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CHERON

부쉐론은 새 시즌 컬렉션인 ‘Paris, vu du 26’을 3개의 챕터로 나누고 각각의 챕터에 파리와 방돔 광장, 그리고 부쉐론 하우스가 위치하는 방돔 광장 26번가에서 받은 영감을 담아냈다. 파리의 중심 방돔 광장에는 사랑과 예술이라는 테마가 교차하기에 사랑이라는 주제를 예술적인 틀에 담아 전하는 부쉐론에게 단순한 장소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첫 번째 챕터인 파리에는 파리 도심의 다양한 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아칸서스 모티프를 메종의 아이코닉한 아이템인 퀘스천마크 네크리스와 링 등으로 재해석한 ‘콜론 다캉트’와 ‘푀유 다캉트’, 그리고 오페라 가르니에 지붕의 말 조각상에서 영감 받은 ‘셰발 드 로페하’, 그랑 팔레의 유리 돔 속 식물들을 연상시키는 에메랄드 비즈 세팅의 ‘베히에’ 라인이 포함됐다. 두 번째 챕터, 방돔 광장 컬렉션에서는 비 온 뒤 하얗게 비쳐 보이는 방돔 광장의 자갈을 반 투명한 크리스털로 표현한 ‘파베 드 크리스털’, 방돔 광장의 각진 형태를 본뜬 에메랄드 컷의 ‘듀오 따이으 에머호드’와 방돔 광장 한가운데 우뚝 선 나폴레옹 동상의 머리 위에 놓인 월계관을 실물 스캔 기술로 구현한 ‘푀유 드 로히에’ 라인이 눈길을 끈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메종의 창의성이 더욱 도드라지는데, 메종 고유의 스톤을 고안해낸 프레데릭 부쉐론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26V’, 오닉스와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조형적으로 세팅한 퍼‘ 스펙티브’, 메종의 역사를 상징하는 화려한 옐로 골드의 ‘아흐뫄리’, 사랑스러운 고양이 모양의 ‘블라디미르 I & II’, 비행하는 앵무새의 자유로움을 비대칭 디자인의 이어링에 녹여낸 ‘누리’, 26개의 브로치 세트를 원하는 방식으로 착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잭 박스’가 해당된다. 여성들이 하이 주얼리를 더욱 편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무게와 착용 방법 등 사소한 부분까지 세심히 고려한 부쉐론의 새 컬렉션을 더 깊게 이해하고 싶다면 이어지는 부쉐론의 디렉터 클레어 슈완과의 인터뷰를 읽어보시길. 부쉐론의 하이 주얼리 피스는 그냥 보아도 아름답지만, 자세히 알고보면 더욱 매혹적이니 말이다.

하이 주얼리 컬렉션의 새로운 테마를 파리와 방돔 광장으로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부쉐론이 방돔 광장 최초의 보석상이었기 때문에 26번가에 위치한 부쉐론의 부티크는 메종의 구성원들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 당시 부티크가 리뉴얼 작업 중이었고 모두 그 결과를 기대하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이런 테마를 선정하게 됐다. 말하자면 우리의 뿌리로 돌아가는 느낌이랄까?

방돔 광장이 부쉐론의 심장과도 같은 장소라면, 부쉐론의 주얼리에 생명을 불어넣는 요소는 무엇인가? ‘감정’이다. 우리는 주얼리에 이야기와 감정을 담는다. 물론 부쉐론이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기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도 공을 들이지만, 결국 기교에 대한 감탄이 지나간 자리에는 감정이 남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이 주얼리의 영역이 일상으로, 또 젊은 세대에게로 확장되고 있다. 디자인할때도 이러한 변화를 고려하나? 디자인할 때 특정한 타깃을 고려하지는 않지만 스물한살이 된 딸이 이번 컬렉션 제품인 ‘잭 박스’를 마음에 들어 하는 걸 보면 부쉐론의 주얼리가 젊은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잭 박스’는 잭에서 영감 받았으며 방돔 광장 26번가에 위치하는 부쉐론 메종에 대한 헌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 26개의 브로치로 구성된 이 제품은 귀걸이로도 활용할 수 있고, 몇 개를 착용하든, 어디에 착용하든 멋스러워서 다양한 옷에 매치하기 좋다. 이렇듯 금고에만 넣어 두는 게 아니라 누구나 실제로 쉽게 착용할 수 있는 주얼리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주얼리의 무게에도 신경을 쓴다고 들었다. 맞다. 예를 들자면 앵무새 모티프의 ‘누리’ 이어링은 굉장히 큰 사이즈이지만, 금보다 4.5배 가벼운 티타늄으로 제작해 착용했을 때 무게에 대한 부담이 없다.

부쉐론에게 가장 중요한 보석을 고르라면 무엇일까? 원래대로라면 부쉐론 주얼리의 상징적인 스톤인 블루 사파이어 카보숑을 가장 먼저 얘기하겠지만, 올해는 ‘26V’ 를 강조하고 싶다. ‘26V’는 오닉스, 락 크리스털, 화이트 아게이트 세 가지를 결합해 만들어낸 부쉐론 고유의 스톤이다. 스톤을 잘 들여다보면 계단과 같은 복잡한 구성이 눈에 들어오고, 점차 스톤의 심장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게 감상하다 보면 복잡한 기교는 곧 사라지고 황홀한 감정만 남는데, 그런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는 부분이 마음에 든다.

그렇다면 부쉐론 스토어에서 딱 한 가지 제품을 골라 가질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26V’를 선택할 거다.(웃음)

사실 하이 주얼리를 살 수 있는 사람들은 한정돼 있지 않나? 평범한 사람들이 부쉐론의 주얼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에도 똑같은 정성을 담기 때문에 엔트리 라인을 구매하길 권한다. 혹은 박물관에 왔다는 생각으로 부티크를 방문해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