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 의사 | 의료봉사

의료봉사 활동을 통해 경험한 코로나19 지난 3월, 대구의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열흘간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N95 마스크와 고글을 쓰고, 고글이 닿는 부분은 의료용 테이프를 붙여 빈틈을 없앤 후 방호복을 입고 환자 들을 돌봤다. 미디어를 통해서 본 대구는 당시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이어서 무섭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됐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 수많은 의료진들이 의료봉사를 하러 달려온 모습을 보면서 서로 용기를 얻었다. 또 대구시민들이 스스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것을 보며 곧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환자들도 의료진들을 많이 응원해주었다. 이 일을 계기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희망을 보았던 시간과 가장 절망적이었던 시간 사투의 현장이던 중환자실에 입원한 최중증 환자들을 볼때. 최중증 환자였던 친구 어머니가 아주 위험한 상태로 악화되었다가 가족의 응원과 의료진의 노력으로 회복 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또 대구·경북 지역에 남는 중환자실이 없어 전북대병원으로 최중증 87세 할아버지를 2시간여의 사투를 벌여 이송했다. 최근 완전히 회복하고 퇴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큰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환자들을 돌보다 감염된 의료진과 코로나19 환자인지 모르고 진료하다가 감염되어 사망하신 의사 분의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절망스러웠다.

여전히 고군분투 중인 사람들에게 이 세상에 없던 신종 바이러스와 싸운다고 환자와 의료진들 모두 고생이 많다. 물론 보건복지부, 행안부, 119소방본부, 국방 부, 환경부, 지자체 파견 공무원 등도 큰 희생을 감내하고 있다. 서로의 영역 다툼이 아닌 함께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합심하고 있다. 국민들 모두 예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기까지는 당분간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에 익숙해 져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는 어느 한쪽만 노력한다고 이겨낼 수 없을 것이며 육체적으로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있다면 위로하고 다독여야 할 것이 다. 서로가 응원하고 격려할 시기다. 당신이 우리의 영웅이다. 모두 파이팅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