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장에 들어서는 순간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직감했다. 천장에 걸린 거대한 샹들리에와 미러볼, 벨벳 커튼, 바닥에 흩뿌려진 금색 컨페티를 보며 디자이너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이미지를 추측할 수 있었다. 마이클 코어스는 ‘드리밍(Dreaming)’을 테마로 1970년대 뉴욕의 아이코닉한 클럽 스튜디오 54를 추억하며 컬렉션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 말마따나 런웨이에는 1970년대 풍 룩이 줄지어 등장했다. 꽃무늬 드레스에 시어링 퍼 스톨을 휘감거나 프린지와 비즈, 깃털로 장식한 슬립 드레스, 체크 팬츠 수트를 비롯해 보잉 선글라스, 뉴스보이 캡은 자유롭고 호화스러운 스튜디오 54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진짜 쇼는 마지막에 시작됐다. 금색 수트 차림의 1970년대를 주름잡은 모델 패티 핸슨의 캣워크가 끝나자 벨벳 커튼이 열리며 배리 매닐로가 ‘코파카바나’를 라이브로 열창한 것. 모델들의 흥겨운 춤과 함께 쇼장은 순식간에 클럽으로 변신했고, 모두가 마이클 코어스의 추억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