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원준

화이트 셔츠 이에이(IEY), 브라운 재킷과 팬츠 모두 비 언더바 바이 비이커(B_ by BEAKER).

이원준

 ‘‘
라이브로 하는 예술의 공통된 힘이라면

행위자와 관객이 서로 자극을 받는다는 점이다.
그 자극을 통해 교감하고, 관객에게 멋진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좋은 연극을 만들어야 한다.
’’

국립극단을 선택한 이유 오디션 공고가 났을 무렵은 개인적으로 혼란스러운 때였다. 1차만 붙으면 배우 생활을 좀 더 해도 되겠지 하는 마음이 있었고, 2차 오디션을 통과해 단원이 된 후에는 내가 나를 테스트하는 느낌이었다.

준비 중인 작품 올해 준비한 <파우스트 엔딩>, <동양극장2020>이 무대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12월에는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라는 작품을 준비 중이다. 대사가 너무 예쁘고 겨울이라는 계절과 정말 잘 어울린다. 이 작품에서 ‘준수’를 연기하는데, 졸업과 취업난에 던져진 20대의 공허감이 느껴지는 친구다. ‘준수야 다 괜찮을 거야. 너는 잘해내고 있어’라고 말해주고 싶다.

설레는 순간 첫 대면. 모든 첫 대면이 설렌다. 그 설레는 마음을 잘 간직하고 연극을 제대로 즐기려 한다.

배우로 살게 하는 원동력 언제나 응원하고 지켜봐주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

나에게 연극이란 수단. 좋은 연극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좋은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기도 하다.

배우로서의 꿈 TOP STAR

 

 

배우 문예주

베이지 롱 베스트, 오버사이즈 베이지 재킷 모두 로우클래식(Low Classic).

문예주

 ‘‘
최근 2년간 국립극단에서 공연한 작품들이 무척 흥미로웠다.
해외 신작들이 국내 창작진에 의해 빠르게 번역되고 재탄생해 관객과
만난다는 점도 좋았고 그 완성도 또한 높았다. 국내 창작극 역시 마찬가지였다.
좋은 작품들을 보면서 국립극단의 안정되고 수준 높은 시스템 안에
들어가 나를 더 확장시키고 싶은 열망이 생겨 지원했다.
’’

준비 중인 작품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가 쓴 <스카팽>이라는 작품에 출연한다.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각색되어 작년에 많은 관객에게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이번에는 ‘아르강뜨’라는 회장님 역과 ‘네린느’라는 유모 역을 맡았다. 국립극단에 들어오기 전에 지금껏 해보지 않은 일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는데, 더블 캐스팅이 되어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더블 캐스팅 된 동료 배우와 배역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의미 있다.

연극의 힘 현장성. 현장의 숨소리를 관객과 함께 경험한다. 또 연극을 보려면 시간을 내야 한다. 보고 싶은 연극을 검색하고, 예매하고, 극장으로 와서 보고, 또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간다. 가야만 한다. 빠르게 돌아가는 이 시대에 하루의 기억을 온전히 선물 받을 수 있는 것, 그것이 연극이 가진 힘이자 매력 아닐까.

가장 설레는 순간 연출가에게 캐스팅 제안받는 순간, 첫 연습에 그동안 흠모하던 배우가 등장했을 때, 상대 배우와 장면에 대한 이야기가 잘 통할 때, 연출자가 나를 신뢰한다고 느낄 때, 극장에 들어가 처음으로 빛(조명)과 만났을 때, 공연 첫날 관객을 만나기 1분 전.

배우로 살게 하는 원동력 나에 대한 나의 믿음. 나에대한 타인의 믿음. 아직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

나에게 연극이란 연극 한 편이 올라가는 과정은 버라이어티하다. 친했던 사람과 멀어지기도 하고, 찰나의 순간에 한 사람의 향에 취하기도 한다. 자신도 모르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연극은 내가 삶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플랫폼이다. 연극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하고, 세상에 내가 살고 있음을 증명한다. 여러 기차를 타고 내리면서 나는 내가 더욱 성장할 것을 의심치 않는다. 그 플랫폼이 오래도록 사람들로, 이야기로 북적이기를 바란다.

배우로서의 꿈 훌륭한 연출가와 감독을 만나 배우로서의 나를 더 확장시키고 싶다. 아직 할 일이 많고 여전히 목이 마르다. 얼마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마틴 스코세이지에 대한 헌사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노감독의 얼굴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후배에게 존경받는 노배우가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배우 박용우

화이트 스티치 장식 셔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블루 코듀로이 팬츠 폴 스미스(Paul Smith), 화이트 니트 스웨터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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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이상적인 노동은 물질적 풍요뿐 아니라
정신적 풍요까지 가져다준다. 연극 덕분에 먹고 싶은 거
먹고 잠도 잘 자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
아주 소중한 노동이다.
’’

국립극단을 선택한 이유 안정적인 환경에서 다양한 창작자들과 만날 수 있기 때문. 준비 중인 작품 5월 공연 예정이던 <채식주의자>는 취소되었고 9월 예정이던 <SWEAT:땀, 힘겨운 노동>은 대면 공연이 취소되며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지금은 12월에 예정된 <햄릿>을 준비 중이다. 레어티즈 역을 맡았고 아버지와 동생의 복수를 위해 역시나 아버지를 잃은 햄릿과 검투를 벌인다. 열심히 검술을 연마하고 있다.

연극의 힘 대면. 콘텐츠가 아무리 다양해져도 연극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유일한 힘이다. 눈 앞에 살아 움직이는 배우가 있고, 눈앞에 나를 보는 관객이 있다는 건 연극의 막강한 힘이다.

가장 설레는 순간 백스테이지에서 첫 등장을 기다릴 때와 첫 연습 전날 밤.

배우로 살게 하는 원동력 연극이 가장 재미있다는 것. 언제부턴가 재미가 없어지면 언제든 그만두겠노라 마음먹었다.

배우로서의 꿈 연극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1년에 좋은 작품 서너 개만 꾸준히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연기를 행복하게 계속 하는 게 중요하다.

 

 

배우 김예림

배우 김예림

블랙 크링클 원단 드레스 렉토(Recto).

김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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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연 직전. 등장 직전에 설렘과 긴장감이 최고가 되는데,
그러다가 등장하러 나갈 때 항상 생각한다.
아악! 주사위는 던져졌다!
’’

국립극단을 선택한 이유 국립극단 공연을 볼 때마다 저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꿔왔다. 시즌 단원 공고가 떴을 때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국립극단에 ‘여기 김예림이라는 배우가 있다’고 알리고 싶었다.

준비 중인 작품 <햄릿>. 햄릿의 오랜 친구 길덴스턴을 연기한다.

연극의 힘 배우와 관객이 극장이라는 한 공간에서 호흡하며 만들어가는 현장성.

배우로 살게 하는 원동력 가족. 배우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한치의 의심 없이 언제나 응원해주고 힘이 되었다.

나에게 연극이란 조금 알 것 같다가도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을 때도 있고, 그러다 이 작업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 만큼 미치도록 재미있을 때도 있다.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존재다.

배우로서의 꿈 누군가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감사하고 행복할 것 같다.

 

 

배우 송석근

블랙 재킷 밈더워드로브(MIM the wardrobe), 블랙 팬츠 유니폼 브릿지(Uniform Bridge), 화이트 티셔츠와 블랙 스니커즈는 본인 소장품.

송석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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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배우라는 일을 다른 어떤 일보다 좋아한다는 것.
한때 포기한 시절이 있지만 막상배우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봐도 배우로 사는 것보다 재미가 없었다. 한 번 사는 인생
아무리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해도 재미없는 인생은 싫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자는 마음이 계속 배우로 살게 한다.
’’

국립극단을 선택한 이유 연극영화과에 입학했을 때 국립극단 단원이 되는 게 10년 후 목표였다.

준비 중인 작품 올해의 마지막 공연은 관객 투표로 다시 보고 싶은 연극 1위에 뽑힌 <햄릿>이다. 버나도, 배우, 무덤지기, 서국대사 등 많은 역을 맡았다. 다른 인물로 여러 번 무대 위에 등장한다.

연극의 힘 내 눈앞에 배우가 실제로 존재하고 그 존재가 뿜어내는 현장감. 연극의 현장감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 이는 연극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설레는 순간 첫 공연의 순간. 연습실에서 연습하며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관객의 반응이 나타날 때가 있다. 우리끼린 재미있게 했지만 관객은 그렇지 않을 때도 있고. 대사에 따라 울고 웃는 피드백을 처음 받게 되는 첫 공연이 설렌다.

나에게 연극이란 대학생 시절 어떤 선배가 연극은 스마트폰 시대에 삐삐를 파는 일이라고 말했다. 처음엔 와닿지 않았지만 연극배우로 살아가면서 점점 더 공감이 된다. 나에게 연극이란 디지털이 할 수 없는 아날로그 감성이 있는 존재다. 연습 과정도, 만들어가는 과정도 험난하고 긴 데다 오랫동안 정성을 들여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 정성은 배신하지 않는다.

배우로서의 꿈 연기 참 잘한다 하는 소리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잘하기는 힘든 직업이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워지고 답을 알 수 없는 지점이 있다. 그래서 더 많은 작품이 하고 싶고, 훈련도 많이 받고 싶다.

 

 

배우 고애리

블랙 와이드 칼라 임벨리시드 드레스 토리 버치(Tory Burch).

고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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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할수록 바뀐다. 현재의 내게 연극이란
‘나를 조금 더 사람답게 만드는 선생님’.
연기를 더 오래, 그리고 잘하고 싶어서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한다.
더 이해하려고 바라보고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하고자 한다.
’’

국립극단을 선택한 이유 매 시즌 국립극단에 애정과 관심이 있었다. 국립극단은 좋은 환경에서 실력이 뛰어난 연출가, 배우, 스태프들을 만날 수 있고, 쉽게 접할 수 없는 실험적인 작품을 경험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연극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좋다.

준비 중인 작품 올해 초, 조광화 님이 각색하고 연출한 <파우스트 엔딩>의 바우키스를 시작으로, 9월에는 <동양극장2020>에서 박소사 역을 맡았다. 현재는 12월에 공연 예정인 국립극단 온라인 상시 투고 제도 ‘희곡 우체통’을 통해 발굴된 두 번째 작품 이은준 연출, 유혜율 원작의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에서 정연 역을 준비하고 있다.

연극의 힘 한 공간에서 배우와 관객이, 숨과 숨이 만나는 그 현장감. 연극을 하며 가장 설레는 순간 첫 리딩. 인물의 진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호흡을 나누
다 보면 첫 데이트할 때와 비슷한 긴장감을 든다.

배우로서의 원동력 고등학교 때 연기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전까지는 내가 작게만 느껴졌는데 그 순간만큼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어릴 때 연극을 접하고 처음 느낀 감정이 설렘이었다면 지금은 자신감 혹은 정반대의 나약함이 나를 버티게 한다.

앞으로 배우로서 꾸는 꿈 내 연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배우 권은혜

아이보리 니트 스웨터 자라(ZARA), 블랙 가죽 재킷과 팬츠 모두 에잇 바이 육스(8 by YOOX), 블랙 스니커즈는 본인 소장품.

권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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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 와서 연극을 본다는 건
‘그날의 그 공연’을 보는 것이다.
다음 날 공연은 대사는 같지만 호흡이나 
제스처 등 모든 게 같을 수 없다.
찰나의 예술인 셈이다. 나는 연극의 그 즉흥성이 좋다.
’’

국립극단을 선택한 이유 시즌단원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10가지도 넘지만 지금은 한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만나기 위해서’. 여러 동료를 만나기 위해서, 여러 연출가를 만나기 위해서, 그리고 연극을 사랑하는 수많은 관객을 만나기 위해서.

준비 중인 작품 <스카팽>. 더블 캐스팅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아르강뜨’와 ‘네린느’로 무대에 오른다.

연극을 하며 가장 설레는 순간 매번 다르며, 거의 모든 순간 설렌다. ‘명동예술극장’에서 하는 공연에 참여할 예정인데, 너무나 서보고 싶던 무대에 내가 선다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배우로 살게 하는 원동력 호기심. 사전에는 ‘어떤 움직임의 근본이 되는 힘’이라고 적혀 있다. 호기심이 생기면 재미있어지고, 재미있는 건 계속 하고 싶어진다. 내 일에 끝없는 호기심을 느낀다.

나에게 연극이란 원동력. 연극을 하기 전에 개인적으로 즐기던 소소한 취미들이 있는데, 연극을 시작한 후로는 하지 않게 되더라. 연기를 하며 경험하는 수많은 일들이 취미가 된 셈이다. 그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연기를 시작한 후 성격과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다. 연극은 지금 이 순간에도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가고, 움직이게 한다.

배우로서 꾸는 꿈 행복해지고 싶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다. 여러 질문의 답이 채워지고 나면 사랑이 가득 찬 사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배우 김명기

블루 니트 터틀넥 지오송지오(ZIOSONGZIO).

김명기

 ‘‘
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는 젊은 배우들은
한번쯤 국립극단의
시즌단원이 되기를 희망한다.
안정된 공연 제작 시스템 안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연출가, 작가를 비롯해
많은 아티스트와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국립극단 시즌단원제는 충분한 매력이 있다.
’’

준비 중인 작품 <스카팽>. 몰리에르의 고전 희극이며, 임도완 연출가 특유의 재치 있고 리듬감 넘치는 작품으로 작년에 이미 관객과 평단의 인정을 받았다. 구두쇠 아버지 역할로 노역(老役)을 맡았다. 자식을 정략결혼시키려고 계획하는데, 자식과 하인의 속임수에 돈을 잃고 수모를 당하지만 끝내는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연극의 힘 연극의 매력은 현장성이다. 코로나19도 언젠가 사그라질 것이고 공연은 무대에 올라가고 머지않아 객석에는 관객이 앉아 있을 것이다. 관객이 극장에 찾아오는 한 연극은 불멸한다.

가장 설레는 순간 배우와 스태프가 모두 모이는 첫 리딩 그리고 첫 공연이 가장 설레고 떨린다.

배우로 살게 하는 원동력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연극을 해오면서 좋은 인연, 고마운 인연이 많았다. 어렵던 그 시절, 함께 땀 흘리며 마음을 나눈 동료들 덕에 지금까지 연기를 하고 있다. 지금은 아내와 아들이 큰 힘이 되어준다.

나에게 연극이란 나를 치유해주는 존재다. 관객도 연극을 통해 치유받지 않나. 그래서 멈출 수가 없다.

배우로서 꾸는 꿈 원로배우가 되어서도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

 

 

배우 김세환

블랙 스트라이프 재킷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블랙 쇼츠 에이치앤엠(H&M), 블랙 삭스와 블랙 로퍼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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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하나로 많은 것이 가능한 시대라서
만남의
예술인 연극의 의미가 더욱 소중해지는 것 같다.
연출, 작가, 배우, 디자이너 등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 만난다.
그리고 그 세상을 완성해주는 것은 관객과의 만남이다.
만남을 통해서만 공유되는 연극이라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다. 연극이 인간성을 회복시키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믿는다.
’’

국립극단을 선택한 이유 국립극단의 공연을 보며 자랐고 언젠가는 국립극단에서 연극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2018년 <록앤롤>이라는 작품에 배우로 참여했는데 그때의 시즌단원 선배들, 국립극단 관계자분들과 함께한 것이 무척 행복했다. 그때 느낀 따뜻함이 마음 깊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예술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설렜다.

준비 중인 작품 예정대로라면 <파우스트 엔딩>, <불꽃놀이>, <SEWAT:땀, 힘겨운 노동>의 무대에 올랐어야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공연이 취소되었다. 올해 시즌단원으로서의 공연은 끝났고 11월 5일부터 15일까지 ‘극단 상상만발극장’에서 박해성 연출가의 <스푸트니크>라는 공연을 준비중이다. 심리상담사, 세일즈맨, 난민 소녀, 군인 네 명이 등장하고 평범한 이들이 다양한 이유로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를 꿈꾼다. 지금 이 순간 지구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는 특별하지 않은 인물들의 특별하지 않은 일상들을 연결한다. 나는 우버택시 기사로 일하다 돈을 벌기 위해 군대에 간, 제대하면 생과일 주스 가게를 열고 싶어 하는 군인 역할을 맡았다.

가장 설레는 순간 어느 순간에 우리가 같은 지점을 향해 같은 온도로 뭉쳐져서 같이 가고 있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 그 순간 가장 설레고 행복하다. 배우로서 살게 하는 원동력 사람들과 마음을 주고받는 이 일이 행복하고 가치 있다고 느낀다. 상처받고 힘든 일도 많지만 결국 사람이 좋아서, 궁금해서 이 일을계속 할 수 있는 것 같다.

나에게 연극이란 정말 멋지고 신나고 재미있으면서 어렵고 행복한, 이상한 것. 수많은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세상을 공유해 만든 작품으로 관객과 마음을 나누는 이 일이 참으로 멋지지만 잘해내지 못했을 때 상처 받고 그것을 버티고 이겨내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 그럼에도 관객의 박수와 따뜻한 눈빛, 동료들의 인간애를 통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이상한 존재다.

배우로서 꾸는 꿈 배우로 사는 과정에서 용기를 잃지 않고 잘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좋은 어른으로 살아가면서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 이유진

아이보리 와이드 커프스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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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리딩, 첫 블로킹, 첫 리허설, 첫 공연.
처음 상대 배우의 눈을 들여다보게 된 순간.
가벼운 스침으로 관계가 명확해진 순간.
상대방이 나를 믿은 순간.
어느 날 공기가 달라지는 순간.
작품이 자기 힘으로 달려가기 시작할 때.
’’

국립극단을 선택한 이유 심사위원들이 나를 시즌단원으로 선택해줘 감사할 뿐이다. 시즌단원이 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있다면 오디션 준비를 열심히 했다는 것. .

준비 중인 작품 <스카팽>을 앞두고 있다. 작년에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당시 감탄하며 봤다. 올해 참여하게 되어 성공한 덕후처럼 연습하고 있다. 17세기 프랑스 고전 코미디 <스카팽>이 21세기 코레(Corée)에서어떻게 재탄생했는지 몰리에르가 알면 아주 깜짝 놀랄 것이다. 이아상뜨라는 사랑스러운 아가씨로, 재벌3세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지만 가난 때문에 파혼당할 위기에 처하는 인물을 연기한다.

연극의 힘 연극배우로서 새로운 것에 늘 열려 있으려 노력한다. 시대는 언제나 변하고 연극은 진화하니까. 연극은 긴 호흡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힘을 지녔다. 언택트 시대를 살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가 콘택트를 갈망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꾸만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하고 혼자인 시간에 지쳐가고 있다. 마스크를 쓴 관객과 안전한 극장에서 만나길 기대한다.

배우로 살게 하는 원동력 ‘제 주머니 속에는 군고구마가 있어요. 낡은 코트를 입고 있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리지만 사람들은 몰라요. 제 주머니 속에 따뜻한 군고구마가 있다는 걸.’ 내가 진정 배우인지 의심하던 무렵 이 이야기를 해준 분께 감사하다. 힘들 땐 항상 주문을 외운다. 내 주머니 속에는 따끈한 고구마가 있어!

나에게 연극이란 나를 들여다보게 하는 작업. 나도잘 몰랐던 나를 깊이, 더 깊이, 더 더 더 깊이 만나야만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나 자신을 모르면 다른 사람을 만나는 방법은 더 알 수가 없
으니까.

배우로서의 꿈 관객을 만나고 싶다. 오래, 많이, 깊이.

 

 

배우 김보나

아이보리 펄 케이블 니트 스웨터 렉토(Recto), 블랙 롱 원피스 이로(Iro), 블랙 앵클부츠 렉켄(Rekken),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보나

 ‘‘
공연 시작 직전, 객석 불이 꺼지고
관객이 조용해지는 순간이 가장 떨리고 설렌다.
관객 모두가 무대를 향해 시선을 쏟아내는 첫 순간이다.
그때 어떤 강렬한 에너지로 무대가 꽉 차는 느낌이 든다.
숨이 막힐 정도로, 입안이 바짝 마를 정도로 떨린다.
’’

국립극단을 선택한 이유 처음 연기자의 꿈을 꾸던 10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국립극단의 공연을 정말 많이 봤다. 자연스레 그 극단의 일원이 되는 게 꿈이었다. 국립극단의 시즌단원 오디션에서 몇 번 떨어졌지만 계속 지원한 끝에 꿈을 이뤘다.

준비 중인 작품 상반기에 예정된 <파우스트 엔딩>과 <동양극장2020> 모두 대면 공연이 취소되었다. 지금은 12월에 공연될 <햄릿>을 준비 중이다. 주인공 햄릿의 친구이자 그가 이루고자 하는 복수를 돕는 조력자, ‘호레이쇼’를 맡았다.

연극의 힘 무대라는 공간. 무대는 관객에게 정말 독특한 인상을 주는 곳이다. 많은 것이 함축되어 있어서 관객은 실재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다. 배우의 말과 몸짓, 조명, 음향, 무대장치 등 모든 효과로 인해 관객은 바다 한가운데에 표류하기도 하고 곧바로 성의 밀실을 들여다보게 되기도 한다. 그 모든 것이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펼쳐진다. 어떤 매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바라본다. 관객이 바로 그 상상의 공간을 경험하고 싶어 극장을 찾는다고 생각한다.

배우로 살게 하는 원동력 배우들. 연기 잘하는 배우를 보면 힘이 솟는다. 더 노력해서 언젠가 저 배우들과 꼭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진다.

나에게 연극이란 잘 살아가라고 일깨워주는 존재. ‘나’라는 하나의 인생만으로는 겪지 못할 다양한 삶의 모습을 내가 만나는 역할들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데, 덕분에 나의 삶과 다른 삶을 이해하게 된다. 세계관을 넓히게 되고, 다른 시각을 배운다. 덕분에 더 넓은 마음과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게 되는 것 같다.

배우로서 꾸는 꿈 지금보다 더 많은 관객을 만나고 싶다. 일단 국내 연극계를 제패하고 나서 해외 진출을 해보려고 한다.(웃음) 진담이다.

 

 

배우 강현우

그레이 재킷 인스턴트펑크(INSTANTFUNK), 블랙 슬랙스 로드 존 그레이(Lord John Grey), 블랙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블랙 티셔츠는 본인 소장품.

강현우

 ‘‘
연극은 철저하게 관객의 예술이다.
보고 싶은 부분을 마음껏 보면 된다.
연극은 내가 보고 싶은 부분을 보는 재미와 힘이 있다.
대사하는 사람이 아닌
그 대사를 듣는 사람의 발꿈치를 봐도 된다.
’’

국립극단을 선택한 이유 가장 확신이 없는 순간 확신을 믿어보고 싶었다.

준비 중인 작품 <햄릿>의 포틴브라스. 콘텐츠가 다양한 시대에 연극배우로서 하는 고민 돈을 벌고 싶었으면 다른 길을 선택했을 것이다. 연기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내 자신을 소모하고 싶지 않았다. 아직까지 대면이 아닌 비대면, 영상으로 만나는 것이 영 어색하다.

연극을 하며 가장 설레는 순간 역할을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고 노력하는 순간은 매번 떨린다. 하지만 그 배역이 보일 듯 보이지 않던,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손을 내밀어주면 그때부터 하루하루가 설렘으로 가득 찬다.

배우로서의 원동력 불안과 불신. 연극영화과에 입학하기 전부터 졸업 후 여러 작품을 하는 지금까지 내가 평가하기에 나는 늘 연기를 못하는 사람이었다. 이 불신이 나를 강하게 채찍질했으며, 이어 찾아오는 불안은 나 자신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을 가져다주었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넓은 강과 좁은 강, 가파른 강바닥과 완만한 강바닥. 흐름의 빠름과 느림. 물 자신은 정하지 않는다. 그저 따를 뿐.” 강바닥의 지형과 바람 같은 외부의 힘에 의해 온전히 정해진다. 나에게 험난한 길이 만들어지면 연기는 언젠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거라고 믿는다.

나에게 연극이란 꺼냈지만 베어보지 못한 검 혹은 뽑지 못 한 검을 감싸고 있는 칼집.

앞으로 배우로서 꾸는 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예를 들면 수상 소감에 어머니 이름 석 자를 외치고 싶다.

 

 

배우 이상홍

네이비 니트 터틀넥 지오송지오(ZIOSONGZIO).

이상홍

 ‘‘
첫 공연 직전 무대 뒤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지금도 그 시간을 떠올리면 소름이 돋는다.
10대 소년일 때부터 40대 중반 아저씨가 되도록
연극을 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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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을 선택한 이유 국립극단에서 작품을 하고 싶었다. 시즌단원이 되기 전에 국립극단에서 몇 작품을 했고 그때 좋은 연출가와 배우들을 많이 만났다. 그때처럼 좋은 사람들과 작업하고 싶어 지원했다.

준비 중인 작품 <햄릿>을 준비하고 있다. 햄릿의 삼촌이자 새아버지가 된, 클로디어스 왕 역을 맡았다. 가장 나쁜 놈으로 보이지만 그 나쁜 행동의 이유를 관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다.

연극의 힘 예전에 ‘연극을 영상으로 찍으면 그것은 연극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답은 ‘그것은 연극이 아니다’이다. 시대가 변하며 연극도 변할 것이다. 연극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대면’인데, 코로나19로 비대면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고민도 늘어났다.

배우로 살게 하는 원동력 강정화. 아내다. 결혼 전부터 배우의 길에 대해 포기와 오기 사이에서 자주 고민했다. 30대 중반부터는 그 고민의 크기와 무게가 달라졌다. 세 아이를 둔 무명 배우로서 하루에 몇 번씩 그만둘 결심을 했다. 그때마다 아내가 ‘결정은 당신이 해. 그런데 가족 때문이라면 접지 마. 당신은 배우일 때 돈을 제일 잘 벌어. 그만두면 딴 것 뭐할 건데?’라고 했다. 그 얘기를 들으면 다시 열심히 연기하자고 마음먹는다.

나에게 연극이란 시시포스의 돌

배우로서의 꿈 ‘이상홍은 연기 잘하는 좋은 배우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배우 박소연

블랙 벌룬 드레스 무디디(MUDIDI), 블랙 팬츠는 본인 소장품.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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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연극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 답을 찾고 있다. 하지만 연극이 지닌 힘은
결국 모든 것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경험에 있지 않을까?
한 편의 좋은 연극은
작품 자체가 주는 의미도 있지만
관객과의 소통, 걸어온 길,
극장의 냄새와 주변의 모든 것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것에
있으니까.
그리고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인
사람들이
작게나마 변화하거나 삶의 의미를 찾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런 막연한 기대와 즐거움이 나를 무대에 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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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을 선택한 이유 지난한 오디션 과정을 겪어내며 국립극단의 시즌 단원이 된 이유 중 하나는 좋은 환경에서 좋은 스태프, 연출가, 동료 배우들과 안정적으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컸다.

준비 중인 작품 국립극단 창단 70주년 기념작이자 올해를 여는 첫 작품인 <화전가>가 코로나19로 미뤄져 지난 8월에야 공연될 수 있었다. 이 작품에서 행랑어멈이 키우는 딸인 ‘홍다리댁’ 역할로 첫 시즌 단원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 연극 원형의 재발견’ 프로젝트 <하지맞이 놀굿 풀굿>의 새 창작극 <불꽃놀이>에서는 ‘악사’와 ‘지혜’ 역할을 맡았고 그 공연이 9월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송출되었다. 12월 말에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예정인 <햄릿>에서는 햄릿의 친구인 ‘마셀러스’외 다양한 역할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가장 설레는 순간 배우가 무대에서 공연을 마치고 커튼콜 때 관객과 직접 마주하면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나온다고 한다. 쾌락과 의욕을 높여주는 신경 전달 물질인데 그때 느끼는 희열 때문에 배우를 계속하게 되는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설렌다는 건 바로 그 감각인 것 같다. 작품을 만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지치고 힘들다가도 무대에서 관객을 만난다는 생각만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결국 나를 설레게 하는 그 순간을 위해 의미를 부여잡고 참여하게 된다.

배우로 살게 하는 원동력 가족의 응원.

나에게 연극이란 나를 버티게 하는 것이 나를 가장 버티지 못하게 하는 것. 연극은 늘 상반된 두 가지가 존재한다.

배우로서의 꿈 솔직히 배우를 계속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나란 사람은 늘 연약하고 흔들린다. 척박하고 고된 이 길을 강단 있게 버텨나가고 있는 것 같지만 때때로 의심한다. 과연 이 길이 내 길인가. 오늘을 기준으로 꿈꾼다면 딱 중간만큼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더 잘한다고 엄청 잘할 수도 없을 것 같고, 너무 잘하면 결국 내려오게 되어 있으니까. 그것이 인기든 실력이든 그 무엇이든 중간만큼만 하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