끌어냈다.

 

KOREAN GIRL POWER

2017 F/W 시즌, 한국 모델들이 어느 때보다 큰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기분 좋은 기운은 뉴욕에서 먼저 감지됐다. 이미 4대 패션위크를 섭렵한 최소라, 배윤영, 신현지는 물론이고, 뉴욕 패션위크로 세계 무대에 데뷔한 반가운 한국 모델들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 이지는 알렉산더 왕의 피날레 모델로 화려하게 등장해 마크 제이콥스의 런웨이까지 모습을 비쳤고, 정소현 역시 알렉산더 왕과 마이클 코어스 무대에 올라 주목받았다. 권지야는 프라발 구룽 런웨이에 등장했고,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로 알려진 황현주와 현지은의 모습이 3.1 필립 림, 니콜 밀러 쇼에서 각각 포착됐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더니, 쇼를 보는 내내 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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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OF VIEW

뉴욕 패션위크의 피날레를 장식한 마크 제이콥스 쇼의 퍼포먼스가 화제였다. 파크 애비뉴 아모리에서 열린 패션쇼의 피날레가 쇼장을 벗어나 거리로 이어진 것. 쇼장 밖 거리에 자리를 잡은 모델들은 손에 든 휴대폰으로 연신 사진을 찍어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3주 뒤, 아이폰 7플러스로 촬영한 이 사진들은 마크 제이콥스의 SNS에 공개됐고, 모델들의 시점에서 촬영한 패션쇼의 모습이 또 한번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