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ider Ackermann

특유의 시크하면서도 매니시한 롱 앤 린 스타일을 선보이는 하이더 아커만은 이번 시즌 역시 본인의 아이덴티티는 고스란히 유지했지만 한 단계 훌쩍 발전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아프리카의 열대 무드와 플리츠 디테일을 과감히 도입한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으니까. 금속 빛깔로 도배된 뾰쪽한 머리카락, 반짝이는 형광 실로 짠 쫀득한 주름이 잡힌 의상들, V존이 깊이 파인 하늘거리는 실크 기모노, 더없이 세련되고 적절한 그러데이션 프린트까지. ‘화려한 컬러도 이렇게 모던하고 시크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 컬렉션이었다. 이제 블‘ 랙=시크’라는 불문율의 틀을 깨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