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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이콤마이 바이 마드모아젤 희 (E Comma E by Mademoiselle Hee), 목걸이 벨앤누보(Bell & Nouveau), 데님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티셔츠 이콤마이 바이 마드모아젤 희 (E Comma E by Mademoiselle Hee), 목걸이 벨앤누보(Bell & Nouveau), 데님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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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셀린느(Celine).
드레스 셀린느(Celine).
드레스, 브라 모두 디올(Dior).
드레스, 브라 모두 디올(Dior).

BEAUTY INTERVIEW

요즘 많이 바쁘죠? 싱글 앨범 쇼케이스 준비로 빠듯하게 지내고 있어요. 안무 연습도 계속 해야 하고, 며칠간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피부도 푸석해요.

아침에 눈뜨자마자 하는 일은 뭐예요? ‘밤비’ 챙기기. 일어나자마자 밤비부터 찾아요. 밥도 주고, 밤사이에 밤비가 어지럽혀놓은 거 치우고 다니느라 바빠요.

통화 목록 1순위는? 매니저 언니요. 스케줄 때문만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친언니처럼 하루 종일 연락해요.

최근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족욕할 때요. 아빠가 족욕기를 사주셨는데 소파에 앉아 따끈한 물에 발 담그고 TV 볼 때가 제일 행복해요. 무릎 위엔 강아지 앉혀두고요. 다리가 잘 붓는 편인데 족욕한 덕에 많이 나아졌어요.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하는 부위가 있나요? 속눈썹이요. 엄마 닮아서 속눈썹이 길고 풍성한 편이에요. 요즘은 숱이 좀 줄었는데, <프로듀스 101> 촬영할 때도 인조 속눈썹을 붙이지 않고, 마스카라만 살짝 했어요.

몸매 관리는 따로 해요? 하루의 대부분을 춤추며 보내기 때문에 운동은 따로 안 해요. 그 대신 뭉친 근육을 풀어줘요. 제가 보기보다 몸이 뻣뻣한 편이거든요. 안무 연습 전후로 애니멀 워킹으로 어깨 근육과 허벅지 근육을 풀어요. 또 허리 디스크 증상이 있어 잘 때는 최대한 똑바로 누워서 자려고 노력해요. 베개도 베지 않고요.

청하만의 스트레칭 비결이 있나요? 저는 근육을 못살게 구는 습관이 있어요.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팔다리를 세게 주무르기도 하고 가끔은 꼬집기도 해요. 골반 스트레칭이나 다리 찢기도 수시로 하고요.

허리가 정말 ‘한 줌’인데, 혹시 다이어트도 해요? 사실 지금도 하고 있어요.(웃음) I.O.I 활동 초기부터 지켜봐온 팬들은 아실 텐데 지금 아주 많이 빠진 상태예요. 단기에 확 빠지는 건 안 믿어요. 식단 조절하면서 조금씩 천천히 뺐어요.

다이어트 식단을 알려줄 수 있나요? 제가 보기보다 입맛이 구수해서 별명이 ‘할머니’예요.(웃음) 흰쌀밥보다는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좋아하고, 씁쓸한 착즙 주스도 잘 마셔요. 아, 맞다. 그리고 양파를 엄청 좋아해요. 양념하지 않고 프라이팬에 노릇해질 정도로 살짝 구워 반찬으로 먹으면 칼로리도 낮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주거든요. 요즘은 데뷔 무대 앞두고 체력이 부쩍 떨어져서 생수 대신 홍삼차를 마시고 있어요. 입이 심심할 땐 매니저 언니가 직접 만들어준 고구마 말랭이를 먹어요.

메이크업을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메이크업 하는 게 재밌어요. 제가 약간 소심한 편인데 메이크업을 하면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코럴이나 핑크 브라운으로 그러데이션하는 아이 메이크업을 즐겨 해요.

다른 건 몰라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메이크업이 있다면? 마스카라. 저는 속눈썹 간격에 집착해요. 뭉치지 않게 한 올 한 올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는 속눈썹이 예쁘잖아요.

무슨 향을 좋아해요? 요즘은 라벤더나 바닐라 향에 꽂혀 있어요. 달콤한 향에 기분이 나른해지거든요.

피부는 어떻게 관리하나요? 무조건 슬리핑 팩! 평소에 토너로 피부결만 정돈하고 슬리핑 팩을 덕지덕지 바르고 잠들어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얼굴 전체에 아이크림을 펴 바르고 슬리핑 팩을 듬뿍 발라 영양을 공급해요.

청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나요? 혹시 술? 저는 기분 좋을 때 술을 마시는 편이에요.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여러 가지 먹어요. 한번에! 폭식은 아니고요. 일단 친구들을 집으로 잔뜩 초대한 다음 족발이든 치킨이든 테이블에 먹고싶은 음식을 다 펼쳐놓고 조금씩이라도 다 맛봐요. 혹은 조용히 드라마 하나를 ‘정주행’ 해요. 요즘은 <군주>를 재밌게 보고 있어요. 이런 취향 너무 올드한가요?(웃음)

방에서 혼자 있을 땐 주로 뭐해요? 제 또래들과 똑같아요.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보죠. 마음이 힘들거나 의기소침해질 땐 향초를 켜놓고 연습생 시절부터 쓴 다이어리나 팬레터를 읽으면서 힐링하곤 해요.

이번 솔로 앨범을 통해 청하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I.O.I 멤버 청하가 아닌, 솔로 가수 청하로 팬들께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요. 이제 정말 홀로서기 하잖아요. <프로 듀스 101>때부터 춤으로 알려져 있어서 솔로 타이틀곡도 안무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누구나 따라 하기 쉬운 동작들로 구성했어요. 여름이니까 신나는 음악에 맞춰 다 같이 춤추면 좋잖아요.

청하의 뮤즈는 누구인가요? 이효리 선배님이요. 어릴 적부터 열렬한 팬이었어요. 지금도 너무 멋있으시잖아요. 이효리 선배님의 당당한 애티튜드를 닮고 싶어요.

잠들기 직전엔 뭐 해요? 너무 재미없는 답변인데 괜찮을까요? 휴대폰이 충전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향기 나는 안대를 착용해요. 일본에서 잔뜩 사왔는데 하나 드릴까요?(웃음).

 

화이트 티셔츠 더 캐시미어(The Cashmere), 스윔수트 올세인츠(All Saints), 뮬 자라(Zara),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티셔츠 더 캐시미어(The Cashmere), 스윔수트 올세인츠(All Saints), 뮬 자라(Zara),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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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Journey

오트 쿠튀르의 예술적 디테일이 돋보이는 고급스러운 레이스 아플리케 웨딩드레스 주하이르 무라드 바이 마이도터스웨딩(Zuhair Murad by My Daughter’s Wedding).
오트 쿠튀르의 예술적 디테일이 돋보이는 고급스러운 레이스 아플리케 웨딩드레스 주하이르 무라드 바이 마이도터스웨딩(Zuhair Murad by My Daughter’s Wedding).

모든 것이 잔잔했다. 배우 성유리와 골프 선수 안성현의 4년에 걸친 연애기간도 부침 하나 없이 조용했고, 결혼 소식은 갑작스러웠지만 소란스럽지 않았다. 10명 남짓한 가족이 모여 즐겁게 식사를 하며 축복의 시간을 함께하는 자그마한 결혼식은 소문날 새도 없이 조용히 진행됐다. 그리고 지금 성유리에겐 몇가지 변화가 생겼다. 매일 살뜰히 끼니를 챙겨주시던 부모님 대신 서툴지만 마음이 담긴 음식을 만들어 남편과 둘이 먹고, 시기가 잘 맞지 않아 아직 신혼여행을 다녀오진 못했지만 둘이 함께 자유롭게 다니는 여행을 계획하며, 이러한 걱정에서 벗어나 자신을 자유롭게 할 용기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

 

플라워 프린트 실크 원피스, 골드 메탈 간치오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세련된 바이올렛 컬러의 탈리아 백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플라워 프린트 실크 원피스, 골드 메탈 간치오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세련된 바이올렛 컬러의 탈리아 백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모노톤 보태니컬 프린트의 크루넥 니트 톱, 로즈 골드 컬러가 여성스러움을 부각시키는 메탈 소재의 페라가모 간치노 브레이슬릿 워치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모노톤 보태니컬 프린트의 크루넥 니트 톱, 로즈 골드 컬러가 여성스러움을 부각시키는 메탈 소재의 페라가모 간치노 브레이슬릿 워치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아플리케 레이스가 페미닌한 무드를 살려주는 슬림 핏 원피스 래트 바이티(LÄTT BY T).
아플리케 레이스가 페미닌한 무드를 살려주는 슬림 핏 원피스 래트 바이티(LÄTT BY T).
아티스틱한 페인팅 프린트의 소프트 레이온 셔츠, 편안하면서도 우아한 바캉스 스타일을 완성해줄 투 버튼 쇼츠 모두 래트 바이티(LÄTT BY T), 상큼한 컬러 블록의 스웨이드 샌들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아티스틱한 페인팅 프린트의 소프트 레이온 셔츠, 편안하면서도 우아한 바캉스 스타일을 완성해줄 투 버튼 쇼츠 모두 래트 바이티(LÄTT BY T), 상큼한 컬러 블록의 스웨이드 샌들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레이저 커팅된 코튼 소재의 포플린 셔츠, 허리의 바라 리본 잠금 장식이 포인트인 심플한 화이트 팬츠, 멀티컬러 가죽 패치워크가 유니크한 에일린 백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레이저 커팅된 코튼 소재의 포플린 셔츠, 허리의 바라 리본 잠금 장식이 포인트인 심플한 화이트 팬츠, 멀티컬러 가죽 패치워크가 유니크한 에일린 백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드레이프성이 뛰어나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몸매를 살려주는 산뜻한 블루 컬러의 슬리브리스 원피스 래트 바이티(LÄTT BY T), 청량한 컬러 블록의 스웨이드 샌들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드레이프성이 뛰어나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몸매를 살려주는 산뜻한 블루 컬러의 슬리브리스 원피스 래트 바이티(LÄTT BY T), 청량한 컬러 블록의 스웨이드 샌들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결혼사진만으로 갑작스럽게 결혼 소식을 전했다. 집에서 가족끼리 모여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에 대한 로망은 있었지만 화려한 결혼식에 대한 로망은 없었다. 가족끼리 예배드리면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고 남편도 뜻이 같았다. 부모님과 시부모님에게 작은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도 모두 둘을 위한 세리모니이니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다.(웃음) 계획한 건 아니고 모든 게 자연스러웠다. 결혼식 규모가 작으니 준비할 것도 별로 없었고, 막연히 5월의 신부가 되고 싶어 날짜도 쉽게 정했다.

결혼하고 일상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아직 큰 변화는 못 느끼고 있다. 굳이 꼽자면 끼니 챙기는 거? 결혼 전에는 매일 아버지가 갓 구운 빵과 따뜻한 커피, 세 가지 과일을 아침으로 챙겨주셨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당연한 일상이었는데 결혼하고 직접 그렇게 챙기려니 쉽지 않더라.

결혼을 앞두고 배우로서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한번은 전인화 선배님과 식사를 하는데 선배님이 ‘넌 왜 결혼을 하지 않니?’ 하고 물으셨다. 내가 좀 더 작품을 한 다음에 결혼하고 싶다고 대답했더니 선배님은 너무나 쿨하게 ‘결혼하지 않는다고 안 들어올 작품이 들어올 것 같으니?’ 하고 되물으셨다. 그때만 해도 결혼이 배우의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내가 배우로서 누군가 찾고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결혼이 그다지 중요한 변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건 내 자존감이었다. 자존감이 높아지고 그 덕분에 내가 더 행복해진다면 배우의 삶에도 더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존감의 위기는 왜 온 걸까? 가수로서도 그렇고 배우로서도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세계에 들어왔다. 그러다 보니 내가 나 자신을 판단할 때 늘 단점만 찾았다. 내 단점을 제대로 알아야 고칠 수 있고 그래야 좀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늘 나쁜 점만 보니 자존감이 몹시 떨어져 있었다. 연기도 점점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내가 나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인정해주겠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 장점을 찾기 시작했다. 긍정적으로 변하고 좋은 점을 많이 발견하다 보면 많은 것이 나아지겠지. 지금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다. 그렇게 마음먹으니 이런저런 큰 결정을 하는 데 좀 더 여유가 생긴다.

당신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편안함.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을 만나는 게 좋고, 늘 먹던 음식을 먹는 게 좋고, 그렇다. 익숙한 것들을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일할 때는 좀 다르다. 아마 편안한 일상에서 오는 지루함을 일로 푸는 것 같다. 내 일상과 다른 결을 가진 일이 자극이 된다.

결혼식을 소박하게 하는 대신 예식 비용을 기부했다고 들었다. 유기견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했다는 소식도 자주 들린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늘 봉사하러 다녔다. 기부와 봉사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자연스레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기쁨이 오히려 덜했던 것 같다. 그리고 봉사하는 연예인이라는 이미지가 부담스러웠다. 그런 모습이 부각되면 난 늘 핑클에서 ‘화이트’를 담당하는 멤버에 머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기부와 봉사활동을 하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 그런 활동을 하는 또래 친구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나 혼자서 할 수 없는 활동을 널리 알려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함께 하자고 권하고 싶다. 좋은 일은 같이 하면 더 좋은 것 아닌가.

그러고 보면 핑클로 살 때와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겠다. 그 시절의 경험이 지금 어떤 영향을 미치나? 그때는 정신없이 바빴다. 스케줄이 하도 빡빡해 하루에 기껏해야 두 시간 정도 자고 활동했다. 그런데 사실 핑클로 활동 한 기간이 3~4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핑클로 살아가는 게 어떤 느낌인지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정말 화려한 무대에 서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는 건 핑클의 ‘화이트’를 맡았던 나를 인터뷰했던 기자들이 답변이 부쩍 길어진 나를 낯설어한다. 그때는 내 밝은 면만 보여줘야 했고 인터뷰할 때면 개인적인 이야기를 자제하고 ‘네’ 하고 짧게 답하는 정도였다.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혼란스럽기도 했다. 내 안에는 차분하고, 회색 톤의 무언가가 있는데 사람들에게 밝고 명랑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다.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지 못해 배우의 길에 들어설 때 때늦은 사춘기가 오기도 했다.

요즘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있다면? 운동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전에 연기할 때는 발성과 목소리를 많이 지적받아서 그 부분을 트레이닝 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 그러다 책을 한 권 읽었는데 배우는 몸을 잘 써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 전에는 표정이 드러나는 클로즈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몸을 쓸 줄 알아야 발성도 좋아지는 걸 그때 알게 됐다. 그래서 요즘에는 요가나 발레를 하며 그동안 쓰지 않았던 근육을 키워가는 중이다.

가장 큰 고민은 뭔가? 자존감 찾기. 그리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지 아니면 오늘 하루를 즐기며 내일을 맞이할지 답 찾기.

답을 찾았나? 아직. 그래도 내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정해진 스케줄대로 움직였다. 갑자기 누가 만나자고 하면 그날 말고 약속을 따로 잡았다. 결혼하고 부모님과 따로 사니까 친구들이 갑자기 만나자고 하면 바로 집에 초대하기도 하고 그런다. 또 예전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신경 썼다. 아버지가 신학대 교수이다 보니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다. 나 자신에게 스스로 엄격했다. 나를 스스로 제한하는 부분을 조금씩 줄이려고 하는데 나 역시 본래 그런 사람인지 쉽진 않다.

결혼 후 달라지고 싶은 모습이 있나? 결혼 전에는 일하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힘든 점이 있으면 그게 내 삶의 전부인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서도 계속 괴로웠다. 그러다 한번은 결혼한 선배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더니 현장에 있다가 남편이 있는 집에 돌아가면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모두 잊는다고 하더라. 그리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면 또 그대로 즐겁고 행복하다고 했다. 나에게도 그런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연기 말고 넓혀보고 싶은 영역이 있을 것 같다. 예전에 MC로도 활동했으니 말이다. 새로운 것에 늘 흥미를 느낀다. 예전에는 다른 활동을 하는 데 부담이 있었다. 가수의 이미지를 벗기도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다른 활동을 하면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데 굳이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 사이에서 고민했다. 지금은 좀 더 유연해졌다. 고민을 산더미처럼 싸 들고 찾아가도 늘 명쾌한 답변을 해주는 선배가 많아져서 더 그런 것 같다. 물론 모든 결정은 내가 해야 하지만 그래도 주변의 조언이 큰 힘이 된다. 어차피 정답은 없으니.

마흔이 넘은 자신을 상상해본 적 있나? 전에 30대를 앞두고 스물아홉 살이 중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일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스물아홉 살 때는 1년간 두세 작품을 연이어 하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그렇게 서른이 되었는데 연기하지 않고 쉬는 시간이 불안하고 초조했다. 왠지 내려갈 일만 남은 것 같고 우울했다. 지금은 나이 드는 게 딱히 두렵지 않다. 누군가 젊은 에너지를 가진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냐고 물으면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한다. 지금이 좋다. 그렇다고 앞으로의 모습을 미리 상상하지도 않는다.

 

뒤로 길게 퍼지는 드레스 라인과 심플한 바스트 라인이 세련되고 우아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튜브톱 드레스 마이도터스웨딩(My Daughter’s Wedding).
뒤로 길게 퍼지는 드레스 라인과 심플한 바스트 라인이 세련되고 우아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튜브톱 드레스 마이도터스웨딩(My Daughter’s Wedding).
location 리츠칼튼 레지던스 와이키키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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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의 열기

니트 터틀넥 슬리브리스 톱 프라다(Pr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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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촬영을 마치고 이제훈과 마주 앉아 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인터뷰의 45분쯤은 영화 <박열>에 대해, 나머지 10분은 연기와 영화 그리고 마지막 5분은 그의 사적인 일상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박열>의 개봉을 목전에 둔 그는 자신 앞에 놓인 질문에 혹여 빠뜨린 내용은 없는지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가며 말을 이어가는 것 같았다. 조금은 상기된 표정으로, 최적의 단어를 찾아가며 문장을 재차 고치고 다듬어 대답을 내놓았다. 이번에 연기 한 작품은 어떤 영화냐는 짧은 질문에는 새 작품에 관해서라면 어느 하나도 빠뜨릴 수 없다는 듯 명확한 호흡으로 답했다. 주요 인물들의 삶과 심리부터 스토리 전개, 영화에 담긴 메시지와 배경이 된 시대의 역사적 사실까지. 그가 내어놓은 답변은 모두 매우 또렷하고 자세했다.

배우 이제훈이 드라마 <시그널> <내일 그대와>,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등 여러 작품을 끝마친 직후 만난 영화 <박열>. 실존 인물인 주인공 ‘박열’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동경으로 건너가 항일운동을 펼친 독립운동가다. 가진 건 오로지 신념뿐인 스물두 살의 청년이 핍박과 폭력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굳은 의지를 드러낸다. 스토리가 전개되는 내내 거대하고 무자비한 세력을 상대로 달려들길 끊임없이 반복한다. 이제훈은 이토록 뜨겁고 단단한 청춘 박열을 연기했다. 배우의 길에 들어선 이래 가장 새로운 인물로 살았다는 그는 이제 막 작품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보통의 삶으로 돌아오는 중이라고 했다.

 

오버사이즈 재킷, 쇼츠 모두 페르드르 알렌느(Perdre Haleine), 브이넥 니트 톱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슈즈 피에르 아르디(Pierre Hardy).
오버사이즈 재킷, 쇼츠 모두 페르드르 알렌느(Perdre Haleine), 브이넥 니트 톱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슈즈 피에르 아르디(Pierre Hardy).
셔츠와 팬츠 모두 질샌더(Jil Sander).
셔츠와 팬츠 모두 질샌더(Jil Sander).
니트 터틀넥 슬리브리스 톱 프라다(Prada), 화이트 셔츠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 팬츠, 스트랩 샌들 모두 프라다(Prada).
니트 터틀넥 슬리브리스 톱 프라다(Prada), 화이트 셔츠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 팬츠, 스트랩 샌들 모두 프라다(Prada).
스컬 패턴 베스트 구찌(Gucci), 블루 그러데이션 셔츠, 데님 쇼츠 모두 질샌더(Jil Sander).
스컬 패턴 베스트 구찌(Gucci), 블루 그러데이션 셔츠, 데님 쇼츠 모두 질샌더(Jil Sander).

영화 <박열>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포스터부터 범상치 않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제훈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어제 처음 <박열>의 완성본을 봤다. 내가 봐도 새로운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몇 년 전부터 말끔한 모습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터라 이미지를 한번 뒤집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던 차였는데, 이준익 감독님이 때마침 반가운 제안을 해 맡은 역할이다.

배우로서 새로운 시도를 한 영화이니 촬영할 때 마음가짐이 다른 때와 많이 달랐을 것 같다. <박열>의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 읽었을 때는 그저 놀랍기만 했었다. 이렇게 엄청난 삶을 산 인물을 모르고 살았다니. 박열은 20대 초반의 나이에 독립운동을 하다 아나키스트가 되고, 당시 조선 사람으로선 호랑이 굴이나 다름없는 동경으로 건너가 항일운동을 펼친 대단한 위인이다. 박열의 삶을 자세히 알게 된 후에는 부담감이 점점 더 커졌다. 영화적 재미 이상의 것을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박열이라는 인물의 숭고한 삶을 더 묵직하고 진중하게 담아내려면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나의 섣부른 해석으로 행여 이야기가 왜곡되어 전달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고. 그래서 이 영화를 찍는 동안에는 어는 때보다도 나 자신을 혹독하게 밀어붙였던 것 같다.

부담스러운 만큼 공부도 많이 했겠지?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영화에 녹여내야 했기 때문에 우선 다양한 자료를 많이 찾아 읽었다. 그중 박열의 연인이자 동지인 가네코 후미코의 평전을 특히 여러 번 봤다.

 

체크 재킷과 셔츠 모두 프라다(Prada), 베이지 쇼츠 노앙(Nohant).
체크 재킷과 셔츠 모두 프라다(Prada), 베이지 쇼츠 노앙(Nohant).
네이비 수트, 셔츠, 슈즈 모두 구찌(Gucci).
네이비 수트, 셔츠, 슈즈 모두 구찌(Gucci).

작품의 시대 배경이 일제강점기인데다 주인공은 실존했던 독립운동가다. 관객의 시각이 한층 날카롭고 예민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당시의 이야기는 늘 민감한 소재니까. 그래서 모든 장면에 더 조심스럽게 임했다. 상상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감정을 마구 내보이는 식이 아니라, 대본에 나오는 행동과 표정 하나하나와 대사 한 줄 한 줄을 촘촘하게 설계해 연기해야 했다. 단순하게 스토리를 전개하기 위한 식상한 표현들은 배제하려 노력했고, 모든 테이크에 담긴 의미를 재차 곱씹어 생각하는 데 공들였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다른 영화들을 보면 대개 일본 세력에 맞서 싸우는 액션이 주를 이룬다. <박열>은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당시의 인물들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일본 제국주의의 사상에 부딪혔는지를 그린 작품이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해방의 역사를 새롭게 풀어낸 뜻깊은 영화다.

촬영 현장에서 육체적으로 또 감정적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박열의 실제 외모와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매번 몇 시간에 걸친 정교한 분장 과정을 거쳤다. 나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많이 힘들었을 거다. 애써 한 분장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아 촬영 기간에는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았다. 극 중 박열이 감옥에서 단식투쟁을 하는데 그러면서 일어나는 변화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싶기도 했고. 여러 이유로 내내 굶었다. 영화 촬영장에 오는 밥차의 식단이 맛있기로 유명한데, 밥때마다 멀찍이 떨어져 앉아 단백질 셰이크만 마셨다. 지금 생각해도 괴로운 순간이었다.

박열처럼 지켜내고 싶은 신념이 있나?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펼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 단순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게 내 인생의 첫째다. 여유가 좀 생기면 일상적인 즐거움도 찾고 싶은데 아직은 그 방법을 잘 모른다. 다만 현재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연기를 아주 잘하고 싶고, 또 좋은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고 싶다는 거다.

좋은 작품, 좋은 연기란 무얼까? 어릴 때부터 영화를 아주 많이 봤다. 그때부터 극장에서 좋은 영화를 만나면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행복해지는 걸 느끼곤 했었다. 그렇게 좋은 기억을 남긴 영화는 몇 년이 지나 다시 봐도 처음 보고 느낀 감정이 그대로 되살아난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살아 숨 쉬는 영화가 좋은 영화 아닐까 싶다. 그런 작품을 위해 진심을 다해 연기하는 것이 곧 좋은 연기일 테고.

영화 속 박열은 스물두 살이다. 이제훈의 20대 초반은 어땠나? 눈빛이 반짝반짝했던 것 같다. 이것저것 호기심도 많았고, 본격적으로 연기자를 꿈꾸기 시작한 때였거든. 한편으로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던 때이기도 하다. 친구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며 안정적인 길을 택하는데,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배우의 길에 이렇게 나를 내던져도 될까 하는 생각에 혼란을 느꼈었다. 조금 겪고 나서 보니 연기자라는 직업은 누군가에게 선택받아야 이어나갈 수 있는 일이고, 또 그 선택이 타당했다는 걸 매번 증명해내야 하는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배우의 길에 들어선 걸 후회한 적도 있을 것 같다. 내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다. 다만 일을 하면서 한창 바쁠 때는 괜찮은데, 작품 사이에 시간이 나면 어딘가 허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나 자신을 채워나가는 방법을 열심히 찾는 중이다. 좁은 생각에 갇히지 않게 세상을 좀 더 넓게 둘러보며 지내면 마음이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싶다. 그 공허함은 쉬지 않고 가열차게 달려왔기 때문에 드는 걸지도 모른다. 드라마 <시그널>부터 <내일 그대와>에 이어 <박열>, 지금 촬영 중인 영화 <아이 캔 스피크>까지. 그야말로 쉴 새 없이 일했다. 특별히 그러려고 계획한 건 아니었다. 이 작품만 끝나면 쉴 수 있겠구나 싶다가도 곧바로 또 마음이 가는 작품을 만나는 일이 반복됐다. 한 작품을 마치면 캐릭터의 여운에 좀 오래 휩싸이는 편인데, 그렇다고 거기서 빠져나오려고 애쓰는 편도 아니다.

 

화이트 니트 카디건 일레븐티(Eleventy), 화이트 니트 피케 셔츠 맨온더분(Man on the B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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