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터슨>

작은 마을의 버스 운전사 ‘패터슨’의 일상은 단조롭다. 매일 같은 시간에 깨어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아침을 먹고, 소박한 도시락을 싸 출근한다. 그리고 수년을 함께해온 낡은 버스에 올라 늘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작은 마을을 빙빙 돈다. 집에 돌아와서는 저녁을 먹은 뒤 강아지와 산책하고 바에 들러 하루를 마친다. 지리할 정도로 예외 없는 나날 속에서도 패터슨은 매일 새로운 시를 쓴다. 그의 두툼한 습작 노트를 보고 있으면 달리 살고 싶어진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에서 작은 반짝임을 찾아내고 새로이 사는 것, 새해를 앞두고 새삼 다짐하게 된다. 피처 에디터 유선애

 

영화 영화추천

<월-E>

영화에 한해서는 잡식과 과식을 마다하지 않지만 이런 날의 영화라면 까탈을 부려고르고 싶다. 상을 몇 개나 탔다거나 미장센이 어떻다거나 하는 것 말고 기분을 최고로 따끈하게 데워줄 영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럴 땐 <월-E>만 한 게 없다. 지구 폐기물 처리 로봇과 탐사 로봇 사이의 말랑말랑한 감정선을 보고 있노라면 수족 냉증도 잊을 정도니까. 당장 행복해지는 건 물론이고,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만이 구현 가능한 상상력의 신세계까지 덤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패션 에디터 김지수

 

영화 영화추천

<플로리다 프로젝트>

사랑스러운 파스텔 톤의 이면에 암담한 현실과 울림이 있다. 화려한 디즈니랜드 옆 싸구려 모텔에는 생계를 위해 힘겹게 살아가는 어른들과 밝고 천진난만한 아이들, 그리고 주인공 여섯 살 꼬마 ‘무니’가 살고 있다. 마지막 장면, 친구를 만나러 갔던 무니의 눈물에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그건 어른으로서 느끼는 미안함이었을까. 경쟁이 치열한 자본주의사회에서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마음, 돈보다는 사람이 먼저라는 깨달음. 한 해의 마지막 날, 참된 어른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아트 에디터 김동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