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 김세은

김세은은 2017년 영국 왕립예술학교(RCA) 졸업 이후 런던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회화 작가다. 최근 전시 <하루 한 번>에서 보여준 작품은 2018년 8월 런던 말보로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Potholing>에서 처음 소개한 작품 3점 외에는 모두 신작이다. 김세은은 자신이 과거에 직접 본 이미지를 재료로 그림을 완성한다. 이런 이미지는 도시와 부도심에 거주하면서 본 실제 풍경이기도 하고, 실제로 일어난 사건의 인상을 포착한 것이기도 하다.

입체·설치 정지현

정지현은 작가 이주요와 함께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프로젝트 <Dawn Breaks>를 이어왔다. 이 프로젝트는 뉴욕 퀸즈 미술관, 광주비엔날레, 런던의 쇼룸에서 소개됐는데, 이후 솔로로 작품을 소개하기는 오랜만이다. 정지현은 버려져 특정한 쓰임이 사라진 산업 자재를 재료로 조각 작품의 실마리를 얻고 작품을 제작한다. 이 과정에서 사물의 기능이 아닌 재료 자체의 특성이 스스로 의미를 갖게 된다. 정지현은 새해 3월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입체·설치 최하늘

조각보다는 설치가 더 익숙한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최하늘은 ‘조각’을 다시 고민하기 시작하는 듯하다. 삼차원 공간을 점유한다는 필연적인 조건에서 출발한 그의 조각은 전통 조각의 물성과 존재 양태, 원본과 복제의 문제를 모색하고 대범하게 이차원과 접속을 시도한다. 디지털 시대에 ‘덩어리’를 인식하는 방식, 나아가 그것을 경험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이 청년 작가의 실험은 여전히 낯설고 난해하지만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상 김희천

데뷔작 <바벨(Lifting Barbell)>(2015)부터 최근작 <메셔(Every Smooth Thing through Mesher)>(2018)에 이르기까지 김희천의 작업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매개로 세상의 이편과 저편 그리고 그 경계를 거침없이 가로지른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인 그의 영상이 더욱 탁월한 것은, 존재와 세계에 대한 근원적인 질
문, 이미 용도 폐기되었다고 간주되던 오래된 그 질문들을 아직 존재하지 않은 방식으로 변주해내기 때문이다.

회화 박정혜

모든 화가에게 캔버스 화면은 어쩌면 또 하나의, 자신만의 완벽한 세계다. 그래서 모더니스트 화가들은 그 화면 속에 스스로를 가두어버렸을까? 그러나 박정혜는 캔버스를 통해 지금, 여기의 세상을 갈망한다. 종이를 오리고 접으며 차원의 전이를 시도하고, 패턴을 분할하며, 소실점을 조정하는 등 부단한 실험으로 축적된 막대한 분량의 작업은 전시장 공간을 점유하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감각하며 현실로의 잠입을 시도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