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에스 모드 패션스쿨에서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고
일본의 가죽 공방에서 가죽 공예를 배운 후
서울에서 가죽 공방을 운영 중인 ‘언블런’과 나눈
평일과 주말에 대한 이야기.

평소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평소에는 10시간, 많으면 15시간 정도 일을 합니다. 주 3회는 개인 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좋아서 시작한 것이 일이 되었고, 남는 시간에도 좋아하는 가죽 공예를 하다 보니 휴식도 일의 연장이 되고 있어요. 일이 끝난 후엔 집에서 영화를 봐요.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볼 게 없을 정도죠. 집에서 빔 프로젝터를 키고, 맥주 한 캔을 마시는 게 하루 일과 중 가장 행복합니다. (웃음)

일을 하지 않는 휴일의 루틴은 어떠한가요? 휴일과 평일을 구분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면요?

휴일에도 매번 일만 했어요. 휴일과 평일 구분 없이 오랫동안 일을 하다 보니, 목을 다치게 됐어요. 일을 못 할 정도로 누워 있었고, 도수치료와 물리치료 그리고 재활운동까지 받았어요.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아 행복하게 일을 하고는 있지만, 직업으로서 안고 가는 부담감이 크다 보니 몸이 많이 상했던 것이죠. 일도 쉬어야 더 잘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고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좋아하는 또 다른 것을 해보자’ 생각했어요.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회나 작은 사진전을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뱅크시와 바스키아, 살바도르 달리 그리고 시계 브랜드 예거 르쿨트르 전시회와 루이비통 전시회를 다녀왔어요. 여유가 생기면 무슨 전시가 있는지 찾아보고 바로 출발하죠. 전시회나 사진전 등 뭐든 좋아요. 나름의 머리를 식히는 방법이자 작은 영감을 얻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영감은 혼자 생각하며 얻는 게 아니라 평소랑 다른 소리를 듣고 보고 만지고 느끼는 과정에서 얻어지죠.

작업에 초조해져 책상에서 앉아 밤새 작업을 하는 것보다 새로운 환경을 계속 만들어 주는 게 좋아요.

 

하루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이 있나요?

출근하고 일하는 시간을 포함해 모든 시간은 소중하지만,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밥 먹는 시간이지 않을까 싶어요. 밥 먹을 때가 가장 중요하고 좋아하는 시간이라고 하면 웃기지만요. 밥 먹는 시간만큼은 ‘열심히 일한 나’에게 보상해 주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요즘 밥을 직접 만들어 먹고 있어요. 공방을 운영하며 한 공간에만 있다 보니, 살이 쪘고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하루 두 끼만 먹으니 그 두 끼가 너무 소중해졌죠. (웃음)

매 끼니를 모두 건강하고 맛있게 먹으려다 보니 레시피를 찾아보며 요리하게 되는데, 그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재미가 있답니다. 덕분에 맛있는 것들을 먹으며 영화를 보는 시간이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느껴져요.  더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충전의 시간이 되죠.

공방을 운영하며 보람을 느낀 순간이 있나요?

공예를 시작한 지 9년 차, 공방을 서울에 오픈한지 7년 차가 되어갑니다. 그 속에서 보람을 느낀 순간들은 정말 많은데요.

제주도, 부산이나 포항 등 멀리 다른 지역에서부터 배우러 온 수강생분들께서 ‘너무 좋다, 많이 배워간다, 여기 오길 잘했다’ 같은 말씀을 해주실 때, 저에게 배웠던 분들께서 공방을 차리면 제가 처음 공방을 오픈했을 때 생각도 나며, 더 많이 도와주고 싶고 기쁜 마음이 듭니다.

 

 휴일을 위한 가죽 아이템을 하나 골라보자면요?

휴일은 정말 특별한 날이잖아요. 평소에 있는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을 가죠. 예식장에 찢어진 청바지와 라이더 재킷을 입을 수 없고, 등산할 때는 정장을 입을 수 없는 것처럼, 때와 장소에 맞는 스타일을 연출해야 하고 그에 어울리는 가방을 들어야 하는데요.

휴일을 위한 가죽 아이템으로는 서류 가방을 추천합니다. 서류 가방은 30~40대 남성분들에게 인기가 많아요. 시중에서 볼 수 없는 컬러와 디자인을 선택하시죠. 회사 갈 때도 들 수 있지만, 휴일이나 평소 옷차림에도 스타일링 할 수 있는 매력이 있기 때문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