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음식, 꾸준히 사랑받는 두 가지 주제를
결합한 또 하나의 예능이 등장했다.
3월 15일, 첫 방송에서 7.6%의 시청률을 달성한
나영석 PD의 <스페인 하숙>.

차승원, 유해진, 배정남 세 배우가 스페인의 작은 마을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하숙집을 오픈하고
손님을 위해 잠자리와 한국 음식을 준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왜 이곳에 하숙집을 열게 된 걸까?

스페인 하숙은 산티아고 순례길,
까미노 데 산티아고의 중간에 자리 잡고 있다.
성 야곱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향하는 길이다.
여러 경로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길은 프랑스 남부
국경 근처의 마을인 생장피드포르에서 시작된다.

피레네 산맥을 넘는, 약 800km의 대장정.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순례자>의 배경이 되기도 했으며
1993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
100여 개의 마을을 거쳐 하루에 20~30km씩,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여정은 기독교 신자의
성지 순례뿐 아니라 도보 여행지로도 각광받는다.

순례자를 위해 마련된 교회와 병원, 수도원 등
오랜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건축물문화유산
그리고 훌륭한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데,
푸른 들판이 펼쳐지는 4~5월에 찾아가면 가장 좋다.

모든 순례자는 출발 전 크레덴시알이라고 불리는
순례자 여권을 만들어야 한다.
순례길의 시작점인 생장피드포르의 순례자 사무실
또는 순례길 중간에 있는 일부 공립 숙소나 성당에서
여권과 신청서를 제출하면 2유로의 가격으로 발급해준다.
<스페인 하숙>의 하숙집을 비롯한 알베르게
머무르기 위해서도 여권이 필수다.

알베르게는 숙박과 식사를 제공하는 순례자 전용 숙소
보통성별 구분 없이 2층 침대가 여럿 놓인 다인실에 머무르게 된다.
비용은 약 5~8유로, 한화로 8천원~1만2천원 정도이며
공용 샤워시설과 세탁기, 주방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을 받지 않고 호텔에 비하면 시설도 열악하지만
하룻밤 묵고 떠나기에는 가성비가 훌륭한 편.

또한, 알베르게는 다른 여행객을 만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같은 목적지를 향해 걷다가 휴식을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국적을 떠나 인연을 맺는다.
더 나아가, 스페인 하숙의 세 배우가
깔끔한 숙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제육볶음, 된장찌개, 식혜 등
한식 메뉴로 감동을 전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현재 2일차 영업을 마친 스페인 하숙에서
펼쳐질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