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모니움

마당 있는 주택에 산다면 요즘 같은 계절을 이렇게 즐길 테다. 한남동 주택을 이탤리언 레스토랑으로 운영하고 있는 ‘아르모니움’은 그늘이 되어줄 만큼 푸르게 변한 나무들 아래 편안한 테이블과 의자를 두었다. 맑은 날씨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자리다. 2014년 해산물을 주로 활용하는 이탈리아 사르데냐 지역 기반의 요리를 선보이는 곳으로 시작한 만큼 해산물 샐러드, 랍스터 스파게티, 도미구이 등의 제철 해산물을 사용한 메뉴가 맛있다. 모차렐라 치즈와 프로슈토 꼬또 햄으로 속을 채운 가지 요리도 여름 별미. 단품 주문도 가능하지만 시간을 들여 코스 메뉴를 즐겨봐도 좋은 곳. 블루베리 판나코타, 누텔라 아포가토 등의 수제 이탤리언 디저트 메뉴까지 준비해 풍성하게 꾸렸다. 무엇보다 느긋한 식사를 핑계로 아름다운 정원과 푸른 계절을 몇 시간쯤 점유할 수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 33

인스타그램 @harmonium.seoul

 

레스쁘아 뒤 이부

문 밖에서 짐작할 수 없던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 중정의 매력. 복잡한 청담동 골목에서 이 건물로 들어오면 문득 한가로운 공기가 감돈다. 높은 벽을 따라 테라코타 화분들이 놓인 우아한 중정이다. 왼편에는 프렌치 비스트로 ‘레스쁘아 뒤 이부’가 오른편에는 이탤리언 와인바 ‘쿠촐로 테라짜’가 각각 자리하고 있는데 계절을 즐기려면 테라스 자리를 미리 예약하는 것이 필수다. 바게트와 그뤼에르, 에멘탈 치즈로 그라탕한 양파수프, 향신료와 꿀에 마리네이드한 오리가슴살과 당근퓨레 등의 클래식한 프렌치 요리가 준비되는데 제철 재료들로 깊은 맛을 내어 완성도를 높인 요리들은 유행을 타지 않고 언제 방문해도 한결같은 만족감을 준다. 봄에 벚꽃을 즐기듯 초여름의 맑은 날을 간직하고 싶을 때마다 방문해보아도 좋겠다.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52길 33

인스타그램 @lespoirduhibou

 

보마켓 경리단점

몇 년 전처럼 사람들이 밀려드는 동네는 아니지만 경리단길은 여전히 흥미롭다. 가파른 언덕 곳곳에 보물처럼 숨겨진 가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남산 주공 아파트 안에 있는 ‘보마켓 경리단점’은 마치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 같다. 키 큰 나무가 우거진 테라스 자리에 앉아 시원한 샴페인 한 잔을 마시거나 친구들과 함께 달콤한 떡볶이에 내추럴와인을 즐기는 행복이 실현되는 곳. 요리 메뉴로는 매콤한 김치볶음밥과 떡볶이, 오늘의 수프를 비롯해 다국적 입맛의 주민을 만족시킬 건강식 샐러드와 샌드위치가 여러 종류이고 베이커리, 식료품점, 리빙숍을 겸해 따끈한 구움 과자나 올리브유, 와인, 꿀, 비스킷, 커트러리, 물잔 등의 제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여러 가지 크기와 색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캠브로 트레이는 공식수입처인 ‘보마켓’에서 가장 많은 선택지가 주어지니 귀여운 기념품으로 하나 챙겨보아야겠다.

 

주소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 286

인스타그램 @bomark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