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렷한 취향, 날 선 감각을 지닌
문화 예술계 인물들이 요즘 구매한 것들.
Shopping list
윌파의 유니폼+ 커피 그라인더 2년 전, 노르웨이의 스 페셜티 커피 전문가 팀 벤델보에(TimWendelboe)를 인터뷰했는데, 그는 커피를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으로 다양한 추출법보다 좋은 버(burr) 그라인더에 투자하라 조언했다. 즉, 버 그라인더가 커피 맛을 크게 좌우한다는 이야기였다. 일반 원두 분쇄기에 비해 가격대가 높아 망설이다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윌파(Wilfa)의 ‘유니폼+’를 큰마음 먹고 구입했다. 지난 2년 사이 가장 흡족한 지출이라는 걸 매일 아침의 커피 한 잔이 끝없이 상기시켜준다. 서유석 (프리랜서 에디터 겸 크리에이터)
베이스레인지의 의류 아무리 멋진 옷이라도 결국 입었을 때 불편하면 손이 가지 않는다. 베이스레인지의 의류는 옷에 내 몸을 맞춘다는 느낌이 아니라 내 몸과 옷이 자연스럽게 편한 지점에서 만난다는 느낌을 준다. 같은 디자인이어도 내가 어떻게 입는지에 따라 핏과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몸을 옷에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브랜드다. 이혜진 (공간 & 와인 디렉터)
오덴세의 레고트쿡 프라이팬 우연히 백화점 주방 코너를 구경하다 구입했다. 요리를 아주 가끔 하는 데다, 잘하는 편도 아니어서 기능적인 면보다 색 조합이 마음에 들어 구매했다. 아직 한 번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주방에 색이 다른 프라이팬 두 개가 놓여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 주말에는 꼭 무언가를 해 먹어야겠다 다짐하고 있다. 맹나현 (큐레이터)
피카소의 리소그래피 피카소의 그림을 갖고 싶다는 욕망을 실현했다. 무려 흑백 판화다. 자랑스럽게 엄마에게 선물했고, 엄마는 신줏단지 모시듯 벽장 한편에 고이 넣었다. 그렇게 들여다보지도 않으면서 아끼는 거라고 말씀하신다. 양보연 (콘텐츠 디렉터)
코라빈의 와인 보존 시스템 술을 좋아하지만, 하루를 마무리하며 가볍게 한 잔 즐기는 걸 좋아해 와인을 오픈하는 걸 망설이곤 한다. 남은 와인을 보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코라빈(Coravin)의 와인 보존 시스템이다. 코르크를 따지 않아도 병에 든 와인을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는 제품으로, 캡슐에 든 가스의 압력을 활용해 가느다란 바늘로 와인을 따를 수 있게 설계되어 있으며 남은 와인의 변질도 방지해준다. 가격이 착하진 않지만, 비싼 와인을 오래오래 두고 마실 수 있으니후회 없는 소비였다. 와인을 사랑한다면 구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이지현 (문화기획자)
데니시 빈티지 테이블 이 질문에 답하는 지금도 데니시 빈티지 테이블 앞에 앉아 있다. 높은 가격 때문에 망설이다 최근 세일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샀다. 좋은 책상에서는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계속책상을 수집할 생각이다. 집에서 나의 동선 곳곳에 마음에 드는 책상이 있다는 건 큰 즐거움이다. 자신의 책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모양의 책상을 수집한다”라는 문장을 쓴 영화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도 이런 기분일까. 굿넥 (다큐멘터리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