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지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을 연구 중이다.

지구온난화를 목도한 자들의 움직임, 아이슬란드

“기후변화를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느냐고요? 지난 며칠간 날이 너무 더워 낮에 일을 거의 하지 못하고, 해 질 녘이 되어서야 온실에 가서 일을 했습니다.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죠.” 녹고 있는 빙하들 아래에 위치한 레이크홀트 마을에 사는 농부 시그퍼스 존슨이 말했다. “기후변화로 새로운 식물과 동물이 나타나고 있어요. 지구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해요. 이를 막기 위해 우리는 어떤 행동이든 해야 해요.” 그는 전적으로 지열 에너지에 의존해 축산업과 비교할 때 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적은 온실농장 시스템을 소개했다.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가장 빠르게 체감하고 있는 건 레이크홀트 마을 사람들만이 아니다. 지금 아이슬란드에서는 각 지역에서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크고 작은 움직임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중이다.

레이캬비크에서 자동차로 불과 30분 거리에 위치한 헬리셰이디 지열 발전소는 세계적인 규모의 지열 발전소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지금 수소전지 생산을 위한 시범 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면 수소전지가 미래의 수많은 산업을 위한 주요 연료가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가진 에너지를 가지고 무얼 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예요. 전에는 이렇지 않았죠. 우리는 자연이 주는 혜택을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이제 우리는 보호할 영역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우리의 카브픽스 기술이 그중 하나입니다. 이는 일종의 이산화탄소 주차장으로, 지하 현무암 속에 이산화탄소를 무제한으로 저장해두는 방식입니다. 석유 위기가 절정이었을 때 우리는 이 저장소를 활용해 불과 몇 년 만에 난방 에너지원을 화석연료에서 지열 발전소와 온천으로 완전히 전환했습니다.” 레이캬비크 에너지 공공기관 커뮤니케이션 부서장 에이리커 히알마르손의 설명이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행보는 레이캬비크에 이어 아이슬란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아쿠레이리에서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벌써 몇 년 전부터 경유와 휘발유 차 비율을 낮추는 것과 폐기물 처분 면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쿠레이리는 전기차와 수소차 비율이 높은 도시 중 하나이며,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유기성 폐기물 중 80%는 퇴비화 처리소로 보내지고, 처리한 결과물을 지역 농부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심지어 이곳은 향후 몇 년 안에 탄소 배출 계획을 갖고 있다. 지역 내에서 환경 친화적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그뷔드민드르 H. 시구르라손이 이에 관해 설명을 이어갔다. “아직도 많은 장애물이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몇 년간 많이 개선됐어요. 사람들이 기후변화의 결과를 접하고 있어요. 대기업들도 마침내 관심을 기울이고 수요에 대응하기 시작했고요. 이기주의와 냉소주의는 오래전에 사라졌어요. 기후변화에 있어 우리 모두 한 배를 타고 있는 겁니다.” 아이슬란드는 이미 전역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배를 타고 보다 깨끗한 환경을 향해 나아가는 노를 젓기 시작했다.

집을 찾은 이산화탄소, 노르웨이 오슬로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는 지난해 유럽환경수도로 선정된 이후 적극적인 환경보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탄소 포집 및 저장 프로젝트다. 오슬로 클레멧스루드(Klemetsrud) 지역에 있는 동명의 난방 및 소각 공장은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장이자,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획하고 저장하는 시범 사업의 시작을 알린 곳이다. 저장소 유지 비용과 성공에 회의적인 여론으로 인해 진척이 없던 이 사업은 아미노(한 개의 질소 원자와 두 개의 수소 원자로 이뤄진 원자단)를 활용한 새로운 방식이 특허를 받으면서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진행 방식은 다음과 같다. 난방 및 소각 공장에서 액화한 이산화탄소를 전기 및 수소 트럭에 실어 가장 가까운 항구로 운송한다. 항구에 도착하면 액화천연가스 수송에 사용되는 탱커에 적재해 약 200km 떨어진 서부 노르웨이 해안으로 다시 운송한다. 그곳에서 액화 이산화탄소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집’이라 불리는 공간으로 보내진다. 해저 1000~3000m 사이 어딘가에 자연적으로 생성된 구덩이와 지진에 의해 벌어진 틈새, 그리고 석유와 천연가스 채굴 과정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만들어진 구덩이들이다.

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자료에 따르면 탄소 포집과 저장 시스템은 대기 중 배출량을 80~90%까지 줄일 수 있다. 나아가 2100년까지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55%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의결한 나라들은 2022년까지 온실가스를 50% 감축하고 2030년까지 9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각지에서 탄소 포집 및 저장 프로세스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이 빠르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전히 우리가 한 발 앞서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노르웨이의 정치적 의지와 지원 덕분이죠. 이 프로젝트는 기후변화에 대항하는 중요한 무기가 될 만큼 기술이 5년 안에 충분히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해요. 더 나아가 앞으로는 탄소를 포획하고 저장하는데 드는 비용이 배출 가스를 생산하는 비용보다 훨씬 적을 거예요. 환경을 해치는 것보다 지키는 데 더 적은 비용이 드는 거죠.” 클레멧스루드의 난방 및 폐기물 소각 공장의 프로젝트 매니저 얀니케 비에르카스의 설명이다. 그의 말처럼 이제 환경을 보호하는 일은 보다 쉽고 비용이 적게 들며 당연한 일로 나아가고 있다.

태양전지판은 대부분 섬을 연결하는 도로변에 건설되었다.

지중해 최초의 에너지 자급자족, 그리스 틸로스

고요하고 평화로운 휴양지로 알려진 그리스의 작은 섬 틸로스는 얼마 전 새로운 칭호를 얻었다. 지중해에서 에너지 자급자족을 달성한 최초의 섬이 된 것이다. 이는 풍력과 태양에너지를 조합한 에너지로 지난해 3월 6일에 공식적으로 그리스 전력 시스템의 일부로 승인받았다.

틸로스 에너지 프로젝트는 현재 섬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특수 에너지 저장 배터리 시스템(ESS)이 이미 겨울에 소비할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다. 소규모 지역 네트워크 관리자들은 잉여 전력 중 일부를 인근 칼림노스섬(Kalymnos Island)과 코스섬(Kos Island)에 해저 라인을 통해 수출하고 있다.

“우리에게 이건 그다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자연과 조화롭게 살고, 환경과 유대감을 형성해왔습니다. 우리는 무엇에도 돈과 자원을 과도하게 쓰지 않으며 소박하고 겸손한 삶을 삽니다. 또한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하지요. 우리는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믿습니다.” 지난 7년간 틸로스의 시장을 역임 중인 마리아 캄마(Maria Kamma)의 말이다.

캄마에 따르면 에너지 프로젝트는 틸로스가 만들어내는 많은 이야기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그는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는 섬의 교통 시스템을 전기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 섬에 첫 전기 충전소가 건설되었다. 이미 보조금 일부를 전기 버스를 구입하는 데 사용했고, 내년 여름쯤이면 틸로스의 공공 교통 시스템 전체가 전기로 운행될 것이다. 공공 가로등부터 섬사람의 생존에 중요한 수도 펌프에 이르기까지 공공 기반 시설도 모두 전기로 운영할 예정이다.

마리아 캄마는 틸로스의 멋진 청정 에너지 이야기가 지중해 전체를 자극해 세계 각지의 도시와 섬이 자신들의 뒤를 따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에너지의 배터리 저장은 우리 섬만의 독특한 자랑입니다. 하지만 이 개념을 다른 섬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어요! 많은 그리스 섬들이 이미 우리의 노하우에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줬고 독일, 폴란드, 코르시카 등지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아직 달성하지 못한 것도 많습니다. 단지 첫 스타트를 끊었을 뿐이죠.” 놀랍게도 이건 겸손의 말이 아니다. 실제로 틸로스는 에너지 자급자족 섬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가격이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완전히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을 보장하는 첨단 기술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