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의 정수를 보여주는 오스카 드 라 렌타의 두 디자이너는 늘 여행에서 영감을 받는다. 모로코와 스페인에서 영감 받은 지난 시즌의 이국적인 컬렉션을 거쳐 이번엔 디자이너 오스카 드 라 렌타의 모국 도미니카공화국이 컬렉션의 소재로 낙점되었다. 마치 브랜드 역사의 시작점으로 돌아간 듯 라틴아메리카를 상징하는 총천연색 룩이 대부분이었다. 리넨과 잘 짜인 라피아 소재의 룩은 쿠튀르 피스에 버금가게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고, 실크 무아레 드레스, 시폰 미니드레스 역시 저마다 존재감을 뽐냈다. 한편 아름다운 드레스 사이로 이따금 훌륭한 테일러드 재킷을 입은 모델들이 눈에 띄었고, 이는 오스카 드 라 렌타가 드레스만을 고집하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피날레 역시 인상 깊었다. 앞은 짧고 뒤는 긴 컬러풀한 드레스에서 기존 룰을 타파하고 젊은 고객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