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프리카 몰타
느긋하고 여유롭게 보내는 신혼여행

세븐도어즈 리빙 스타일리스트 민송이

로마에서 한 달간 아파트를 렌트하고 토스카나와 몰타, 마라케시를 다녀왔다. 현지 시장에서 장을 본 뒤 음식을 해 먹기도 하고, 음식 맛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분위기 있게 식사도 했다. 피곤한 날에는 아예 나가지 않고 집에 머무르며 넷플릭스도 보고, 이탈리아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시기 했다. 그러다 며칠 근교에 바람을 쐬러 다녀오는 지극히 일상적인 시간을 보냈다. 서울을 떠나 둘이 의지한 채 마음 가는 대로 신혼여행을 즐겼다.

STAY

리아드 크니차 Riad Kniza
마라케시에서 만난 리아드는 모로코의 전통 숙소를 뜻한다. 화려한 패턴의 타일과 수영장, 정원 분수의 졸졸 흐르는 물소리, 전통 음악을연주하는 악사들, 달콤한 모로칸 민트티, 루프톱의 멋진 휴식 공간 등 무척 이국적인 곳이다. 우리는 리아드 크니차라는 곳에 묵었는데, 오픈 이후 두 번째로 그곳을 찾은 한국 사람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방 4개는 나올 것 같은 크기의 사우나 ‘하만’과 마사지 문화도 체험할 수 있었다. 매우 이국적이고 깨끗한 전통 가옥이었다.

SEE

1 몰타의 옛 수도
<왕좌의 게임>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옛 도시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된 곳으로 마을의 과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골목과 골목으로 연결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과거로 돌아간 듯 신비한 기분이 느껴진다.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를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지만 정말 매력적인 도시였다.

2 세인트존 성당
과하게 화려하기만 한 몰타의 세인트 존 성당은 내부는 큰 감흥이 없었으나, 카라바조의 그림을 넋 놓고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생사가 걸린 절박함으로 치열하게 그렸을 그림을 여유롭게 바라보고 있자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로마의 보르게세 미술관에서도 카라바조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며 여유롭게 둘러보았다.

3 치비타 디 바뇨레조 Civita di Bagnoregio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티프가 된 토스카나의 작은 마을. 지반이 침식되는 지형의 영향으로 주변 평지는 함몰되고 작은 마을만이 성처럼 남아 있다. 2500년 전에 건설된 도시로 중세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EAT

타차도로 Tazzadoro, 산 에우스타치오 일은 카페 Sant’ Eustachio Il Caffé
로마에서 가장 자주 들렀던 것은 역시 카페다. 타차도로와 산 에우스타치오 일은 모두 판테온 근처라서 오며 가며 자주 들어가 차를 마셨다. 서울로 돌아올 때 원두와 캡슐 커피도 사왔는데, 현지에서 마시는 맛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커피 때문에 로마에 다시 가고 싶을 만큼 맛있었다.

SHOP

마라케시 시장
자마 엘프나 광장 주변부터 구시가지까지 쭉 이어진 시장에 가면 도자기, 가죽 공예품, 카펫, 아르간 오일 같은 것을 구매할 수 있다. 오일은 아피아(Apia)라는 숍에서 샀는데, 오일뿐 아니라 잼, 꿀 등 모로코에서 인증받은 제품을 저렴하게 정찰제로 판매한다. 모로코 민트티도 놓치지 말자. 어딜 가든 웰컴 티로 주는 모로코 민트티는 설탕을 넣어 마시면 무척 맛있다. 민트티 전용 주전자를 사오지 않은 것을 아직도 후회하고 있는데,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이나 향기 하나쯤은 가지고 오는 것도 좋을 듯싶다.

스위스 · 이탈리아 아껴둔 여행지로 떠나는 신혼여행

런빠뉴 대표 고가윤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여행을 다녀왔다. 어릴 적부터 신혼여행은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다녀오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기에, 유럽에서 유학 생활을 했음에도 여행 조차 다녀오지 않았다. 스위스에서는 루체른과 인터라켄, 체르마트를 거치는 여정으로 8일간 머물렀고, 이탈리아에서는 피렌체와 로마에서 6일간 시간을 보냈다. 여행의 컨셉트는 자연의 절경을 만끽하고, 미식을 즐기는 것이었다.

STAY

하슬러 로마 Hassler Roma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스페인 계단 바로 옆에 위치한 이탈리아의 5성급 호텔이다. 관광, 쇼핑에 최적화된 위치라 결정했는데, 호텔 자체도 무척 매력적이었다. 클래식한 인테리어에 아름다운 발코니뿐 아니라 침대, 어메니티, 서비스까지 무척 만족했다. 특히 발코니에서 내려다보이는 로마의 전경이 너무 멋있어서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호텔 내에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 있어 조식, 룸서비스도 훌륭했다.

SEE

스위스 기차 여행
루체른에서 체르마트까지 기차로 여행한 것은 지금까지도 무척 기억에 남는다. 한겨울 알프스의 풍광을 큰 창으로 여유롭게 보고 싶어 1등석 스위스 패스를 끊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마침 겨울철 비수기로 관광객이 없어 정말 좋았다. 기차 한 칸에 우리 부부만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곤돌라를 타고 산을 오르는 것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다. 겨울철, 여유롭게 기차 여행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SHOP

데코라테 필리 핀치 Decorate Flli PINCI
디스플레이가 예뻐서 들어간 로마의 가게. 문고리와 손잡이가 수없이 많았는데, 앤티크 제품과 숍에서 자체 제작하는 아이템이 섞여 있었다. 마침 신혼집의 인테리어를 하던 때라 몇 개 구입했는데,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것들이라 마음에 든다.

마리오 루카 주스티 Mario Luca Guisti
알록달록한 색이 눈이 띄어서 들어가게 됐다. 당연히 유리로 만든 제품이겠거니 했는데, 아크릴로 만든 테이블웨어와 리빙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였다. 한국에 가져와 사용하면서도 무척 마음에 들어 공식 수입을 결정하게 됐다

EAT

1 오스테리아 44 Osteria 44
로마의 호텔 컨시어지 직원이 적극 추천했던 곳이다. 주택가에 위치한 레스토랑인데, 현지인이 특별한 날 방문하는 곳인 듯했다. 비프 타르타르, 뇨키, 파스타, 생선 요리와 와인 페어링을 주문했는데 무척 맛있었다. 모던한 인테리어에 친절한 서비스까지 머무르는 내내 좋았던 곳이다.

2 레골리 Regoli
테르미니역 근처에 있는 백년 전통의 로마 빵집이다. 크림이 맛있어서 크림이 들어간 빵을 선택해야 한다고 해서 종류별로 맛보았다. 로마를 떠나기 전 한 번 더 방문했는데, 포장도 예쁘게 해주었다.

라오스 · 태국 · 인도 배낭여행이 되어버린 신혼여행

UI/UX 디자이너 김미정

일했던 잡지의 폐간으로 자유의 몸이 된 나와 원래 자유로웠던 프리랜서 남편은 신혼여행을 배낭여행으로 떠났다. 연애할 때 한 달간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라오스, 태국을 거쳐 평소 궁금했던 인도까지 두달 반가량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의 컨셉트는 배낭여행이었지만 마음껏 먹고 마시기로 했고, 숙소에도 너무 돈을 아끼지 않았다.

STAY

리버사이드 부티크 리조트
Riverside Boutique Resort
신혼여행 초반, 결혼 준비로 쌓인 여독을 풀고 싶었다. 그래서 신혼여행 당시 라오스 방비엥에서 가장 고급인 리버사이드 부티크 리조트를 선택했다. 호텔 예약 사이트가 아닌 숙소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방의 위치도 지정 가능하고, 자전거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소박한 시골길을 달려 블루라군까지 다녀온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숙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단연 야외 수영장 선베드에 누워 바라본 풍경이다. 작은 산봉우리들과 푸른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SEE

함피 Hampi
혹자는 인도 함피를 일컬어 ‘세상에 없는 풍경’ 이라 말했다는데, 하누만(원숭이) 사원 정상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그 말을 실감하게 된다. 커다란 바위가 쌓여 만들어진 산, 초록빛 논과 야자수의 조화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조합이다. 함피는 마을 전체가 유적지이기 때문에 모던한 현대식 건물은 찾기 힘들다. 다소 불편한 숙소가 대부분이지만 웅장한 자연 풍경은 그 모든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하누만 사원의 정상까지 가는 길은 가파르고 힘들기 때문에 물과 선크림은 꼭 챙겨야 한다.

EAT

카르마카멧 디너 Karma Kamet Dinner
태국 방콕의 좁고 긴 골목길 끝에서 만난 비밀의 정원! 바로 태국의 아로마 브랜드 카르마카멧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카르마카멧 디너다. ‘시크릿 월드’라는 슬로건에 딱 맞는 공간 연출이 인상적인 곳이다.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에서 좋은 향과 맛있는 식사로 로맨틱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아로마 오일, 향초, 비누 등 다양한 아로마 제품도 레스토랑 한쪽에 근사한 인테리어처럼 준비되어 있다. 표시된 가격은 서비스 요금과 세금이 포함되지 않았으니 참고하자.

SHOP

반캉왓 Baan Kang Wat
태국 치앙마이 도심에서 20~30분 거리에 위치한 반캉왓은 카페와 공방, 레스토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예술가 마을이다. 마을 한쪽에는 텃밭이 있고 목조건물이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둘러싸고 있다. 숍에서는 그림, 나무 공예품, 날염 원단으로 만든 잡화 등 예술가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곳에서 작은 사슴 모양의 세라믹 장식품을 구입했는데, 볼 때마다 여행의 추억의 새록새록 떠오른다. 정기적으로 주말 마켓도 열리니 SNS를 참고하자.

스위스
디자인 & 건축을 찾아 떠난 스위스

아고라이팅 홍보팀장 최고은

오랫동안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스위스에 있었다. 결혼 전 스위스 로잔에서 석사 과정을 밟은 남편 역시 학교생활에 집중하느라 스위스에서 여행을 자주 해보지 못했더랬다. 우리는 다른 후보지는 생각할 것도 없이 스위스로 신혼여행지를 결정하고 6박 7일간 떠났다.

STAY

7132 호텔 테르메 발스
7132 Hotel Terme Valse
스위스 건축가 페터 춤토르(Peter Zumthor)가 설계한 테르메 발스를 방문하기 위해 묵었던 7321 호텔. 여러 건축가들이 참여해 객실을 디자인했는데, 우리는 우드 톤의 편안한 분위기인 쿠마 켄코 룸을 선택했다. 테르메 발스는 호텔 내부와 연결되어 있다.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나이트 스파를 했고, 이 시간에는 아무도 말을 할 수 없어 조용히 스파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발스 지역에서 공수한 규암을 켜켜이 쌓아 만든 내부는 마치 동굴 같았다. 물과 돌, 향기, 바람 등 스위스의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아주 호사스러운 경험을 했다.

SEE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Vitra Design Museum
아침 일찍 바젤에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이 있는 독일 바일암 라인으로 향했다. 건축 투어를 하며 프랭크 게리, 안도 타다오, 자하 하디드 등 유명 건축가가 지은 건물과 비트라 공장을 관람했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물은 스위스 건축가 헤르조그&드 뫼론이 새로 지은 샤우데포(Schaudepo)였다. 벽돌 하나로 심플하지만 파워풀하게 마감한 외관과 건물의 양감을 손끝으로 느끼게 만드는 묵직한 철문 등이 인상적이었다. 건축 투어 후 카페에서 식사를 하고 전시와 숍을 구경하고 나니 문을 닫을 시간이 되어버렸다.

EAT

홀리카우 Holycow
스위스에 도착해 처음으로 방문한 도시 로잔에서의 식사는 버거였다. 스위스에만 있는 수제 버거 가게 홀리카우는 오직 스위스에서 공수한 재료로 만든다고 해서 더욱 궁금했다. 베이컨 아보카도 비프 버거와 감자튀김을 세트로 주문했는데 성인 남자 손바닥만 한 크기의 버거가 굵직한 감자튀김과 함께 바구니에 담겨 나왔다. 버거는 적당한 육즙과 채소의 조화가 좋고 깔끔한 맛. 가게에서 추천받은 스위스 맥주와 페어링도 좋았다.

SHOP

취리히 서쪽 철교 근방
취히리의 신시가지인 하르트뷔르케 (Hardbrücke)역 근처는 쇼핑 거리로 유명하다. 프라이탁 본점과 도시 재생의 일환으로 철교 아래를 문화 산업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임 비아둑트(Im Viadukt)가 위치하기 때문이다. 아치 모양의 다리 밑에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가구 숍, 카페, 레스토랑 등이 길게 줄지어 있어 즐길 거리가 많다. 그 주변으로도 빈티지 가구, 소품 숍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프라이탁 본점 인근에 있는 세컨드 핸드 숍에서는 상태가 괜찮은 빈티지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좋았다. 그릇류와 가구, 그림 등이 잘 분류되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