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코로나 라이프스타일

이제 게임을 시작해 볼까

남자친구와 나는 둘 다 내향적인 집순이, 집돌이라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우리의 일상은 크게 달라질것이 없었다. 하지만 역시 선택적 집콕과 현 시국의 자발적 격리는 퍼포먼스는 비슷해도 결이 다르다고 할까. 모든 것에 조금 의욕을 잃은 우리는 한동안 섹스도 마찬가지로 좀 시들했다. 그런 우리에게 활기를 가져다 준 건 보드게임이었다. 젠가와 악어이빨누르기 같은 초간단 게임으로 옷 벗기 내기를 한 게 야릇한 분위기로 이어진 이래로, 코로나 관련 퀴즈 대결을 벌여 진 사람이 야한 소원을 들어주기도 했고, 부루마블의 황금열쇠 카드는 아예 19금 버전으로 새로 만들었다. 상대방이 준비한 속옷 무조건 입기, 전희 10분 카운트다운 등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했다. 평소 같으면 참 실없다고 여겼을 텐데, 요즘같은 혼란한 때엔 그런 유치함이 가라앉은 분위기에 숨통을 틔워주는 것 같다. 더불어 잃어버린 성욕도 말이다. P_프리랜서 에디터

본격 화풀이 섹스

결혼 2년차, 평일 낮 빼고 온종일 실내에 붙어 지내는 휴식 없는 단체생활이 한 달 이상 지속되자 남편과 나는부쩍 신경전이 늘기 시작했다. 어느 주말, 냉전상태에서 와인을 들이 부은 나는 시시비비를 따지러 남편이 있는 작은방에 들이닥쳤다. 책을 읽던 남편이 매서운 눈길로 나를 올려다보는데 술기운인걸까, 저 짜증 가득한 남자가 왜 예민미 넘치는 매력남으로 느껴지는 건지. 남편에게 말없이 옆에 다가가 앉으니 그도 내 달라진 분위기를 눈치챘나보다. 그날 난생 처음으로 우린 화풀이 섹스를 했다. 잠자리는 강렬했고 화해는 즉각적이었다. 그 후로 우리는 여전히 집안에 갇혀 사소한 걸로 다투지만 최소한 분노를 쾌락으로 승화시키는 생산적인 화해법을 터득했다. 때론 열 마디 말보다 한 번의 몸의 대화가 효과적인가보다. K_회사원   

 

신상 공개는 이불 위에서

이 모든 사단이 나기 직전 1월은 SPA브랜드 세일 시즌이 한창인 때였다. 나는 불토에 입을 시퀸 드레스도 사고, 스탠딩 콘서트에서 키다리 앞사람들로부터 시야를 확보해 줄 플랫폼 부츠도 야심차게 준비했다. 허나 바이러스가 상륙하고 나의 F/W 세일 아이템은 갈 곳을 잃었다. 데이트조차 집 혹은 집 앞 카페에서 테이크아웃을 하는 게 고작이다. 곧 일상으로 돌아갈 거라는 희망을 놓지 못해 환불 기간도 지나버렸다. 차마 직장에는 못 입고 갈 그 아이템들을, 나는 그와의 잠자리에서입기 시작했다. 남자친구의 반응은 뜨겁다. 싸이하이 부츠를 신은 날은 마치 열성팬을 만난 스타가 된 기분이었다. 그도 최근 새로 산 실키한 드레스셔츠를 침대에서 먼저 개시했다. 어우, 왜 그 동안 이 생각을 못했을까. 당분간 우리는 그렇게 침대 위 패션쇼를 할 예정이다. S_마케터

Quarantine Playlists in Bed

Justin Bieber ‘Yummy’ 결혼하더니 철든 저스틴 비버가 깊은 밤을 나는 커플들을 위한 노래를 내놓았다. 듣는 이를 흐물거리게만드는 사운드에 ‘넌 정말 맛있다’는 가사까지, 섹스 배경음악으로는 다 갖췄다.

Giveon ‘Like I Want You’ MV 사랑꾼 래퍼 드레이크가 발굴했다는 이 R&B 신동의 낮은 목소리엔 다듬어지지 않아 더 섹시한매력이 있다.

H.E.R. ‘Comfortable’ 스물 두 살이란 게 놀라운 성숙한 보이스를 지닌 가수. 느린 어쿠스틱 기타 연주 위로  그녀가 ‘I feel so comfortable with you’를 읊조릴 때는 치골을 파고드는 관능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