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초부터 샤넬 컬렉션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트위드는 브랜드의 시그니처 중 하나다. 트위드라는 이름은 트윌(twill), 즉 능직으로 짠 천을 뜻한다는 설과 영국과 스코틀랜드 사이를 흐르는 트위드(Tweed) 강변에서 제직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가브리엘 샤넬의 눈에 트위드는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원단이었다. 자연스러운 모습과 불규칙한 원단의 모양뿐 아니라 빗질하는 과정 없이 실을 뽑아 부드럽고 폭신하며, 그만큼 옷을 만들었을 때 편안하다는 장점에 매료되었다. 그녀는1920년대부터 이 천으로 여행과 운동을 즐기는 활동적었고, 트위드 소재는 이후 진화를 거듭하며 샤넬 컬렉션인 여성들을 위해 수트를 제작해 패션 역사에 한 획을 그에 무한한 영감을 주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이번 시즌, 하이 주얼리 컬렉션 역시 트위드를 영감의 원천으로 삼으며 샤넬만이 가진 독창성을 드러냈다.

얼마 전 찾은 방돔에 위치한 샤넬 하이 주얼리 부티크는 평소보다 분주했다. 오트 꾸뛰르 기간을 맞아 전 세계에서 몰려든 고객은 물론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직접 보기 위해 전 세계 프레스가 한곳에 모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컬렉션의 주제가 트위드라는 점은 기대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골드와 다이아 몬드, 진주 등 단단한 광물을 어떻게 손으로 짠 원단처럼 부드럽게 엮을 수 있을까? 이런 고민 끝에 샤넬 하이 주얼리 작업실에서는 특별한 분절 기법을 개발했다. 그 결과 아름다운 불규칙성을 띠는 입체적이고 양감이 있는 주얼리를 만들어냈고, 실제 원단과 흡사한 모양의 ‘트위드 드 샤넬’ 컬렉션이 탄생했다. 트위드 드 샤넬 컬렉션의 독특한 꼬임은 그동안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풍성한 양감을 갖췄을 뿐 아니라 착용감까지 세심하게 고려해 완성했다. 주얼리의 각 부분이 유연하게 움직여 인체의 곡선에 맞게 밀착하며, 거친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얇게 깎아내 착용했을 때 매우 부드럽다. 트위드 드 샤넬의 네크리스와 이어링, 브로치 등 45점의 하이 주얼리를 마주한 프레스들은 트위드 소재를 완벽하게 구현한 컬렉션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단단한 광물을 패브릭처럼 유연하고 섬세하게 표현하는 놀라운 시도로 탄생한 이번 컬렉션을 보면 샤넬이 주얼리 하우스로서 지니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노하우, 한계를 뛰어넘는 창의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트위드 드 샤넬 컬렉션에 트위드에 헌정하는 샤넬의 정수를 담은 하이 주얼리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