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한은주

한은주(소프트아키텍쳐랩)는 건축의 단순 기능과 틀에 박힌 공간 개념을 과감하게 해체하고 건축적 외연을 넓힌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구현하는 ‘키네틱 월(kinetic wall)’ 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진화한 건축이다. 그가 추구하는 건축과 테크놀로지의 미학적 융합은 그간 건축계가 간과해온 이노베이션의 실천이라는 의미에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건축가 네임리스

네임리스는 인공과 자연, 가벼움과 무거움, 영속성과 일시성 등 복합성을 불완전한 세계로 인식하고 건축적 해법을 탐구하는 설계 집단이다. 나은중, 유소래 건축가의 아이디어는 자연 발생한 원초적 공간 개념을 바탕으로 건축의 특정 유형을 벗어나고 있다. 물질의 근본에 접근하려는 그들의 노력은 건축뿐만 아니라 공공 예술, 설치 작업등 문화 예술 영역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감독 강상우

<김군>으로 2018년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 단편 극영화 <어느 게이 소년의 죽음> <클린 미> 등을 연출했고, <위로공단> <위켄즈> <안녕, 미누> 등의 작품에 스태프로 참여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추측되는 한 장의 사진에서 출발해 광주를 보는 시각을 확장했다. 강상우 감독은 어떠한 관계도 편견도 없이 광주를 들여다봄으로써 끝내 우리가 망각했던 역사의 조각을 길어 올린다. 역사에 대한 확장과 재해석이 결국 새로운 세대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강상우 감독의 작업이 더욱 의미 있다.

감독 이옥섭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 프로젝트로 장편 <메기>를 연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단편 <4학년 보경이> <연애다큐>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등에서부터 동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 작가의 빛나는 시선과 재기발랄한 연출이 돋보였다. 장편 <메기>는 그 연장선에서 작가적 스타일을 잇는 작품이다. 청년, 여성, 재개발, 몰래카메라 등 다층적 사회적 이슈를 담고 있으나 무게에 짓눌리지 않는다. 패기와 도전, 젊은 감각으로 내일의 한국 영화를 끌고 갈 주목할 만한 여성 연출자다.

셰프 이민우

세상사 어떤 일이든 첫눈에 반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 ‘니슐랭가이드’ 운영자 이지민 대표가 옷깃을 잡아 끌고 간 레스토랑 ‘미누씨’. 2018년 8월에 문 연 그야말로 ‘신상’이다. 빨간 가스파초에 올린 신선한 굴, 세 가지 방식으로 익힌 콜리플라워, 매콤한 멕시코 고추를 넣은 ‘닭 모래집 파스타’ 등 생경하지만 미각을 사로잡는 메뉴가 가득했다. 주인 겸 요리사는 이민우. 그는 열여덟 살 때 한국을 떠나 프랑스 요리 학교 르 코르동 블뢰에서 수학하고, 미국의 요리 학교 CIA에서도 공부했다. 뉴욕의 ‘더 모던’에서 일했던 그. 아팠던 가족 때문에 갖게 됐다는, 자신의 음식에 ‘건강’을 담고 싶다는 생각이 돋보인다.

셰프 이충우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에 별 2개를 받아 등재된 ‘제로 콤플렉스’의 주인 겸 요리사다. 정상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투지가 요란하지 않아 오히려 더 기대된다. 몇 달 전 서울 중구 회현동에 들어선 복합문화공간 ‘피크닉’으로 둥지를 옮겼다. 이전 방배동 ‘서래마을’ 시절이 검은 전사의 시대였다면, 이번엔 하얀 백조처럼 고요하고 기품 있다. 벽과 테이블 등 실내를 온통 하얗게 꾸며 그런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갑오징어, 아스파라거스 등 평범한 재료에서 맛의 정수를 뽑아내는 실력이 출중한 듯하고, 자유분방한 식재료 해석이 돋보인다. 수줍은 태도에서 겸손함이 느껴지는데, 스스로 낮추는 이야말로 날개를 활짝 펼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