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d0QvBaENXi4

‘생긴 건 삽살개 같고 크기는 망아지 같은 것이 취라치 방에서 나와 서명문을 향해 달아났다.’
중종 22년, 조선왕조실록에 적혀있는 문장이다.
12일 개봉하는 영화 <물괴>는 이 기록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인왕산에서 내려온 이 생명체는 역병을 옮기며 백성을 고통스럽게 하고, 나라 전체를 혼란에 빠뜨린다.
징그러운 생김새와 난폭한 성격, 그리고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괴물.
역대 영화 속에서 주인공뿐 아니라 관객까지 소름 돋게 만든 그들의 ‘스펙’을 분석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A Quiet Place)>, 2018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가족은 숨조차 편히 쉬지 못하고 죽은 듯 살아간다.
아주 작은 소리라도 들리는 순간, 괴물이 나타나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다.
눈이 없는 대신 청력이 뛰어난 이 생명체는 길고 가느다란 팔로 4족 보행을 하는데, 눈 깜짝할 새 달려와 뒤에서 덮칠 만큼 스피드도 엄청나다.
영화 후반부에 얼굴이 제대로 나오긴 하는데 영 별로다.
그의 약점은 이 영화를 안 본 이에게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될 테니 참겠다.

<콜로설(Colossal)>, 2016

콜로설

‘콜로설’은 불어로 ‘거대한 것’을 뜻한다.
제목에 걸맞게, <콜로설>에 등장하는 괴물은 몸집이 어마어마하다.
서울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건물들을 가뿐히 짓밟으며 도심을 마비시킨다.
하지만 사실 그 행동은 지구 반대편의 미국에 사는 글로리아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그녀가 손을 들면 똑같이 따라 하고, 반대로 괴물이 헬리콥터에 머리를 부딪히면 그녀의 머리도 한 대 맞은 듯 아파온다.
겉으로 보기엔 세상 혼자 사는 천하무적 같지만, 알고 보면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

<디센트(The Descent)>, 2005

디센트

축축한 동굴 속에 한 생명체가 돌아다닌다. 피부는 새하얗고 대머리이며 벌거벗고 있다.
언뜻 보면 인간 같지만, 그 횡포는 차마 눈 뜨고 못 볼 만큼 비인간적이다.
맨손으로 살가죽을 찢어버리는 힘 그리고 좁은 공간을 빠르게 침투하는 운동 신경까지 갖췄다.
“죽은 동물이야. 수백 마리는 되겠어.”
동굴 안에는 이미 괴물로부터 희생된 동물들의 흔적이 가득하고, 갇혀버린 여섯 친구는 극한의 공포에 빠진다.

<미스트(The Mist)>, 2007

 

호수가 잔잔히 흐르는 한 마을에 비바람이 몰아치더니 짙은 안개가 낀다.
그 자욱한 장벽 너머로 건너갔던 사람들이 하나둘 피투성이가 된 채 돌아온다.
인간을 공격하는 괴물들이 숨어있기 때문.
촉수가 달린 괴물부터 ‘전갈 파리’, 익룡처럼 생긴 ‘프테로버자드’ 등 흉측한 존재에게서 벗어나는 방법은 단 하나.
유리창이 가로막고 있어 안개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막을 수 있는 공간에 가만히 있는 것뿐이다.
이곳을 빠져나가는 순간, 괴물은 인간의 존재를 알아차린다.

<클로버필드(Cloverfield)>, 2008

클로버필드

자유의 여신상의 머리가 거리에 나뒹굴고, 브루클린 브리지는 무너져내렸다.
어떻게 탄생했는지, 어디서 태어났는지도 알 수 없는 <클로버필드>의 괴물은 뉴욕의 상징들을 처참히 파괴한다.
초고층 빌딩과 견줄 만큼 거대하고 우람한데, 심지어 그의 몸에는 사람을 공격하는 작은 괴물들까지 기생하고 있다.
‘클로버필드’라는 사건명과 함께 남겨진 캠코더 영상을 콘셉트로 제작한 이 영화는 마치 현장에 있는 피해자가 찍은 듯한 촬영 기법을 활용해 더욱 생생한 충격을 안긴다.

<괴물(The Host)>, 2006

괴물

 

이 영화 안 본 사람이 없을 거다. 잊은 사람도 없을테고.
올챙이 같기도, 큰 개구리 같기도 한 이 <괴물>은 한강 산책을 갈 때마다 생각난다.
한강에서 불쑥 튀어나와 사람들을 짓밟고 물어뜯고 물속으로 던지는 존재는 독극물의 무단방류로 인해 강에 서식하던 생물이 돌연변이로 변한 생명체.
긴 지느러미와 기형 다리를 가진 괴물이 현서를 낚아채고 홀연히 사라질 때의 공포란!
무려 2년 6개월의 디자인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이 ‘메이드 인 코리아’ 괴물은 12년이 지난 지금 봐도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