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색 리넨 싱글 브레스티드 재킷과 와이드 팬츠, 스트라이프 셔츠 드레스, 라탄 블로퍼, 라지 사이즈 스트라이프 파스티치노 백 모두 위크엔드 막스마라(Weekend MaxMara).

체크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과 와이드 팬츠, 안에 입은 크루넥 티셔츠, 배색 스니커즈 모두 위크엔드 막스마라(Weekend MaxMara).

톤 다운된 핑크 컬러가 감각적인 싱글 브레스티드 트렌치코트, 러플 장식이 로맨틱한 체크 파스티치노 백 모두 위크엔드 막스마라(Weekend MaxMara), 얇은 스트랩으로 포인트를 준 스웨이드 가죽 스틸레토 힐 막스마라(MaxMara).

혜리의 브이로그 구독자 수가 얼마전 50만 명을 넘었어요. 자신에 관한 콘텐츠를 직접 만든다는 건 개인적인 부분을 드러내는 일이니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울 것도 같아요. 제가 원래 신비로운 편이 아니어서 그런 건 별로 부담스럽지 않아요.(웃음) 다만 SNS를 통해 저를 드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활동하지 않을 때도 팬들과 계속 충분히 소통하고 싶었고, 이런 고민 끝에 브이로그를 시작했어요. 대단한 것을 만들기보다는 일단 시작해보기로 한 거죠.

앞으로 자신의 어떤 점을 콘텐츠로 만들고 싶나요? 제가 보내는 일상을담고 싶어요. 여행을 가면 그때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기도 하고. 아, 지금 드는 생각은 올해에 반드시 실천할 수 있는 목표를 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꼭 대단한 프로젝트일 필요는 없고,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고, 빨리빨리 실천할 수 있는 목표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새로운 에너지도 얻게 되겠죠? 그보다는 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브이로그를 시작한 후 그동안 저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저에 관한 콘텐츠를 고민하면서 자연스레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알게 되었죠. 사소한 것일지라도 이렇게 저를 알아가는 건 흥미로운 일이에요. 마치 제 모습을 제3자가 되어 지켜보는 것 같아요.

브이로그를 시작한 후 생긴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요? 전에는 일과 남들에게 보이는 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면 이제는 실제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일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면서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지, 어떤 인물이 나와 어울릴지 헤아리게 돼요.

끌리는 대상도 달라졌을 것 같아요. 과거에는 구체적이지 않았어요. 어딘가 즉흥적인 면도 있었고. 어떤 걸 잘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이제는 제 세상이 좀 더 확장된 느낌이에요. 세상에 어떤 캐릭터가 필요한지, 이런 사람 하나쯤 있어야 하는 건 아닌지 구체적으로 떠올려봐요. 시각이 좀 더 넓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세상에는 어떤 인물이 필요하다고 느끼나요? 다채로운 면이 담긴 인물이었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자기 생각이 분명했으면 해요. 진취적이고.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낼 수 있는 캐릭터에 마음이 가요.

브라운 가죽 재킷과 팬츠, 예술적인 프린트가 돋보이는 라지 사이즈 파스티치노 백 모두 위크엔드 막스마라(Weekend MaxMara), 베이식한 양가죽 스틸레토 힐 막스마라(MaxMara).

리넨과 데님 혼방 소재의 싱글 브레스티드 재킷과 리넨 와이드 팬츠, 작은 비즈 장식이 감각적인 스트라이프 셔츠, 미디엄 사이즈 라탄 파스티치노 백 모두 위크엔드 막스마라(Weekend MaxMara).

걸스데이로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어요. 10년 넘게 활동하며 잃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건 뭔가요? 전에는 저한테 있는 촌스러움에 신경이 쓰였어요. 잘 꾸밀 줄 모르고, 아무데서나 잘 자고 그런 거.(웃음) 너무 소탈하기만 한 건 아닌지 고민했죠. 그런데 이제는 이런 촌스러움조차 제 모습이고, 이걸 잃는다면 오히려 제 가 아닌 것 같아요. 제 촌스러움마저 사랑해야겠다 싶어요.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나다움을 잃지 말아야죠.

힘들 거나 지치는 순간도 있었겠죠? 칭찬받지 못할 때요.(웃음) 대중의 평가를 받는 직업을 갖고 있다 보니 저를 향한 대중의 시선이 부정적이면 힘이 빠져요. 언젠가는 그런 평가를 에너지로 받아내서 뭔가 보여주고 말겠다고 열심히 한 적도 있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지칠 때가 있죠. 그럴 땐 한 숨 쉬어 가야 하는 것 같아요.

그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나요? 이겨냈다기보다는 시간을 잘 보냈어요. 애써 뭘 하려고 하거나 깊이 생각하지 않고. 왜 이 정도밖에 하지 못했는지 자꾸 생각하다 보면 한 가지 감정에 깊이 빠져 헤어나기 힘들어요. 그래서 그런 일로 힘들 때면 최대한 생각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먹었어요.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죠. 그러고 나면 다시 일할 힘이 생겨요.

대중의 평가에서 자유로워졌어요? 자유로워졌다기보다는 마음을 다스린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좋은 평가가 있을 때는 그 시간을 만끽하고, 나쁜 평가를 받을 때는 좋은 평가를 받을 때도 있었으니까 언젠가 좋아질 거라고 믿어요.

앞으로 혜리의 삶은 어떻게 채워질까요? 지금까지는 욕심부리지 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는 욕심을 좀 내보려고요. 스스로 잘 가꾸고 더 열심히 살아보려고 해요. 그럼 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욕심’이라는 단어가 미워 보일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팀으로 활동할 때는 개인이 욕심을 부리면 누군가 다른 멤버는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제 제가 생각하는 욕심은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고 싶은 마음, 제 자신을 좀 더 가치 있게 여기고 생각을 더 쌓고 싶은 마음이에요.

올해 어떤 봄날을 보내고 싶나요? 공부하는 봄을 보내고 싶어요. 이런 세계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구나, 이런 사람한테는 이런 일이 있구나 하는 걸 알아가는 거죠. 주변 사람에 관한 것일 수도 있고 먼 나라 일일 수도 있고. 여러 상황을 공부하고 싶어요. 세상을 넓게 바라보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