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버릇처럼 회사를 관두고 싶다고 말하지만, 정작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퇴사 시점은 이직할 곳이 정해진 후 여야만 하는 걸까요? 아니면 좀더 이직 타이밍을 봐야할까요?

우선, 퇴사를 한다면 해보고 싶은 것들을 생각해보세요. 코로나 시대가 끝난다면 해외로 긴 여행을 떠날 수도 있겠고, 새로운 취미를 만들어볼 수도 있겠고,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종일 누워만 있을 수도 있을 텐데. 퇴사를 한다면 이루고 싶은 것들을 한번 리스트로 정리해보는거죠. 이직할 곳이 정해진 후에 퇴사를 한다면, 지금 회사를 그만두는 날 부터 이직한 회사에 출근하는 날까지 길어야 1개월, 짧으면 며칠 쉬기도 어려울 텐데요. 지금 갖고 있는 ‘퇴사’에 대한 로망을 충족시키기에 그 시간이 충분할까요?
보통, 어딘가 갈데를 정해 놓고 쉬라고 조언들을 많이 해주는데 정말 어려운 일이죠. 충분한 리프레쉬 없이 덜컥 이직을 했다가, 새로운 곳으로 옮겨서도 ‘퇴사’에 대한 로망이 피어날 수도 있어요. 아무런 대책없이 무작정  퇴사하는 것은 저도 ‘비추’합니다만, 하고 싶은것이 (희미하게라도) 존재한다면, 그때가 퇴사 적기 아닐까요?
저는 총 세 번의 퇴사를 해보았는데요. 그 중에 가장 대책 없이 ‘퇴사 기간 동안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겠어’ 라고 마음 먹었던 5개월이 가장 즐거웠습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밀려왔지만, 다 접어두고 지금의 행복에 집중하며 매일을 보냈어요. 그동안 못 만난 친구들도 열심히 만나고, 여행도 많이 다녔어요. 오랜만에 가족들 얼굴도 자주 보고, 맥주도 많이 마시고 그렇게  5개월쯤 보내고 나니 ‘자, 이제 일하러 가야지’ 하는 마음이 살짝 들더라고요. 퇴사 후 시간을 쓸모 있게 보낼 수도, 쓸모 없게 보낼 수도 있겠지만, 그 판단조차 모두 나의 몫입니다. 매일 매일 침대에 널부러져 허송세월 하는 것 같더라도, 그게 본인의 행복이라면 아주 알찬 퇴사 기간으로 기억될 거예요. 그리고 우린 그 기억을 에너지 삼아, 그 다음을 살게 될 거라고 믿어요.

회사 생활을 하면서 늘 새로운 업무를 맡을 수는 없다 보니 자꾸 제가 루틴에 익숙해지는 기분이에요. 일상이 무기력해지는 기분도 들고요. 지금 회사가 싫은 것도 아닌데, 어떤 변화를 줘야할까요?  

루틴에 익숙해지는게 싫고, 새로운 것에 ‘모험가’ 스타일이시군요!
아무리 어렵고 낯선 일이어도, 매일, 매주 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지겨워지기 마련이죠. 일상을 다시 팽팽하게! 살기 위해서, 사서 하는 고생 괜찮으시겠어요? 그렇다면 할 수 있는 일은 많죠. 지금까지 해왔던 업무 중에서 개선할 수 있는 업무들을 추려보세요. 아마 여러가지가 있을 거에요.
익숙하게 써오던 업무 양식을 조금 더 편하게 바꿀 수도 있을 것이고, 데이터 도출만 하면 되던 양식에서 생각해야 할 포인트를 정리해 볼 수도 있을 것이고, 업무가 손에 익어 쉬워진 시점이니, 이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해당 업무를 봤을 때, 개선되었으면 하는 것들을 바꿔보고 제안해 보는 건 어떨까요?
다만, 상급자가 ‘그냥 하던대로 해.’라고 말하면 끝날 일이지만, 최소한 업무의 개선점을 찾는 동안은 지루하진 않을 거에요.
좀 더 재미있는 회사 생활을 위해 새로운 세계로 이직하고 싶다고 말하는 저에게, 어떤 선배가 말하기를  “왜 회사에서 행복하려 하나요? 행복은 밖에서 찾으세요. 연애를 하고, 취미를 가지세요” 라고 했어요. 막상 그 이야기를 들은 날은 기분이 엄청 별로였지만, 나중에 계속 생각이 나더군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보니 회사 생활은 루틴화 하고, 일이 아닌 일상을 즐겁게 하는 방법들을 많이 찾아가더라고요. 정말 다양한 취미들을 가지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뭔가를 배우며 전문가 과정까지 거치기도 하면서요. 업무에서 재미를 찾기 어렵다면, 일상에서 재미를 추가해보는 건 어때요? 나에게 가장 활력을 주는 일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필요하겠지만, 빨리 회사가 끝나기를 바라며, 매일 퇴근 후의 새로운 인생을 기대하며 살게 될 지도 몰라요.

막연하게 직장에 들어가면 정년퇴직 할 때까지 다닐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에서 정년퇴직 하는 선배들은 대표 아니면 없는 것 같아요. 밀려나거나, 스스로 포기하거나.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짧은 것 같아요. 우리는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 학교에서 시험을 보거나, 대학 지원을 할 때, 취업 준비를 할 때, 사람들이 왜 그렇게 공무원, 교사 처럼 안정된 직업을 택하려고 하는지 궁금했던 때가 있어요. 물론 의미 있는 일이고, 그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이 대단해 보이기는 하지만, 왜 저렇게 열광하는 걸까 잘 몰랐었거든요.
그런데 사회에 나오고 깨닫게 되었죠.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것은 실로 모든 분야에서의 ‘안정’을 뜻하는 것이었다는 것을요. 큰 문제만 없다면, 평생 일 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아주 소중한 직장이라는 뜻이라는 걸 너무 늦게서야 깨닫고, 그 어린 나이에 그런 선택을 한 사람들은 참 똑똑하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보통의 직장에서는 정년까지 근무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로 보여요. 예전처럼 직장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들을 우대하지도 않는 것 같고,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인력 줄이기가 첫 번째 고려 대상이 되는 것이 현실이죠.
그리고, 한 직장을 평생 다닌다는게 더 이상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닌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정년까지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는 건 확률이 너무 낮으니, 나이가 많이 든 후에도 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넥스트 잡을 궁리하는 중이에요. 아직 머리 속에만 있는 것이긴 하지만, 현재의 나는 넥스트 잡으로 옮겨가기 위한 과정을 지금 거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회사 업무 중에 내가 숙지할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배워두고, 그러면서 넥스트 잡을 위한 ‘시드머니’도 벌어두는 거죠. 아직 어떻게 연결 될지는 모르지만, 궁금했던 것들을 공부하고, 필요하다면 자격증도 따두는 게 좋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인생이란 정말 언제 어떻게 풀릴지 모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취미도 필요하고요. 취미로 시작한 무언가가 직업이 되는 날도 있을 수 있는 거니까요. 긴 인생, 정년 따위에 굴하거나  지치지 않고  계속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넥스트 잡을 함께 고민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