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xpected Scene

이준기 재킷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셔츠와 슈즈 모두 발렌티노(Valentino), 팬츠 구찌(Gucci), 시계 아이더블유시(IWC).
서예지 체크 수트, 옥스퍼드 슈즈 모두 톰 브라운(Thom Browne).
이준기 재킷과 팬츠, 슈즈 모두 디올(Dior), 티셔츠 우영미(WooYoungMi).
서예지 아이보리 수트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 블랙 스트랩 샌들 쥬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 베이지 슬립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작년 봄, 한 달의 여백을 두고 배우 이준기와 서예지를 각각 만났었다. 배우로서 지닌 결은 달랐지만 연기를 대하는 방식에서는 샛길이나 우회로가 없는 이들이었다. 혹사하지 않으면 개운치 않다는 듯 끝까지 밀어붙이는 요령부득의 배우들. 그럼에도 두 사람은 극명히 달랐는데, 특히 에너지를 쓰는 방식에서 그랬다. 이날의 화보 촬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먼저 배우 이준기는 등장과 동시에 현장의 공기를 뒤바꾼다. 뻗어나가는 힘으로 자신을 둘러싼 이들 모두를 무장해제시킨 뒤 그 에너지로 앞으로 나아간다. 반면 서예지는 같은 질량의 힘을 온전히 자신의 안으로 쏟아 넣고 몰두한 뒤 바깥으로 뿜는다. 이렇듯 같기도, 다르기도 한 두 배우가 5월 12일 시작하는 tvN의 새 토일드라마 <무법 변호사>에서 만난다. 두 배우가 주고받을 힘의 균형점을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작품이다.

이준기는 법보다는 주먹이 앞서는 변호사 ‘봉상필’을, 서예지는 변호사였지만 파렴치한 판사를 참지 못하고 폭행하면서 로펌 사무장이 된 ‘하재이’를 연기한다. 여기에 각자의 과거사가 뒤엉키며 권력과 악에 대항해가는 성장담이다. ‘거악소탕 법정활극’이라는 수식답게 악을 소탕하고 정의를 세우는 과정에서 속 시원한 액션이 펼쳐진다. 법조계에서 존경받는 어른이지만 실상은 음지의 권력 실세인 부장판사 ‘차문숙’ 역으로 이혜영이, 어시장 깡패에서 대기업 회장이 된 ‘안오주’ 역으로 최민수가 가세해 이야기를 현실에 단단히 붙든다. 이 흥미로운 조합을 꾸려낸 이가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을 연출했던 김진민 감독이다. 영화 <변호인> <공조> 드라마 <리멤버: 아들의 전쟁>을 쓴 윤현호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이준기

촬영 틈틈이 혼잣말을 하더라. 대사를 외우는 거였나? 맞다. 드라마 <무법 변호사>가 액션도 많지만 무엇보다 대사를 차지게 쳐줘야 한다. 봉상필이라는 인물은 능글맞지만 변호사로서 날카로운 면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묵직하게 누르는 듯한 어투와 다르게 표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대사에 대한 압박이 있다. 대사 암기력만큼은 여전히 자부하고(웃음) 외우는 거 좋아하지만, 새로운 리듬의 대사라 입에서 꼬일 때가 있다. 새 감각을 몸에 새겨려고 혼자 중얼 중얼, 미친 사람처럼.

드라마 <무법 변호사>는 어떤 작품인가? 개인의 복수극처럼 시작하지만 결국 정의 사회에 대한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액션이 더해져 통쾌함을 배가시킨다. 정의 구현이라는 주제는 재작년부터 국민이 염원해온 것이기도 하고, 지금은 정의로운 사회의 질서가 하나하나 만들어지고 있지 않나. 그 가운데서 우리 드라마가 줄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것 같다.

김진민 감독과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 이후 11년 만의 재회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크다. 감독님과 드라마 이후에도 죽 가까이 지냈다. 배우로서 고민이 있을 때 만나면 상담을 해주시기도 하고. 어느 날 감독님에게 연락을 받았다. <무법 변호사> 이야기를 하시며 “솔직히 말할게. 이 드라마 제안받았을 때 모든 스태프가 봉상필 역할에 이준기가 적합하다고 했지만 나는 너 안 하고 싶다고 했어”라고 하시더라. 왜 그러셨냐고 물으니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우리가 같이 성공했는데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면 서로에게 좋지 않을 것 같다”는 부담 때문이라고 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완성도 높고,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라 감독님도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점은 나 역시 마찬가지고. 더 생각해보기로 하고 헤어졌는데 다시 연락을 받았다. “내가 너 10년은 더 먹고살게 해준다는 생각으로 드라마 만들어보겠다. 그 정도로 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하시는데 그 말이 너무 좋더라. 김진민 감독님의 책임감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고, 성패를 떠나 감독님과 함께라면 분명 남는 것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출연하겠다고 했다.

다시 만난 감독과의 호흡은 어떤가? 익히 유명하시듯 여전히 강하다.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특유의 연출 스타일이 좋다. 좋다기보다 필요한 연출력이라고 본다. 이 시점에서 감독님을 다시 만나면 내 잘못된 습관이 바로잡히고 매너리즘이 깨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으니까. 그 시기가 돼서 우리가 다시 만난 게 아닐까 하고. 적당히 마무리하기보다 감독으로서 밀어 붙여 무언가를 뽑아내는 것은 중요하고, 그런 점에서 김진민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크다. 그만큼 철저히 준비해오는 분이고 에너지가 대단하다.

이준기도 어디 가서 에너지로 밀리는 사람은 아니지 않나? 맞다. 스태프들이 다 미쳤다고 한다.

같이 연기하는 배우 서예지도 이준기의 에너지에 대해 극찬했다. 홍삼 먹는다.(웃음) 홍삼 준다니까···. 근데 단순히 뭘 먹고 안 먹고의 문제는 아니다. 얼마 전 동생과 술을 마시는데 동생이 내게 무슨 재미로 촬영 현장에 가느냐고 묻더라. 이전까지만 해도 그런 유의 질문을 받으면 뭔가 있어 보이는 대답을 했던 것 같다. ‘배우는 말이야’ 하면서. 이제는 내가 더 아이 같아져서 그런건지 “내가 TV에 멋지게 나오니까”라고 답한다. 나 한 사람 멋있게 만들어주려고 스태프들이 힘써주는데 이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늘 하고 싶다던 전문직 역할을 맡았다. 게다가 로맨스도 가미돼 있다. 그래서 더 재미있고 기대된다. 하지만 여전히 순애보적 사랑 이야기나 진한 로맨스에 대한 갈망이 있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하고 싶다. 근데 이런 말하면 십년지기 무술감독님은 “뭔 소리야, 지금 날아다니는데 액션 더 해야지. 너 아까워. 로맨스는 네가 남자로 더 깊어져서 해도 늦지 않아”라고 한다. 서른일곱에 어떻게 더 깊어지느냐고 하면 “너 안 깊어 보여. 어린 왕자 같아” 그러시고. 현장에서 예지도 나더러 참 순수한 것 같다고, 어린 왕자 같다고 한다. “속은 썩었어. 시꺼메” 하면 “아니야 내가 사람 볼 줄 아는데 오빠는 진짜 순수한 거 같아”라고 한다. 그럼 난 “이거 욕이야 칭찬이야?” 하고 묻고.(웃음)

서예지와 함께 이혜영, 최민수라는 대선배들과 함께한다. 이 드라마가 아니라면 어떻게 그 두 분을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겠나. 최근에 최민수 선배님과 처음으로 붙는 신을 촬영했다. 서로 착착 감기는 느낌이 너무 좋았고, 선배님도 만족하셨다. 첫 신을 찍기 전까지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내 촬영이 없는 날 최민수 선배님 촬영장에 가서 “제가 요즘 선배님 꿈밖에 안 꿉니다”라고 인사도 드렸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네가 가는 대로 내가 받쳐줄 거야” 하셨다. 선배님이 내 연기 폭을 넓히기 위해 힘써주시고 또 내가 그걸 잘 받아먹고, 다시 토스하는 일련의 핑퐁 같은 과정이 재미있고 새롭다.

지금 배우 이준기를 어렵게 만드는 일이 있다면? 당장은 이 작품의 캐릭터를 어떻게 완성도 있게 만드느냐 하는 건데 큰 어려움은 없다. 개인 이준기의 삶도 만족스럽다. 처음으로 취미도 생겼다. 주짓수에 완전히 미쳐 있어서 체육관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을 정도다. 어려움이라면 팬들이 선물을 많이 주셔서 집에 들여놓을 공간이 없다는 것.(웃음) 계속 선물을 풀고 있는데도. 행복한 어려움이다.

재킷과 셔츠, 팬츠 모두 프라다(Prada), 뱅글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브라운 체크 수트 김해김(Kimhēkim), 화이트 레터링 힐 렉켄(REKKEN).

서예지

드라마 스틸 컷의 패닉에 빠진 듯한 표정이 강하게 남더라. <무법 변호사>가 감정의 낙차가 큰 드라마일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촬영하면서 감정의 폭이 큰 캐릭터라는 점을 느끼고 있다. 액션을 하면서도 감정은 감정대로 많이 실어야 하는 역할이라 감독님이 섬세하게 방향을 잡아주고 있다. 쾌활한 듯하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면 <구해줘>의 ‘상미’만큼이나 감정을 많이 실어야 하는 인물이다. 액션 신이 많아 몸을 씀과 동시에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작품인 <구해줘>가 배우 이력에 큰 방점이 됐다. 몸과 마음 모두 고생한 작품인데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나? 작품이 끝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 왜 베테랑 배우는 작품에서 쉽게 빠져나온다는데, 나는 몇 개월 동안 작품이라는 ‘소굴’에 갇혀 사니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건 있는 것 같다. <구해줘>는 6개월 동안 매회 우는 신을 찍어서 좀 더 많이 남아 있다. 이번 드라마가 정반대의 스타일과 톤을 지닌 작품인데도 전작의 분위기가 남아 있어서 그런지 초반에는 분노해도 어딘가 슬픈 분노로 표현되고, 기쁨을 표현해도 기쁨이 완전히 표현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감독님 디렉션에 충실히 따르면서 많이 벗어났다.

드라마 <구해줘>와 영화 <다른 길이 있다>도 그랬고, 배우라는 직업은 누군가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모두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일상에서 드러내지 않고 살 뿐이다. 극에서는 캐릭터가 지닌 상처를 드러내야 하니 연기적인 것이 요구된다. 다만 배우로서 표현하는 과정에서 더 신중하고 섬세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1년 전, <마리끌레르>와 인터뷰하며 “배우는 마냥 즐거워서는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그 생각은 여전한가? 마냥 즐거워서도 안 되고, 실제로 그렇게 즐겁지도 않다.(웃음) 캐릭터를 맡을 때마다 느끼는 힘겨움이 있는데 나는 그걸 즐기는 배우는 아닌 것 같다. 왜 사람들이 많이 하는 말 중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지 않나. 적어도 나는 공감할 수 없는 말이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을 어떻게 즐길 수 있나? 즐기지 못하면 견디고, 참는 건데 내가 그 주기를 순환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 순환이 결국 연기라는 생각이 든다. 종종 인터뷰하면서 “연기가 재미있느냐, 즐거우냐”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 질문에 재미있지 않다고 답하면 배우 생활이 괴로운 거냐, 그럼 왜 연기자가 된 거지? 하겠지만 아마 모든 배우의 마음이 같지 않을까? 어떤 신에서는 재미있고 웃음이 나다가도 다음 신에서는 고통스럽다. 한데 이건 연기자만의 문제라기보다 모든 직업인이 그렇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연기를 하는 건 왜인가? 일반 직업인은 연차를 쌓으면서 직함을 얻지 않나. 견디다 보면 과장이 되고 부장이 되며 성장하는 셈인데 연기자는 직함이나 급 대신 여유가 생기며 단계를 밟아 올라가는 것 같다. 조금씩 여유를 얻으며 나를 다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상황을 즐기는 것 같다.

어떻게든 연기에 매달리려는 인상은 여전하다. 영화는 아직도 많이 보고 있나? 최근에 액션영화 <인 더 블러드>를 봤다. 신혼여행에서 남편을 잃은 여성이 복수하는 내용이다. <무법 변호사>를 준비하며 찾아본 영화인데 여주인공이 몸도 좋고 액션을 아주 잘한다. 알고 보니 격투기 선수이기도 하더라. 넘사벽임을 깨닫고(웃음) 액션을 배운다기보다 액션을 하면서 어떻게 감정을 컨트롤 하는지에 집중해 봤다. 배우들의 액션 합도 참고했다. <무법 변호사>에서는 이준기 선배님이 연기하는 봉상필의 액션 신이 많은데 내가 상대 배우로서 어떻게 그의 감정을 따라주고, 또 어떻게 하면 나로 인해 상대방의 감정이 더 드러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근데 나보다 김진민 감독님이 더 치열하게 고민해주신다. 셋이 똘똘 뭉쳐서 촬영하고 있다.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 같다. 액션이 가미된 장르물에서 여성 캐릭터가 제 힘을 못 내는 경우가 많지 않나? 여성 캐릭터의 다양성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고 지지한다. 특정 성별이 중심이 되기보다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제 역할을 해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무술감독님에게 “하재이만 너무 도움을 받는 것 같으니 봉상필을 도울 수 있는 상황이 있다면 서로 좋은 시너지가 날 것 같다”고 의견을 말했다. 여성 캐릭터가 끝까지 도움만 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까 나도 액션 신을 하나 달라고 해서 얼마 전 조직폭력배를 때리는 장면을 촬영했다. 근데 덩치가 워낙 큰 배우가 와서(웃음) 딱 봐도 내가 맞을 것 같더라. 좀 체격 작은 배우를 섭외해달라고 부탁드리기도 하고···.

요즘 배우 서예지를 휘어잡는 생각은 무엇인가? 힘듦, 슬픔 등 가라앉는 마음이 크고, 기쁨이나 웃음은 점점 더 줄어드는 것 같다. 체력적으로도 지치지만 그래도 현장에서는 감정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한다. 아무래도 이준기 선배님이 도움을 많이 주신다.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고, 특유의 에너지로 내가라앉은 마음을 살려주고 힘을 주신다. 대단한 에너지의 소유자다. 액션을 그렇게 촬영했는데도 어떻게 밝지? 많이 배우고 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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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발견

터틀넥 발리(Bally).
옐로 반소매 니트와 팬츠 모두 벨루티(Berluti).

날카로운 눈매와 짙은 눈썹 때문일까, 언젠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애교 많은 한 걸 그룹 멤버의 남편으로 나와 상대적으로 차가워 보이던 모습 때문일까. 나는 막연히 홍종현이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진 촬영에 임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한 번, 나긋나긋하고 열려 있는 말투에 또 한 번 홍종현이 달리 보였다.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이게, 좀 그런 것 같아요.” 만나기 전 별 수없이 품고있던 편견이 그가 한마디씩 할 때마다 무너졌다. 예상했던 모습과 다르다고 했더니 수 년째 함께 일하고 있는 스태프들과 함께 한 오늘 촬영이 편해서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정성이 가득한 말투를 되새겨보니 최근작인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에서 보여준 지고지순하고 충절을 지닌 ‘왕린’이 실제의 홍종현과 많이 다르지는 않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관심을 가지고 있었든 그렇지 않았든 지금 홍종현을 다시 볼 때다.

요즘은 뭐 하면서 지내요? 쉬는 방법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하고 싶었던 일을 주로 하는데 대부분 사소한 것이에요. 친구들 만나고 가족들 보고 운동도 하고 여러 가지 배우고.

쉴 때도 뭘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편인가요? 작품을 할 때는 다른 일을 못 하잖아요. 그러다 작품이 끝나면 이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한가해지죠. 그래서 작품을 할 때는 항상 생각해요. ‘이것만 끝나면 이것, 이것을 해야겠다.’ 하지만 막상 쉴 때는 생각처럼 안 되는 경우가 있고요.(웃음)

<왕은 사랑한다>가 작년에 종영했는데 함께 출연했던 사람들과 지금까지도 만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드라마가 끝나고 여럿이 인연을 이어 가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 언제부터 그렇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왕은 사랑한다>는 사전 제작 드라마인데다 촬영 기간이 꽤 길었는데 사극이라서 산에서 촬영을 많이 했거든요. 거의 매일 붙어 있다 보니 저절로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친해지는 것이 한 사람의 마음만으로는 안 되는 거잖아요. 저희끼리도 그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마음 맞는 친구를 한두명 만날 수는 있어도 또래의 모든 출연진이 다 친해지는 경우는 많지 않으니까.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과 친구가 되는 걸 어려워하지 않는 편인가요? 보통 그렇지 않아요. 친해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대신 친해지면 완전히 친해지고, 그러면 오늘 저에게 예상했던 것과 다르다고 하신, 그 얘기를 친구들에게 들어요.

주로 어떤 사람과 에너지가 잘 맞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취미 생활이나 관심사가 겹치면 수월하게 친해졌는데 요즘엔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왜, 있잖아요. 말 몇 마디 나눠보면 편하고 서로 말 없이 앉아 있어도 불편하지 않은 사람.

맞아요. 올해로 데뷔 11년 차죠. 항상 그랬겠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작품을 고르는 데 더 신경이 쓰일 것 같은데요. 어릴 때부터 새로운 경험을 하는 걸 좋아했어요.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나 처음 가보는 장소에 흥미를 느끼는 편이어서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지닌 캐릭터나 반전이 있는 스토리에 많이 끌려요. 전체적인 재미도 당연히 중요하고요.

최근 나온 작품 가운데 인상 깊게 본 것이 있나요? 요즘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무척 재밌게 보고 있어요. 그런 식의 사회생활을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공부를 즐겁게 하는 느낌이 들어요. 예를 들어 악기 같은 걸 배운다면 즐겁지만 잘 안 돼서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고 하기 귀찮을 때도 있잖아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건 공부한다는 기분이 들면서도 힘들지 않아서 좋아요.

주로 배우에 감정이입해서 보는 편인가요? 볼 때마다 달라요. 영화마다 다르기도 하고 신마다 다르기도 하고 배우마다 다르기도 해요. 그런 것보다 보고 나서 느끼는 점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어릴 때 본 영화를 다시 보는 것도 좋아해요. 어릴 때 갔던 유원지를 커서 가면 느낌이 다르듯이 영화도 그렇더라고요.

지금껏 해온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이 배운 작품은 뭔가요? 항상 최근에 한 작품이 새로운 배움의 장이 되는 것 같아요. 작품을 하면서 당면한 고민으로 골머리를 앓다 보면 어느 정도 해결돼요. 그러고 다음 작품을 하면 앞서 고민을 해결한 것과 무관하게 또 새로운 문제가 발견되죠. 새로운 고민이 생기고 그걸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배우게 되니까 항상 최근 작품이 기억에 남아요. 그때는 몰라요. 촬영이 끝나고 지금처럼 한 발자국 떨어져서 다시 생각해봤을 때 새삼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릴 땐 쉬지 않고 일을 많이 하고 시간을 최대한 많이 투자해서 뭐라도 하나 더 하자는 욕심이 있었어요. 사실 작년에 드라마를 끝내고 줄곧 쉬었어요. 이렇게 오래 쉰 적은 처음이죠. 불안하고 조급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적어도 한 번은 필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취미가 꽤 다양하죠? 뭘 할 때 제일 즐거워요? 많이 얌전해지긴 했는데 아직 활동적인 걸 좋아해요. 활동적인 걸 넘어 격한 운동도 좋아해서 축구도 하고 오토바이 타고 여행을 하기도 해요.

해외로 갈 때도요? 서울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부산으로 가서 부산에서 오토바이를 배에 실어 일본으로 간 적이 있어요. 일본에서 오토바이로 여행하고 돌아왔죠. 유후인에서 내려 한 바퀴 돌고 나가사키까지 갔다 왔어요. 지도를 보고 무작정 ‘여기로 가보자’ 하고 갔어요. 가다가 배고프면 오토바이 세우고 아무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고, 또 가다가 피곤하면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잡고 쉬었어요. 바다가 보고 싶으면 지도를 보고 바다 쪽으로 가서 오토바이를 대충 세워놓고 수영을 했죠.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더 즐거운 거겠죠? 저는 아직 혼자 여행 갈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웃음) 혼자 밥 먹고 혼자 영화 보는 건 어릴 때부터 다 했어요. 그런데 여행은 여럿이 가는 게 좋아요. 저에게 여행은 가서 많이 비우고 그동안 못 했던 생각도 하는 시간인데 그런 시간을 제가 좋아하는 누군가와 함께 보내면 더 즐거우니까 친구들과 같이 가는 걸 선호하는 것 같아요.

셔츠 노앙(Nohant), 스트라이프 팬츠 펜디(Fendi).
베이지 재킷 송지오 옴므(Songzio Homme), 패턴 셔츠 포츠 1961(Ports 1961).

홍종현이 가장 견디기 힘든 건 뭐예요? 불면증이 있어요. 심할 때가 있고 덜할 때가 있는데 중학교 때부터 그랬으니까 좀 오래됐죠. 잠들 것 같은 때를 지나면 잠이 오지 않아요. 그게 요즘 제일 큰 스트레스예요. 그래서 제 방에는 소리 나는 물건이 하나도 없어요. 중학교 때 방에 벽걸이 시계가 있었는데 초침 소리 때문에 못 잤던 기억이 생생하거든요. 다음 날 쉬면 상관없는데 오늘처럼 촬영이 잡혀 있다거나 아침 일찍부터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은 날에는 ‘큰일 났다, 빨리 자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다가 더 못 자요.

자신의 어떤 면을 제일 좋아해요? 겁이 별로 없는 거요. 저는 늘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었는데 어릴 때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스스로 잘 모르니까 제 그런 성향에 대해 의심했어요.

뭐 하나를 진득하게 하지 않는다는 데 대해서요? 네, 그랬는데 진득하게 하게 되는 게 하나씩 생기더라고요. 취미 선에서 멈추자 싶은 것도 생기고. 그래서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무엇이 됐든 네가 관심 가는 일이 있을 것 아냐. 그걸 해봐. 그리고 재미있으면 더 해봐, 질릴 때까지. 해봐야 알지,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시간만 가.” 하고요.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의 일을 하기 전에 걱정이 앞서는 사람이 있는데, 저도 걱정은 되지만 대체로 ‘안 해봤으니까 잘하는지 못하는지 모르잖아? 그리고 못하면 또 어때.’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쉽게 접근하는 편이거든요. 남들이 보기엔 그런 면이 거리낌 없어 보이나 봐요. 그게 장점이라면 장점이 아닐까요?

대단히 큰 장점이죠. 5월에 여행 가고 싶은 곳은 없어요?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가고 싶어요. 날씨가 좋으니까 오토바이를 타고 가도 좋겠네요. <왕은 사랑한다>를 제주도에서 촬영했는 데, 가로등조차 없는 자연 본연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제주도가 이렇게 좋은 곳이었나 싶더군요. 일본에서 그랬던 것처럼 제주도에서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핑크 실크 셔츠 클리프웨어(Clif Wear), 팬츠 산드로 옴므(Sandro Homme), 운동화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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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리의 한결

네온 컬러 보디수트, 시스루 스커트 모두 렉토(Recto).
화이트 톱 로우클래식(Low Classic), 데님 팬츠 시스템(System), 시스루 트렌치코트 버버리(Burberry).
화이트 톱 로우클래식(Low Classic), 데님 팬츠 시스템(System), 시스루 트렌치코트 버버리(Burberry).
브라운 톱 미우미우(Miu Miu).
핑크 실크 롱 원피스 르비에르(Leviere), 레이어드한 시스루 재킷 와이씨에이치(YCH).

‘어떤 기분이냐 하면···’ 혜리가 인터뷰 중 가장 많이 한 말이다. ‘음’ 하고 시작하는 대답의 첫머리에는 어김없이 이 수식을 썼다. 혜리는 대수롭지 않다면 대수롭지 않을 대화 안에서도 자신의 생각과 기분을 최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묘사하려는 사람이었다. 준비된 일장 연설이 아닌 그때그때 담백하게 꾸려낸 그녀의 대답들이 인터뷰가 끝나고도 오래 남았다. 이름난 달변가들이 넘쳐나는 이 세계에서 그녀의 다듬어지지 않은 진심이 반가웠다. 스스로를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잘 받아들이고, 잘 인정하고, 잘 넘기는 것 같아요. 그게 강한 거라면 강한 건데”라고 답했다. 편견 없이 흡수하는 능력, 얽매이고 전전긍긍하기보다 숨 한 번 크게 몰아쉬고 다음 행보에 힘을 싣는 사람이 진짜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혜리는 언제부터 알았을까.

작년 이 계절에 첫 영화 <물괴>를 촬영했죠? 2017년 3월부터 6월까지 찍었어요. 딱 좋은 계절에요.

때로 특정 계절로 한 시절을 기억하기도 하죠. 혜리에게 작년 봄은 어떤 시간이었어요? 첫 영화를 통해 새로운 것들을 만나는 시간.

영화 <물괴>는 오는 가을에 개봉하고, 영화 <뎀프시롤: 참회록> 촬영도 앞두고 있어요. 얼마 전부터 신동엽 씨와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의 고정 MC로도 출연하고 있고요. 그렇게 나열하고 보니 뭘 되게 많이 한 것 같네요.(웃음) <놀라운 토요일>은 현재 2회까지 촬영했는데 혹시 나만 재미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해요. 고정 예능도, 고정 MC도 처음이거든요. 지금까지 예능 프로그램은 딱 한 회분씩만 출연했으니까 그때마다 하루치 에너지를 쫙 쏟고 끝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매주 고정으로 출연하다 보니 에너지를 이렇게 써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매 회 차마다 힘이 넘치면 보는 분들이 지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어서요. 아직 모니터를 못했는데 일단은 하던 대로, 나답게 해볼 생각이에요.

프로그램 제작진도 혜리의 에너지와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길 바랄 것 같은데요? 맞아요. 그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오랜만의 예능 프로그램 촬영이어서 그런지 초반에는 어색하기도 했어요.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포맷인데, 정답을 맞히는 과정에서 카메라가 있다는 것도 잊고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많은 이들이 혜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길 바라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스스로를 평가해보면 대중에게 혜리라는 캐릭터는 주변에 있을 법한 편한 사람 같아요. 저 역시 동의하고 그게 저의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고요.

친숙함을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요? 친숙하게 소비되는 것이 작품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고민도 했었어요. 대중에게 꾸준히 모습을 보여야 하는 직업을 가졌으니 어쩔 수 없는 고민이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고요. 이 고민이 크게 남아 있었다면 스스로 길을 못 찾았을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연예계 데뷔 제안을 받았지만 선뜻 시작하지 못했다고 들었어요. 왜 망설였던 거예요? 연예인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니 정해진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봤어요. 게다가 전 시골에서 자랐으니까 ‘연예인? 내가? 으잉?’ 하고 말았지요. 걱정하고 망설였다기보다 애초에 나는 연예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연예인은 나의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거죠. 그러다 차츰 마음이 열렸어요.

어때요? 잘한 결정 같아요? 그럼요. 많은 사람에게 관심 받고 사랑받는 일을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어요. 제 추측이지만 아마도 세상의 과반수가 넘는 사람들이 타인의 관심과 사랑, 칭찬에 즐거워한다고 생각해요. 학생으로만 살았다면 이만큼 큰 사랑은 못 받았을 거예요. 물론 그 속에 칭찬만이 아니라 질책도 있지만 그 역시 받아들여야 하고요.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말 들으면 신기해요. 어리고 밝은 이미지라 그렇게 안 보실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스스로도 강하다는 데 동의해요? 잘 받아들이고, 잘 인정하고, 잘 넘기는 것 같아요. 그게 강한 거라면 강한 건데.

적어도 칭찬이건 질책이건 회피하는 유형의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과거 어느 때에는 피하려고도 했던 것 같아요. 회피하는 게 당장은 편하니까요. 하지만 지나고 보니 피하는 게 외려 더 불편하더라고요. 뒤늦게 부정적으로 돌아오는 게 더 커요. 그걸 느끼고 난 뒤로는 인정할 부분은 받아들여야 타격이 덜하다는 걸 알았어요. 당장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모른다고 얼버무리는 식의 대응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물론 인간관계나 일상생활에 좋을 게 하나 없더라고 요.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도요.

매일 할 일을 정해 적어놓고 끝내지 못하면 마음이 불안하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래요? 잘 잊어버려서 할 일을 적어두는데 해낸 것들을 체크하고 나서 남은 리스트를 보면 불안하죠. 요즘 숙제는 장구예요. 영화 <뎀프시롤: 참회록> 준비로 장구를 배워야 하는데 장구 연습에 차분하게 집중한다기보다는 승부욕으로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아무래도 장구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게 보통 일이 아니에요. 잘 늘지 않으니까 거울 보면 화가나요. 화나니까 정복하고 싶고.(웃음)

블루 시스루 톱, 화이트 티셔츠 체크 스카프, 화이트 가죽 로퍼 모두 듀이듀이(Dew E Dew E), 데님 팬츠 스완진(Swan Jeans).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좋은 사람들 만나서 재미있는 걸 하고 싶다. 그 기준 하나만 가지고 가기로 했다’라고 말했어요. 명쾌한 목표 설정은 어떻게 하게 됐어요? ‘왜 이 일을 계속 할까’ 하는 질문에 대한 내 식의 대답이에요. 좋은 사람들이라면 회사의 매니저일 수도 있고 촬영 스태프이거나 걸스데이 멤버들과 팬일 수도 있겠죠. 이 사람들과 재미있게 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가령 주변 사람들과 지내는 것이 불편하고 힘든데 성과는 좋다고 한다면 그 성과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대중에게 이 성과가 제대로 전달될까 의문이 들어요. 내가 즐겁지 않은데 즐거워 보일까요? 나라면 그렇게 보이지 않을 것 같아요. 내가 즐거워야 대중도 똑같이 느낄 거라고 봐요.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일까요. 촬영 전 혜리 씨 스태프들로부터 ‘혜리 미담’을 들었어요. 어떤 기분이냐 하면, 오늘처럼 촬영을 한다고 하면 한 컷 마치고 스태프들은 먼저 메이크업실로 들어가 있잖아요. 전 남아서 촬영 컷들을 모니터하고 다시 준비하러 한 발 늦게 들어가고요. 그 방에 들어가는 순간 열 명의 스태프가 동시에 모두 저를 봐요. 그리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요. 이런 순간들이 일상인데 중심에 있는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말해 버린다면 스태프들은 ‘내가 지금 이걸 왜 하고 있지?’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저와 함께라면 그런 의심은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신인도 아니고 데뷔 9년 차의 대답이라기엔···. 우리끼리 하는 말로 연습생 때 못된 애들은 진짜 못된 애들이라고 그러거든요. ‘오, 타고나길 못됐는데?’(웃음) 하고요. 신인 때는 겸손할 수밖에 없는데 또 한편으로는 늘 긴장하기 때문에 주변을 제대로 못 살피기도 해요. 제가 착한 사람이라기보다 이제는 주변이 보이는 거죠. 적어도 함께 일할 때 내가 불편한 사람은 아니었으면 하고요.

요즘 나를 가장 기쁘게 하는 말은 뭐예요? 동료나 친구처럼 가까운 누군가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소개해줬을 때 ‘아, 재미있다! 나 또 할래!’ 같은 소감을 들을 때요. 제가 방탈출 게임을 좋아하거든요. 방탈출 카페에 친구들을 데리고 갔는데 이 게임을 한 번도 안 해본 친구가 ‘너무 재미있어, 대박!’ 이러면 저도 기분이 좋아서 ‘그치? 그치? 또 할래?’ 하게 돼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공유하고, 같이 좋아하고, 좋은 반응을 얻으면 진짜 기분 좋아요.

방탈출 카페에 자주 가요? 방탈출 카페 사장님들 사이에서 저 아마도 유명할걸요? 새로운 카페에 가면 사장님들이 ‘아, 이제 오셨네요’ 하는 표정으로 맞아주셔서. 퀄리티가 좋은 곳들만 검색해서 찾아다니는데 좋은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편차가 엄청 커요. 저한테 물어보시면 다 알려드릴게요.

또 어디를 가면 혜리를 만날 수 있죠? 일단 성수동 볼링장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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