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어려움 속에서 힘겹게 시작한 동행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도 몰랐던 감정이 삶을
완전히 바꿔버리기도 하죠.

이효리에게는 반려견 순심이와의 날들이
그런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이효리의 반려견 순심이는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많은 이들이 함께 아파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효리는 순심이와 함께 출연한 추억이 있는
프로그램 ‘TV 동물농장’을 통해
순심이와의 만남부터 작별까지를
담담하게 털어놨습니다.

이효리는 10년 전,
유기견 보호소에서 순심이를 만났습니다.

다른 강아지들이 괴롭혀 홀로 있던
털복숭이 순심이가 유독 눈에 밟혔죠.

덥수룩한 털을 걷어내고 보니
순심이는 한 쪽 눈이 실명이 되어 있었고,
자궁 축농증까지 앓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효리는 순심이의 수술을 마친 후
순심이와 함께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효리 동물농장 순심이

 

다른 강아지들과 달리
유독 이효리를 따랐다고 합니다.

버림받았던 기억 때문에
주인과 떨어지면 불안감이 컸죠.

이효리가 스케줄을 가면
현관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렸던 순심이.

이효리는 가능한 모든 일정에 순심이와 함께 했습니다.

 

“서로 적응하던 시기이기도 했고,
서로가 서로에게 서로밖에 없는 시기였어요.

순심이는 처음 사랑을 느껴볼 때였고,
저 또한 유기동물에 대해
배우고 사랑을 체험하던 때였어요.”

이효리의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모두 순심이가 함께 있었습니다.

가장 바쁠 때도 외로울 때도
힘들 때도 기쁠 때도 언제나 이효리의 곁을 지켰고,
이상순과 연인이 되었을 때도,
결혼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열었을 때도
언제나 이효리의 곁에 순심이가 있었죠.

 

 

이효리는 순심이 입양을 시작으로 유기견 봉사활동과
입양 캠페인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동물이 인간과 얼마나 깊게 교감하는지
순심이를 통해 배웠다고 합니다.

요즘에야 ‘사지 말고 입양하자’는 말이 익숙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유기견 입양에 대한 인식이 얕을 때였습니다.

이효리는 순심이와 함께 방송에 출연하고,
노래를 내고, 에세이 책을 내고,
이로 인한 수익을 다시 동물보호를 위해 썼습니다.

이효리의 ‘움직임’은 영향력이 컸죠.

많은 스타들이 유기동물을 입양했고,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더욱 높아졌습니다.

 

 

이효리가 결혼을 하고
제주에서 인생 2막을 열었을 때도
그의 곁에는 순심이가 있었습니다.

이효리의 제주 일상을 보여준
<효리네 민박>에서도 순심이는 언제나 그렇듯
‘효리 바라기’로 그의 곁에 머물렀죠.

시간이 흘러, 순심이가 떠날 때가 가까워오자
이효리와 이상순은 슬픔 속에서도
순심이의 편안한 마지막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더 이상 치료가 힘들 것 같다고
들었을 때는 계속 울었는데,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날 때
보호자가 슬퍼할까봐 두려워한다고 하더라고요.

순심이처럼 사랑이 많았던 아이는
더더욱 그럴 것 같았어요.”

 

 

순심이와의 마지막을 기록한 영상을 보던
이효리는 결국 눈물을 흘렸습니다.

요즘에도 순심이 꿈을 꾸지만,
잠에서 깨고 나면 기분이 좋고 따뜻한 마음이라고 해요.

이효리의 인생에 따뜻함을 불어넣어준 순심이.

이효리는 순심이를 통해 삶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순심이를 만난 후 나에게 제일 큰 행복을 주는 것이
깊은 사랑과 교감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 외의 부수적인,
화려하고 부풀어 있던 것들을 쳐냈죠.

순심이를 통해 너무 많이 배웠고
너무 마음이 따뜻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