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olunteers (이하 더 발룬티어스)는 갑자기 나온 밴드가 아니다. 2018년 유튜브에 같은 이름으로 6곡이 올라왔고 백예린의 목소리가 드럼-기타-베이스 위에서 편안하게 오르내리는 노래들은 입소문을 타고 금세 퍼져나갔다. 이들이 직접 만든 뮤직비디오 ‘summer’는 음악과 꼭 같이 빛나는 여름의 조각들을 담아내며 더 발룬티어스가 추구하는 음악이란 청춘이 넘실대는 록 사운드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2021년, 새로운 4곡을 더해 더 발룬티어스의 정규 1집이 발매됐다. 싱어송라이터 백예린을 필두로 밴드 ‘바이바이배드맨’의 고형석(베이스)과 조니(기타), 여러 밴드에서 실력 있는 세션맨으로 활약해온 김치헌(드럼)으로 구성된 더 발룬티어스는 친구들과 농담 반으로 하던 말이 현실화된 케이스다.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를 부르는 백예린을 기대하면 당황할 수도 있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violet’은 수록곡 중 가장 강렬한 사운드를 선보이며 밴드 더 발룬티어스를 소개한다. 이어지는 ‘pink top’에서는 이들이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담았다. ‘네가 어떻게 행동하든지 상관없어 어떤 옷을 입는지 상관없어 나의 길을 걷는 한 신경 쓸 필요 없어’ 오아시스와 에이미 와인 하우스의 다큐를 보며 록커의 자유로운 삶을 동경해왔다는 백예린은 감성적인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한 편에서 보글대던 진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 앨범에 쏟아낸다. 터프한 그런지록 위에서도 그 목소리는 여전히 아름답고 유려해서 매력적인 시너지를 만든다. 동시에 힘 있게 받쳐주는 드럼, 기타와 베이스의 사이좋은 조합은 MTV에서 보고 듣던 90년대 록 그대로다.

한 곡에 두 번 많게는 세 번까지 변주되는 케이팝에 잠식되다시피 한 한국의 음악시장에서 더 발룬티어스의 정통 록 앨범은 용감하고 반가운 환기다. 백예린은 자작곡으로 채운 앨범 <Our Love is Great>으로 음원 1위를 휩쓸고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상’(2020)을 수상하면서도 1위는, 자기복제는, 진짜 내가 아닌 것은 더더욱 ‘꺼지고, 나는 이 지루한 시기를 끝낼 거야’ (S.A.D) 라고 외친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그것으로 자신이 새롭게 정의되기를 바라지도 않으며 그저 자신의 길을 가는 백예린이 어떤 음악을 만들고 부르던, 그 자유로움엔 언제나 록 스피릿이 묻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