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명이 독특한데, 어떤 뜻을 함축하고 있는가? 세르주 갱스부르의 음악을 듣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읊조리는 그녀의 노래가 시적으로 들렸다. 이러한 순간을 제품으로 구현해내는 프로젝트가 되길 원해 ‘세르쥬 포에틱’을 브랜드명으로 선택했다.

디자이너, 바이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조합이 멋지다. 어떻게 세르쥬 포에틱을 론칭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메종마레의 곽지형과 위즈위드 MD 출신의 조아영 그리고 나.우리 셋은 우연한 기회에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금세 취향을 공유하게 됐다. 내가 가방 브랜드를 만들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꺼냈더니 프로젝트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에디터 출신이라 출장이나 여행을 다니며 보고 느낀 것이 많았고, 여심을 자극할만큼 매력적인 감성을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내고 싶었다. 디자이너 곽지형은 내 마음속에 있던 그림을 소재와 디자인으로 구현했고, 비즈니스와 관련된 일은 조아영 대표가 맡았다. 이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것같다.

프로젝트 브랜드 자체가 생소하다. 세르쥬 포에틱의 첫 번째 프로젝트가 ‘가방’이었고, 다음 프로젝트는 또 다른 카테고리를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의 백을 이미 가지고 있는 여성들이 세컨드 백으로 부담없이 들 수 있는 제품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튤립 백을 출시한것이다. 무엇보다 가벼워 가방을 보물처럼 무릎에 올려놓지 않고 편하게 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올여름 이 가방을 들고 어딘가로 떠난다면 금상첨화다.

가방을 디자인할 때 가장 신경 쓴 요소는 무엇인가? 실용성. 손목에 낀 채 산책도 가고 바닥에 툭 던져놓아도 예쁜 가방. 그래서 소재는 무조건 가벼운 캔버스여야 했다. 대신 생소해 보이는 실루엣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과일, 마르세유 등 일러스트가 감각적이다. 전부 디자이너 곽지형 대표가 그린것이다. 마르세유 프린트는 내가 여행할 때 찍은 사진을 함께 보며 상의해 선 하나로 그린 것이고, ‘후르츠 백’의 그림은 직접 크레파스의 투박한 질감을 살리며 그린 것이다.

세르쥬 포에틱의 세 가지 튤립 백을 어떻게 스타일링하면 좋을지 제안해주기 바란다. 우선 ‘세르쥬 백’은 리넨 원피스, 빈티지한 느낌의 가죽 샌들, 라피아 햇과 함께 매치하면 좋을 것 같다. 바스락거리는 코튼 셔츠에 네이비 와이드 팬츠를 입고 에스파드리유 힐을 신어도 쿨한 느낌이 든다. ‘마르세이유 백’은 베이지색 슬리브리스 니트 톱에 볼드한 문양이 프린트된 리넨 롱스커트를 입고 들면 좋을 것 같다. 영화 <리플리>의 기네스 팰트로처럼 깅엄 체크 셔츠에 코튼 풀 스커트를 입어도 예쁘겠다. 후르츠 백은 기본형의 화이트 원피스에 포인트로 들어도 귀엽다. 비키니 톱에 데님 쇼츠, 플리플롭 을 신고 후르츠 백을 든 채 모래사장을 거닌다면 환상의 궁합이겠지!

현재 진행 중인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있다면? 남성용 가방을 추가로 만들 계획 중이다. 친한 디자이너들과 콜라보레이션도 할 예정이고. 디자이너들의 아이코닉한 프린트와 세르쥬 포에틱의 만남, 멋지지 않은가! 아, 다음 프로젝트로 여름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 다. 바닷가나 수영장에 가지고 가면 좋을 아이템, 그리고 여성들의 화장대에 놓일 제품도 조만간 선보일 테니 기대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