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킷은 매 시즌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다. 클래식한 테일러드 스타일부터 레트로 무드의 오버사이즈 스타일, 어깨를 과장한 파워 숄더 스타일과 모래시계를 닮은 아워글라스 스타일까지 직전 몇 시즌만 살펴보아도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재킷의 가능성을 실감하게 된다. 새 시즌 런웨이에서도 재킷의 변화가 포착됐다. 길이를 늘이고, 허리를 강조한 형태다. 재킷이지만 드레스로, 또 드레스지만 재킷으로 입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드레킷(dracket)’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생 로랑처럼 글램한 DNA를 지닌 브랜드의 컬렉션에 간간이 등장하던 드레킷은 이번 시즌 4대 패션위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재해석됐고, 단숨에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드레킷을 선보인 브랜드는 발맹과 모스키노, 마이클 코어스다. 이들은 각각 PVC와 스톤으로 장식한 골드 레더, 글리터에 깃털을 트리밍한 소재로 브랜드 고유의 화려한 매력을 강조했다. 또 끌로에는 평범한 드레스처럼 보이는 재킷에 높은 만다린 칼라와 정장식 플랩 포켓을 더해 재킷의 특징을 살렸고, 에트로와 디올은 공통적으로 더블 버튼이 달린 고전적인 베스트와 재킷에 허리 라인을 잡아 변형을 시도했으며, 니나 리치와 지암바티스타 발리는 리본을 장식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가미했다. 일상에서 가장 참고할 만한 부분은 미완성처럼 보일 수 있는 드레킷 룩이 가죽 장갑과 과장된 형태의 모자, 빈티지한 선글라스처럼 다양한 액세서리와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온전한 룩으로 거듭 났다는 점이다. 그러니 이번 시즌 드레킷 룩에 도전하고 싶다면 앞서 소개한 것처럼 섬세한 디테일을 갖춘 제품을 고른 뒤, 분위기에 맞는 여러 아이템을 매치해보길. 재킷 하나만 달랑 입고 나온 듯 허전하게 느낄 수 있는 스타일의 빈 공간을 이들이 채워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