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힙합

<쇼미더머니>의 계절이 돌아왔다. 7월 26일, 약 1만 6천 여 명이 지원한 <쇼미더머니 8> 첫 회가 방송된 것. 이번 시즌은 프로듀서를 두 개의 크루로 나누고 새로운 경연 방식을 도입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2012년 시즌 1을 시작으로 8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방송 이후 실시간 검색어에 여러 번 오르내리는 등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진 만큼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 안에서 하나의 역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여러 번 지원을 거듭해 뒤늦게 이름을 알린 참가자도 많고, 시즌 8의 서동현과 베이니플처럼 <쇼미더머니>를 보고 자라며 꿈을 키운 어린 래퍼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시즌 2 우승팀인 소울다이브의 넋업샨과 준우승자 지조는 올해 시즌 8에 다시 지원해 초반 탈락의 불운을 맞은 반면, 이들과 함께 TOP 4에 진출했던 스윙스와 매드클라운은 현재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등 아이러니한 상황도 발생한다.

물론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방송의 재미를 위한 ‘악마의 편집’과 심사 기준 논란은 매 시즌 숙명처럼 따라다니고, <쇼미더머니>를 디스하며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래퍼도 적잖다. 또한 유명 래퍼들의 출연으로 신인 래퍼가 활약하기 어려워 경연이 아닌 힙합 공연을 보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 <쇼미더머니>는 힙합과 대중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쇼미더머니>를 필두로 여러 힙합 경연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 8월 22일 첫 회를 방송한 <사인히어>도 그 중 하나. 힙합 레이블 AOMG의 신예 아티스트를 선발하는 프로그램으로, 박재범 등 AOMG 소속 아티스트들이 심사하며 최종 우승자는 입사 계약서에 바로 ‘사인’할 수 있다. 지원자에게 ‘합격하면 어느 프로듀서와 작업하고 싶은지’를 공식 질문처럼 묻는 <쇼미더머니>와 달리, AOMG 입단을 원하는 지원자들이 벌이는 경연이자 오디션인 셈. 랩뿐 아니라 보컬, 프로듀싱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건 만능 아티스트를 지향하는 레이블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영앤리치 레코즈의 수퍼비 또한 지난 6~7월 <수퍼비의 랩 학원>을 열었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지원자에게 자신의 랩 기술과 노하우를 무상으로 전수하고, 지원 또한 아끼지 않겠다며 시작한 경연. 무엇보다 파격적인 건 그가 선택한 플랫폼이 유튜브와 아프리카 TV라는 점이다. 심의와 검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자극적인 내용의 가사가 ‘삐’ 처리 없이 그대로 공개됐고, 아프리카 TV를 통해 경연 현장이 생방송됐다. 그런가 하면 <쇼미더머니 6>에 참가한 이후 <수퍼비의 랩 학원>에 지원한 나상욱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수퍼비의 랩 학원>은 아마추어 래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다”라고 답했다. 방송에 비해 화제성은 떨어지더라도 시간이 제한돼 있어 일부 지원자에게 스포트 라이트를 비출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벗어난 덕분이다.

힙합을 이전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나이 어린 래퍼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고등래퍼>가 이를 증명하는데, 지난 2월 말 첫 회를 방송한 <고등래퍼 3> 참가자의 출생 연도는 2000년부터 2003년 사이. 이들은 첫 방송에서 교복을 입고 등장하고, ‘학년별 사이퍼 공연’과 ‘교과서 랩 대결’ 등 고등학생에게 어울리는 컨셉트의 경연을 펼쳤다. 그리고 <쇼미더머니>와는 다른 10대만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시즌 1 우승자인 영비, 시즌 2 우승자인 김하온은 이제 ‘고등래퍼’라는 타이틀을 벗어나 힙합 신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다양해진 힙합 경연 프로그램은 힙합에 대한 대중의 지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부정적인 시선은 남아 있지만, 이를 통해 우리가 힙합을 더 자주 듣고 그 문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건 값진 성과다. ‘힙합의 장’은 더 넓어졌고, 우리는 즐길 준비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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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플라

<쇼미더머니 777> 우승

<쇼미더머니 777> 출연 전후 변화가 큰가? 많은 것이 달라졌다. 행사와 외주 작업이 많아졌고 다른 아티스트와도 편안하게 교류한다. 이제 음악이 진짜 ‘직업’이라는 걸 느낀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

<쇼미더머니 777>에 참가하며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은? 좋았던 점은 정말 많다. 나를 알리고, 삼시 세끼 먹을 수 있고, 방송에선 어떻게 해야 하며 무대를 장악하려면 뭘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는 것. 우승을 했으니 아쉬웠던 점은 하나도 없다.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뤘다고 생각한다.

<쇼미더머니>가 한국 힙합에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힙합은 마이너 음악이지만 <쇼미더머니>는 메이저 플랫폼인 방송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과 잘 조화를 이뤄 윈-윈 하고 싶었다. <쇼미더머니>가 리얼인지 아닌지 여전히 논란이 많지만 요즘엔 다 지원한다. <쇼미더머니> 덕분에 힙합이 메이저 문화에 자리 잡게 되어 너무 고맙다.

대중이 <쇼미더머니>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하나? 경연이지만 결국 엔터테인먼트이고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즐기고, 칭찬하고, 욕하고, 많은 감정을 드러내며 보길 바란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힙합이란? 힙합이란 자유다. 당신이 ‘힙합이 이거다’ 하면 그게 바로 힙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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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이상현)

<수퍼비의 랩 학원> 결선 진출

<수퍼비의 랩 학원>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힙합 경연 프로그램에 한 번도 참가한 적이 없는데, ‘나’라는 사람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무엇보다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싶었다.

<수퍼비의 랩 학원>은 유튜브 및 아프리카 TV를 통해 진행됐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적합한 선택이었다. 편집을 거의 거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아프리카 TV 생방송은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수퍼비의 랩 학원>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유튜브라는 접근성이 뛰어난 플랫폼을 통해 단시간에 다수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알릴 수 있다는 점.

현재 한국의 힙합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힙합 경연 프로그램이 많아진 건 좋은 변화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부정적 견해들도 이해하기에 판단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느끼기에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아티스트를 응원하면 된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힙합이란? https://soundcloud.com/blanc96, 사랑.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사랑을 담아 최대한 멋을 표출하는 게 힙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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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재

<사인히어> 출연

<사인히어>는 AOMG 입단을 희망하는 지원자들끼리 겨루는 경연이다. 지원자들의 공통점이 있나? ‘공통점이 없다’는 게 공통점이다. AOMG 아티스트로서 가장 중요한 요건인 ‘자신만의 음악’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다른 경연과 달리 보컬이나 프로듀서로 참가한 지원자도 많다.

<사인히어>에서 AOMG가 가장 중시하는 평가 요소는? 누군가를 따라 하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기본적인 실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힙합 경연 프로그램 경험자로서 <사인히어> 지원자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긴장되고 떨리겠지만 본인의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면 좋을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다.

현재 한국의 힙합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힙합 문화라는 파이가 점점 커지면서 새로운 걸 찾기가 어려워지고 누군가를 따라 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그래도 참신한 음악을 추구하며 좋은 결과물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많아 듣는 즐거움이 커진 것 같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힙합이란? 음악을 시작할 당시 내게 가장 잘 맞는 것이 힙합이었고 여전히 힙합 음악을 일로 삼고 있지만, 한 가지로 표현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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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퀴나스(강민수)

<고등래퍼 3> 준우승

<고등래퍼 3> 출연 후 어떤 변화가 있나? 내적 변화는 크지 않지만 외적으로 많이 달라졌다. 성취감과 행복을 느꼈고, 나를 향한 상반된 시선도 경험했다. 나의 예술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다.

다른 힙합 경연 프로그램과는 다른 <고등래퍼>만의 특징은? 고등학생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꿈을 향해 노력하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 그 뜨거운 힘이 대중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10대가 힙합을 시작하는 계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만의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환호받을 수 있기 때문. 힙합은 한창 멋있어 보이고 싶을 10대에게 따라 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그 에너지를 통해 나도 모르는 나 자신이 나오기도 한다.

현재 한국의 힙합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형들과 누나들이 멋지게 활동해주신 덕분에 힙합이 한국의 젊은 친구들에게 일종의 안식처나 바캉스같은 이미지로 와 닿기 시작한 것 같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힙합이란? 힙합은 이런 거라고 정의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굳이 정의하지 않아도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힙합이라고 조심스럽게 생각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