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록산다 일린칙의 색채 감각은 남다르다. 언제나 생생한 컬러를 사용하는데, 의외의 조합으로 아주 이국적인 느낌을 완성한다. 이번에도 그 감각을 여지없이 발휘했다. 작년 이맘때처럼 프리다 에스코베도(Frida Escobedo)가 건축한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에서 황갈색, 테라코타 컬러, 오렌지색, 산호색처럼 따뜻한 계열의 색으로 채색한 룩을 선보여 이글거리는 태양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쇼의 중심은 록산다 특유의 우아한 취향을 담은 드레스가 차지했다. 과감한 색 조합이 돋보이는 줄무늬, 리본으로 여성스럽게
연출한 스트링 장식, 예술적인 일러스트 패턴을 더한 드레스들 말이다. 특히 피날레를 장식한 풍성한 실루엣의 드레스들은 고고하면서도 가녀린 아름다움을 꿈꾸는 여성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을 만큼 매혹적이다. 허리가 잘록한 재킷과 와이드 팬츠가 짝을 이룬 수트도 마찬가지. 록산다의 새로운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아직은 멀기만 한 달콤하고 로맨틱한 봄날이 기다려지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