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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변하고 있어요, 이태환

스물셋 이태환은 지금 청춘의 힘으로 성장기를 써나가고 있다. 그렇게 매 순간 변화의 시간을 지나는 중이다.

이태환

재킷과 팬츠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안에 입은 티셔츠 코스(COS).

나이가 들수록 낯선 일보다 낯익은 일, 서툰 것보다는 익숙한 것들을 대하는 빈도가 잦고, 대단한 감흥으로 감정이 요동치는 순간보다 무덤덤한 시간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쌓인 시간과 경험이 어쩌면 인생을 무디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배우의 길에 접어든 지 3년, 스물셋의 이태환은 이제 막 배우 인생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힘든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고작 한겨울의 추위라 답하고, 연애에 관해 묻자 여자와 단둘이 있으면 아직은 어색 하다고 말하는 이태환. 그리고 거의 모든 답변에 웃음을 덧붙이는 그는 자신이 많이 변했다고 했다(물론 서프라이즈 멤버들에겐 여전히 순한 ‘백구’로 불린다). 주어진 일을 넘어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으며, 사람들을 대하는 일이 떨리지 않고 배우와 스태프들이 있는 현장이 즐거워졌다. 그의 인생은 지금 매일매일 다른 감흥으로 채워지며 달라지는 중이다.

 

이태환

니트 풀오버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셔츠와 팬츠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한창 드라마 촬영 중이겠어요. 주말 드라마여서 촬영 기간도 길죠? 50부작이에요. 매주 닷새 정도 촬영해요. 오랜 경력의 선배님들도 많이 나오셔서 그분들께 조언도 들으면서 연기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어요. 수영으로 치자면 긴 호흡을 유지하기 위해 폐활량을 늘리는 연습을 하는 중인 셈이죠. 촬영장 분위기도 너무 좋아요. 가족 드라마여서 평소에도 형수님, 형님, 아버지, 어머니라고 불러요.

연기가 매일 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혼란스러워요. 느는 건 둘째 치고 연기란 게 하면 할수록 모르는 점이 생기거든요. 자꾸 나를 되돌아보게 되고 속앓이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함께 연기하는 선배님들이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해주셔서 그 말을 믿고 열심히 하는 중이에요.

현장에서 가장 큰 힘이 되는 배우는 누구예요? 상대 배우인 박은빈 씨. 대본을 보고 있는 배우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사실 실례일 수도 있는데 은빈 씨는 항상 웃으면서 같이 공부하는 겸 해보자며 도와줘요. 쉬는 시간에 리딩도 함께하고. 응원도 많이 해주고 여러모로 자신감도 많이 돋워줘 제가 많이 의지하죠.

원래 성격이 예의 바른가 봐요. 또래 배우에게도 존칭을 쓰는 걸 보면. 은빈 씨와는 아직도 존댓말로 대화해요. 저는 되게 활발하지도, 그렇다고 엄청 과묵하지도 않아요.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대의 얘기에 끝까지 집중을 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은빈 씨는 늘 제 얘기와 고민을 끝까지 잘 들어주고 리액션도 해주죠. 참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이태환 화보

수트와 니트 풀오버 모두 펜디(Fendi), 구두 코스(COS).

배우의 세계에 들어와 자신의 성격이 좀 변한 것 같아요? 원래는 소심하고 낯가림도 심했어요. 지금은 많이 달라졌죠. 어려서는 남자 친구들하고만 어울렸어요. 축구, 등산 등을 하며. 그래서인지 여자 친구들과는 말도 잘 못하고 여자들을 잘 쳐다보지도 못했죠.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 가면 심장이 막 쿵쾅거리며 울렁거리기까지 했어요.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니 자연스레 달라지더라고요. 타인을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어요. 여전히 여자와 단둘이 있으면 어색하긴 해요.(웃음) 언젠가 팬카페에 제 오랜 팬이 남긴 글을 읽었는데 이런 내용이었어요. ‘나는 이태환을 보고 있으면 한 편의 성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막 데뷔했을 때는 “순둥순둥’했는데 말도 점점 잘하고 갈수록 남자다워지는 것 같다.’ 그렇게 조금씩 나은사람이 되고 싶어요.

가끔 팬카페에 들어가서 글을 읽어보나 봐요. 직접 만날 기회가 많지 않으니까. 드라마에 관한 댓글도 챙겨 봐요. 평가가 좋지 않은 댓글도 있지만 다 관심이니까 고맙죠. 특히 팬들이 남기는 글은 큰 힘이 돼요. 가끔 팬들의 댓글에 ‘좋아요’도 눌러요.

 

이태환

니트 풀오버 J.W. 앤더슨 바이 톰 그레이하운드(J.W. Anderson by Tom Greyhound).

연기를 시작하고 가장 즐거운 것이 있다면 뭘까요? 변한 나. 많이 활발해졌어요.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살고 있어요.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막연히 하면 하고 말면 마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하고 싶은 게 많아졌어요.

뭘 해보고 싶어요? 배우로서 혹은 그냥 이태환으로서. 배우로서는 누아르물이랑 사극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이전에 <화정>에서 차승원 선배님 아역으로 짧게 출연했는데 새로운 세계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낯설지만 익숙하다고 할까요. 그냥 이태환으로서는 여행을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여행을 많이 못 해봐서인지 선뜻 용기가 생기질 않아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 간 것 빼고는 여행을 가본 적이 없어요.

촬영이 없는 날에는 뭘 하며 시간을 보내요? 서프라이즈 멤버들과 저녁 먹고 영화 봐요. 얼마 전에는 강준이 형이랑 밤에 <너의 이름은.>을 봤어요. 보고 나니까 이상하게 뒤숭숭했어요. 여운이 남는다고 해야 하나? 멤버들과 합숙하다 작년에 각자 독립했어요. 다행히 모두 가까운 곳에 살아서 여전히 많이 의지하고 자주 만나요. 가끔 서로의 집에도 놀러 가고요. 전에는 스케줄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항상 멤버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아 가끔 공허하기도 해요. 그 대신 나 자신에게 집중할 시간이 생겼어요.

 

이태환

화이트 셔츠 디올 옴므(Dior Homme), 팬츠 질샌더(Jil Sander), 셔츠 안에 입은 톱과 구두 모두 코스(COS).

어떤 영화 좋아해요? 장르로 구분하자면. 장르를 가리지 않아요. 전에는 로맨스영화 빼고 다 봤어요. 좋아하는 장르를 꼽자면 <아바타>나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로맨스는 왜 뺐어요? 사랑 이야기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 스트레스 받으면 SF나 판타지 영화를 보고 풀어요. 그런데 제가 멜로영화를 안 봐서 그런지 멜로 연기에 취약하더라고요. 요즘은 영화로 멜로와 연애를 공부하고 있습니다.(웃음)

촬영하지 않을 땐 영화 보는 것 말고 또 뭘 해요? 매니저 형이랑 인형 뽑기?

술은요? 술을 마시긴 하는데 많이 마시진 않아요. 그냥 다 같이 노는 분위기가 좋을 뿐.

혈액형은 A형? AB형. A형과 B형이 섞여 있어요. 운동할 때는 승부욕이 생겨서 B형. 승부욕에 발동 걸려서 막 열심히 하고 나면 집에 가서 내가 왜 그랬나 자책해요. 그리고 A형처럼 집에서 혼자 연습하죠. 저도 제 자신을 잘 모르겠네요. 아직 청춘이니까 제 몸이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해보고 싶어요 .지금 하는 모든 일이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잖아요. 일, 연애, 노는 것 모두 최대치로 할 수 있는 만큼 해보며 청춘을 보내고 싶어요.

지금 이태환의 청춘은 잘 만들어지고 있어요? 일단 일에 먼저 집중하려고요.

그다음은 연애? 아, 갑자기 슬프네요. 슬픈 인터뷰였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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