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디자이너가 뉴욕을 떠나며 뉴욕 패션위크가 점점 기우는 분위기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뉴 시즌 트렌드는 아메리칸 웨스턴 무드를 지향하고 있다. 이번 시즌 메가트렌드로 떠오른 카우보이 부츠가 대표적인 예. 아메리칸 뷰티를 대변하는 캘빈 클라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라프 시몬스가 카우보이 부츠를 선보인 후 그 파급력이 더 강력해졌다. 감사하게도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이 슈즈는 함께 트렌드의 반열에 오른 PVC 하이힐처럼 발의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일도 없고, 어글리 스니커즈처럼 처음 마주하는 순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이름만 들으면 컨트리 송이 흘러나오는 서부영화가 떠오르겠지만 와일드한 스타일로 연출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버려도 좋다.

그렇다면 카우보이 부츠를 2018년 식으로 트렌디하게 신는 방법은? 정석대로 웨스턴 룩을 갖춰 입기보다는 다양한 스타일로 믹스 매치할 것. SNS 속 인플루언서들의 데일리 룩도 눈여겨볼 만하다. 실제로 알렉사 청은 컬렉션 기간 동안 미니멀한 스타일에 카우보이 부츠를 더해 시크하게 연출하거나 하늘거리는 드레스와 믹스 매치하는 등 웨스턴 부츠를 다양한 스타일로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번 시즌엔 이처럼 부츠 자체의 디자인이 특별하다기보다는 스타일링 면에서 자유로워진 것이 특징이다. 트렌드를 민감하게 눈치챈 각 브랜드에서는 클래식한 웨스턴 부츠의 느낌만 유지한 채 모던한 프린트를 더하거나 좀 더 슬림한 실루엣, 다양한 높이의 굽으로 무장한 제품을 출시하며 여성들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 게다가 2018 S/S 시즌에 이어 F/W 컬렉션에서도 생 로랑, 이자벨 마랑 등 여러 브랜드가 카우보이 부츠를 등장시키며 이 트렌드가 지속될 것을 예고했으니, 카우보이 부츠는 지금 사두면 사계절 내내 유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