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RE YOU?

이번 파리 패션위크에서 쇼가 끝난 후 ‘누구지?’라는 궁금증과 함께 가장 강렬한 순간을 남긴 세 인물을 소개한다. 먼저 루이 비통 쇼장의 거대한 화면에는 한 여인의 얼굴이 나타나 있었고, 쇼 내내 신비로운 음악과 영상이 흘러 호기심을 자극했다. 스코틀랜드 뮤지션이자 아티스트인 소피(Sophie)의 ‘It’s Okay to Cry’ 뮤직비디오를 루이 비통 쇼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것. 두 번째 주인공은 기괴한 워킹으로 메종 마르지엘라의 미학을 표현한 피날레 모델 레옹 데임이다. 제 1·2차 세계대전에서 이번 컬렉션의 영감을 얻은 존 갈리아노와 무브먼트 디렉터인 팻 보구슬로스키의 요구에 따라 젊은이만의 자유와 에너지를 표현하는 독특한 워킹을 시도했고, 결과는 한마디로 성공적이었다. 마지막은 샤넬 피날레에 난입한 프랑스 유튜버 마리 상필트르! 카리스마 넘치는 지지 하디드의 대처로 해프닝은 일단락되었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입을 모으게 한 순간이었다.

 

파리패션위크 패션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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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FORGETTABLE MOMENTS

드리스 반 노튼은 새 컬렉션을 위해 기념비적인 협업을 성사시켰다. 바로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크리스찬 라크로와에게 손을 내민 것. 저명한 쿠튀리에인 라크로와는 10년 전 코스튬 디자이너로 전향했지만, 친구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고 그 덕분에 특별한 룩이 런웨이에 등장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한층 드라마틱하고 연극적인 패턴과 실루엣, 스타일링으로 결실을 맺었다. 쇼가 끝난 후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으니! 드리스 반 노튼의 인스타그램에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라는 문구가올라왔고, 컬렉션을 본 모두에게 같은 기억을 남겼다.

 

KOREAN POWER

파리 컬렉션의 첫날 스케줄 표에는 록과 김해김, 두 브랜드의 이름이 나란히 자리 잡았다. 어린 시절 텍사스로 떠난 로드 트립의 추억을 감각적으로 풀어낸 록, 그리고 유니크한 감성을 담은 과감한 테일러링으로 데뷔 쇼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해김의 다음 컬렉션이 벌써부터 기다려지지 않는가?

 

RAINY PARIS

파리에서 봄·여름 컬렉션이 열리는 가을엔 대체로 날씨가 그림처럼 화창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많은 디자이너가 야외를 무대로 쇼를 기획한다. 하지만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했던가? 이례적으로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비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랑방, 마린 세레, 생 로랑 등 많은 컬렉션이 우중 쇼를 선보였고, 모두가 쇼장에서 나눠준 우산을 쓰고 쇼를 관람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오는 날의 파리를 배경으로 한 쇼들은 무사히 마무리되었고, 디자이너의 의도와는 달랐겠지만 나름대로 특별한 장면이 연출됐다.

 

JOYFUL, JOYFUL

쇼의 묘미는 오직 현장에 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분위기다. 이세이 미야케와 릭 오웬스의 쇼에서는 폭발할 듯한 즐거움이 전해졌다. 이세이 미야케는 모델들이 빙글빙글 도는 안무와 함께 천장에서 떨어지는 옷을 입는 독창적인 무대장치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결합해 축제 같은 쇼를 완성했다. 다크한 영혼의 소유자 릭 오웬스는 쇼가 막바지에 달하자 모델들이 런웨이를 펼치고 있는 팔레 드 도쿄의 야외 공간을 온통 비눗방울 세상으로 만들었다. 마치 디즈니 월드에 온 것 같다며 모두 한 마음으로 이 초현실적인 순간을 즐겼다는 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