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캠페인

많은 패션 브랜드가 환경보호를 독려하며 다양한 형태로 의미 있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프라다와 섬유 생산 업체 아쿠아필(Aquafil)이 협업해 만든 에코닐은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 및 정화 공정을 통해 얻은 소재로 품질 손상 없이 무한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재생 원단이다. 최근 프라다는 이 원단을 이용한 제품을 알리는 ‘리나일론 프로젝트’의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내셔널지오그래픽과 함께 5편의 단편영화 시리즈 <What We Carry>를 선보였다. 또 환경보호에 앞장서온 스텔라 매카트니는 이번 시즌 캠페인의 촬영지로 지속 가능한 패션을 실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브루넬로 공장을 선택했으며, 환경 활동가이자 모델인 앰버 발레타와 아쉔린 마디트를 내세워 지속 가능한 패션이 브랜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 밖에 지구의 날 기념 캠페인을 진행한 팀버랜드는 SNS에 지구의 날 관련 게시글을 공유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동참한 고객 일인당 나무 한 그루를 대신 심는 뜻깊은 이벤트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으며,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그린피스 홍보대사로서 ‘Save The Arctic’ 로고를 디자인해 패션계의 대모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새 생명을 얻은 재활용 패션

원단의 재활용이야말로 소비자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혁신적인 소재나 범지구적 차원의 캠페인은 아니지만 재활용이라는 간단한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패션을 실천하는 브랜드도 있다. 이번 시즌 알렉산더 맥퀸 컬렉션에서 선보인 시스루 드레스는 2017 F/W 컬렉션에 사용했던 레이스를 재사용했고, 마르니 역시2020 F/W 컬렉션 무대장치를 지난 남성 컬렉션 장소 천장에 설치했던 페트병을 재가공해 만들었다.발렌시아가는 가구 디자이너 해리 누리에프(HarryNuriev)와 협업해 이전 시즌 재고를 이용한 소파를제작했다. 이뿐 아니다. 2020 F/W 컬렉션에서 디자이너들은 담합이라도 한 듯 텀블러를 담을 수 있는 보틀 백을 선보였는데, 이는 환경을 생각하는 의식적인 접근을 통해 지속 가능한 패션이 한 시즌 반짝 떠오르는 트렌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친환경 소재의 사용

자연에 무해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패션계가 지속가능한 패션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일부 브랜드가 꾸준히 친환경소재를 사용해왔는데 최근 그 범위가 더욱 확장되었다. 플라스틱 병에서 추출한 원단으로 물 없이 염색 공정을 거친 폴로의 셔츠와 유기농 면으로 만든 펜디의 FF 백, 식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만든 가죽을 사용한 멀버리의 포토벨로 백, 플라스틱을 재생한 나일론 섬유인 에코닐과 바이오 기반의 아세트산염 소재로 완성한 버버리의 ‘ReBurberryEdit’ 컬렉션 등 혁신적인 소재의 진화가 계속되고있다. 또한 나이키는 친환경 소재로 제품을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웹사이트를 통해 각 제품이 어떠한 소재와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됐는지 명시하며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