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리앤 올웨이지(Lee-Ann Olwage) 프로젝트 ‘The Right to Play’

 

‘1억2천9백만여 명의 여자아이들이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초등교육에서 성 평등을 달성한 국가는 전 세계의 49%에 불과하고, 중학교 이후의 격차는 더 커진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진가 리앤 올웨이지(Lee-Ann Olwage)의 프로젝트 ‘The Right to Play’가 알리는 현실이다. 그는 여자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케냐의 비영리 기관 ‘카케냐의 꿈(Kakenya’s Dream)’에서 배움의 기회를 얻은 소녀들의 모습을 촬영했고, 그 사진을 꽃으로 장식했다. 교육 장벽에 직면한 아이들이 필요한 지원을 받으며 즐겁게 꿈꿀 때, 세상이 맞이하게 될 엄청난 변화를 그는 알고 있다.

 

사진가 리앤 올웨이지(Lee-Ann Olwage) 프로젝트 ‘The Right to Play’

 

먼저 어떤 생각을 갖고 ‘The Right to Play’ 프로젝트를 시작했는지 묻고 싶다. 가난, 문화적 규범과 관행, 열악한 기반 시설 등으로 인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는 여자아이가 많다. 이들은 꿈을 펼치지 못한 채 결혼과 자녀 양육이 곧 미래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게 된다. 하지만 모든 소녀는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교육받을 권리를 가져야 한다. 케냐의 교육자이자 사회운동가 카케냐 은타이야(Kakenya Ntaiya)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의뢰받아 그가 설립한 카케냐의 꿈을 찾아간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받는 여자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떤 점이 가장 인상 깊었나? 아이들이 강한 자신감과 기쁨을 뿜어내고 있어 감탄했다. 아이들이 저마다 지닌 분명한 정체성이 카케냐의 꿈에서 제공한 지원의 직접적인 결과였다. 충분한 교육적 지원을 받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일은 나를 무척 행복하게 만들었다. 계속해서 배우고 꿈꿀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질 때 아이들의 눈앞에 펼쳐질 미래를 ‘The Right to Play’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프로젝트를 위한 사진을 촬영하며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나? 사진가가 대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사진의 출발점이지만, 여기에 갇히면 결과물을 더 발전시키지 못할 것이다. 나는 ‘공동 창작’을 중요하게 여긴다. 대상이 사진가를 직접 이끌 정도로 개방적인 태도를 가진다면 마법 같은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사진 속 본인의 모습을 스스로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내 시선과 아이들의 바람을 공유하며 협업으로 이뤄낸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아이들과 긴밀히 협업하기 위해 시도한 방법이 있다면? 어느 날 오후 ‘포트레이트 세션’을 열었다. 아이들을 초대해 사진에 어떻게 묘사되기를 원하는지 대화를 나눴는데, 아이마다 각자의 생각이 아주 명확했다. 한 아이는 당당하게 걸어 나오더니 의자 위에 올라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촬영을 진행할 때도 아이들과 모니터 앞에 모여 앉아 충분히 의견을 주고받았다. 아이들이 현장에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준 덕분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도할 수 있었다.

꽃을 활용한 이유도 궁금하다. 케냐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돌아온 지 수개월이 지난 후에도 그들이 내게 남긴 인상이 머릿속에 자주 떠올랐다. 그래서 당시에 촬영한 사진을 꽃으로 장식하며 작업을 이어가기로 마음먹었다. 꽃을 사진 위에 배치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마치 명상하는 듯한 시간을 거쳤다. 꽃이 소녀들의 꿈을 앗아가는 ‘결혼’을 가리킬 수 있기에 더욱 뜻 깊었다. 꽃을 더하는 작업이 여자아이들에게 진정한 꿈과 미래를 되찾는 방법이 되어주기를, 그 결과 그들이 긍정적이고 힘차게 존재하는 즐거운 세상이 탄생하기를 바랐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학교의 존재 의미에 대해 고민했을 거라 짐작한다. 학교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학교는 아이들에게 배움의 장소이자 정체성을 발견하고 세상과 공유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안전한 공간이어야 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꿈이 지닌 가치를 아는 건 매우 중요하다. 내가 만난 소녀들은 조종사, 교사, 의사 등이 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변호사가 되어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겠다는 소녀도 있었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문제와 관련한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대화의 일부가 되는 것을 넘어 대화를 주도해야 하는 것이다. 학교가 교육으로 힘을 실어준다면 아이들이 더 나은 지역사회와 국가를 만드는 주체가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이 프로젝트가 세계 곳곳의 소녀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기를 기대하나? 카케냐의 꿈에 다닌 아이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계속 지켜가며 친구와 자매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학교라는 공동체 너머까지 변화의 물결을 일으킬 거라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의 사진 가운데 교실에 아이들의 교복을 걸어놓은 사진은 이곳이 교육받지 못하는 1억2천9백만여 명의 소녀를 상징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전세계의 여자아이들이 매거진이나 온라인 채널을 통해 이 프로젝트를 보며 자랑스러워하면 좋겠다.

더 나아가 세상에 변화를 일으키고 싶은 마음도 있을 거라 짐작한다. 작업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The Right to Play’ 프로젝트로 대안적 현실을 알리고 싶다. 사람들이 케냐의 한 학교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일, 더 나아가 아프리카 대륙의 이야기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사진가로서 꾸준히 지켜가고 싶은 가치관은 무엇인가? 난 항상 사진을 ‘삶에 대한 사랑’으로 여겨왔다. 사진은 본질적으로 사진가와 그가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사진을 마주한 사람들은 사진가의 세계 가까이에 접근할 수 있을 테고, 그래서 사진을 통해 이야기를 전할 때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이를 마음에 품고, 긍정과 축하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

 

사진가 리앤 올웨이지(Lee-Ann Olwage) 프로젝트 ‘The Right to Play’

사진가 리앤 올웨이지(Lee-Ann Olwage) 프로젝트 ‘The Right to P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