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소녀 같은 편안함

조수잔 SUSAN

조수잔은 밥 먹을 때도, 자기 전에도 유튜브를 끼고 살던 유튜브 광팬이었다. 뭐가 그렇게 재밌느냐고 묻는 건 새삼스럽다. 이미 어떤 세대에게 유튜브는 라디오나 텔레비전의 자리를 대신한 지 오래니까.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 학창 시절부터 친구들과 노는 모습이나 자신의 특기인 노래 부르는 모습을 찍는 걸 즐겼기에 브이로그를 망설일 이유가 더 욱 없었다.

“일기를 영상으로 쓴다고 생각하면 쉬워요. 아침에 눈뜨자마자 카메라를 드니까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밖에 없는데 저는 제 자신에 대해 보여주는 걸 좋아해서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영상은 사실 내용이랄 게 없다. 그저 조수잔이 아침에 일어난 순간부터 외출하고 집에 돌아오기까지의 모습을 편집해 보여준다. 하지만 밤사이 생긴 뾰루지도 가리지 않은 민낯으로 카메라에 인사를 하고 외출을 위해 변신한 후 (조수잔은 ‘같이 준비해요’ 라는 채널을 만들어 외출 전 화장하는 모습을 공유한다) 사람들과 만나서 노는 그의 모습은 순식간에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구독자 수 15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지역 홍보를 위해 조수잔에게 여행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지역도 많아졌다. 조수잔은 그렇게 1박 2일로 국내 여행을 하며 해당 지역에서 구독자를 만나기도 하고 지역 구석구석을 소개하면서 브이로그를 채워간다.

“댓글을 보면 ‘수잔님 영상 보면서 위로 받았다’고 말하는 분이 많아요. 저 자신이 자극적인 콘텐츠를 싫어하기도 하고요.” 구독자 수가 많아지면서 조수잔은 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채널도 오픈했는데 이 채널에서는 구독자들이 보내준 선물을 개봉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거나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을 4시간씩 하며 구독자들과 소통한다.

“TV는 시간에 맞춰 봐야 하고 VOD는 구입해서 봐야 하죠. 유튜브는 아이디가 있건 없건 들어가서 바로 볼 수 있어서 접근성이 좋아요. 콘텐츠 자체도 가벼워 시간 때우는 용도로도 편하고요. 연예인만 나오던 영상에 일반인이 담기니까 보는 분들이 더 가깝게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팬층이 두터워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조수잔은 얼마 전 CJ 산하의 영상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된 다이아 TV와 계약을 마쳤다. 하지만 수익 창출을 위해 브이로그에 접근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본인이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되는 데엔 운도 분명히 작용하거든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콘텐츠에서 조회 수가 올라가기도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저처럼 직업으로 하려는 생각은 하지 마시고 취미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직업 유튜버가 되기로 결심한 만큼 앞으로 조수잔이 풀어낼 영상이 일상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을 것만은 분명하다. 조수잔의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