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라이프스타일

침대 위 평론가

다 큰 성인들이 생판 남인 서로를 덥석 믿고 맨 몸을 부대끼는 게 섹스다. 완전히 무장해제된 벗은 몸 만큼이나 잠자리에서는 우리의 감정 또한 평소보다 연약할 수 밖에 없다. 말하자면, 상처받기 더 쉽다는 거다. 이런 상대에게 칭찬이나 감탄의 말을 건네기는 커녕 꼭 평가절하의 코멘트를 보태는 인간들이 있다. “옷 입고 데이트 할 땐 몰랐는데 은근히 뱃살이 있네” “겨울이라 보일 일 없다고 제모도 덜 하는 거야?” “겉보기엔 엄청 유연할 것처럼 보였는데 아니었네” 농담조로, 지나가듯 던지는 이런 말들의 이면엔 방금 자신이 가진 가장 은밀한 부분을 내어 보인 당신의 호의를 되려 약점 삼아 자존감을 깔아 내리려는 저열한 의도가 서려있다. 일부러 그랬든 무의식적이었든, 이런 포식자 마인드는 잠자리에서는 물론이고 일상에서도 스멀스멀 표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대로 멈춰라

관계 도중 그가 갑자기 어디가 아픈 듯 얼굴을 찡그리거나 신음을 흘렸다고 생각해보자. 그의 페니스가 반으로 접혔던가 말던가, 발에 쥐가 났던가 말던가 한번 시작한 게임은 끝을 봐야한다고 그를 채찍질 할 것인가? 하던 걸 멈추는 게 당연하다. 왜 어떤 남자들은 이 인과관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삽입이 아프다고 할 때 그만둘 생각보다 달래서 어떻게든 끝내려는 남자, 겪어도 보고 들어도 보았다. 섹스는 여러 이유로 중단될 수 있다. 어딘가 아프고 불편해서, 집중이 안 되어, 너무 피곤해서 등등. 그래도 괜찮다. 이건 월드컵 결승전이 아니고, 우리는 오늘만 볼 사이도 아니다. 물론 한껏 고조된 성적 긴장감을 스위치 끄듯 단번에 떨쳐 내는 건 쉽지 않다. 여자들도 안다. 정말이다. 핵심은 그에게 끝맺지 못한 아쉬움과 욕구를 이기는, 나를 향한 존중과 배려심이 있느냐이다. 침대 위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

취기는 동등해야 한다

커플에게 있어 알코올은 종종 섹스를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부스터 역할을 한다. 술에 취해 평소보다 대담하고 적극적인 파트너의 모습을 보는 건 짜릿한 경험이다. 하지만 여기에 종종 사람들이 간과하는 조건이 있다. 최소한 둘의 취한 정도가 비슷해야 한다는 거다. 의도적으로 덜 취한 남자 친구가 당신을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며 보호자 역할을 하는 대신 잠자리를 하려 하는 건, 신체적으로 약자의 지위에 놓인 당신의 처지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이다. 그가 혹시 이런 낌새를 보인다면 강력한 적색 신호로 받아들이길.

피임에 소극적인 남자

“그냥 밖에다 하면 안될까?” “생리 끝나고 얼마 안된 거면 괜찮지 않아?” “콘돔 끼면 아무 것도 못 느끼겠어”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기본 상식, 상황 판단,  자제력, 무엇 하나 제대로인 게 없으니 그냥 총체적 난국이라 할 수 있다. 라텍스 알러지? 포털사이트에 라텍스 알러지와 콘돔은 한번 검색해보고 말하는 건지. 참 ‘할말하않’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