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의 서사

 

도경수 우영미 아미
터틀넥 톱 우영미(WooYoungMi), 팬츠 아미 바이 10꼬르소 꼬모(Ami by 10 Corso Como), 슈즈 커먼프로젝트(Common Projects).
도경수 우영미 아크네
셔츠와 니트 스웨터 모두 우영미(WooYoungMi), 팬츠 아크네 바이 10꼬르소 꼬모(Acne by 10 Corso Como), 슈즈 커먼프로젝트(Common Projects).

도경수 캘빈클라인 우영미
셔츠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터틀넥 톱 우영미(WooYoungMi), 팬츠 르메르(Lemaire).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첫 회가 방영된 지 15시간 만이었다. 그의 첫 주연 드라마가 tvN 월화드라마 사상 첫 회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던 차에 체크 셔츠에 면바지를 입은 청년이 기척 없이 스튜디오로 들어섰다. 동행한 스태프가 없었다면 알아채지 못했을, 인상적일 만큼 수더분한 세자 저하의 등장이었지만 더 인상적인 건 무던한 공기 속 그가 배우로서 지닌 선명한 얼굴이었다.

2014년 영화 <카트>로 시작되는 필모그래피를 되짚어보면 도경수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빛과 환호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배우로서 의식적으로 현실에 발을 붙이려는 사람같다. 마트 비정규직 직원의 10대 아들(<카트> 2014), 시력을 잃은 국가대표 유도 선수(<형> 2016), 어떻게든 1천8백만원의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DVD방 알바생(<7호실> 2017), 유약한 군인(<신과 함께> 2017)이 돼 그는 난처하고 비루한 삶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낯선 세계에서 평균 이상의, 혹은 모두가 동의할 만한 좋은 연기로 배우로서 재능과 가능성을 증명해왔다. 부단히 장르와 캐릭터의 결을 달리해왔던 그 축적된 변화가 이제 수면 위로 올라오는 중이다. 올겨울 개봉할 영화 <스윙키즈>에서는 당찬 북한군 포로 로‘ 기수’가 돼 그 안에서 한껏 자유로울 테니까.

그의 담백한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도경수는 ‘연기가 좋다’. 목소리와 말의 높낮이, 중간중간 흐려지다가도 똑 떨어지는 대답, 웃음 사이사이에서 그가 거듭 내비치는 좋‘ 음’이 그저 습관처럼 만들어진 감정이 아님을 알았다. 아래 이어지는 인터뷰에는 신중하고도 낮은 목소리로 ‘좋다’는 말이 열한 번 나온다. (날것의 대화를 풀어놓은 녹취 파일에는 스물네 번 쓰였다.) 좋아서 하는 사람의 연기는 보는 사람마저도 좋아하게 만들어버리는 힘이 있다. 그 건강한 서사를 동시대에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도경수 랑방 버버리프로섬
터틀넥 톱 랑방 바이 무이(Lanvin by MUE), 트렌치코트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팬츠 아미 바이 10꼬르소 꼬모(Ami by 10 Corso Como).

오늘 아침 <백일의 낭군님>의 첫 회 시청률을 들었겠다. 자고 있다가 전화 받았다.(웃음) 축하도 많이 받고 기분 좋다.

첫 드라마 주연이다. 비중의 경중을 떠나 현장에서 책임감도 경험했을 것 같다. 이번 작품 하면서 책임감을 더 느끼게 된 것 같다. 대본도 볼 만큼 많이 봤는데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대본을 열 봤다면 열 번으로는 택도 없겠구나 싶을 만큼. 드라마는 장르 특성상 이야기가 길기도 하고, 극 중 시간의 흐름대로 촬영하는 건 아니어서 이전 상황이 뭐였을까 떠올려 보기도 하고, 종종 헷갈리기도 한다. 그 속에서 내가 대본을 말도 안 되게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1년 사이 영화 <스윙키즈>와 <신과 함께 2>, 애니메이션 <언더독>, 여기에 더해 드라마에 공연까지 했다. 도경수라는 사람이 시간과 체력을 어떻게 나눠 쓰고 있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아마 몇 년 전이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다. 이제 엑소가 데뷔 7년 차에 접어들었고, 노하우가 점점 생기는 것 같다. 공연 준비나 안무 연습을 이전보다는 빠르게 습득할 수 있게 됐으니까 거기서 시간 배분을 잘하려고 한다.

혹자는 긴 호흡을 가지고 때로 쉬기도 하며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도경수의 필모그래피는 오늘만 사는 듯, 최선을 다하겠다는 듯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면 다 지나가는 것이지만 ‘지금’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시간이니까. 그러니 항상 최선을 다해서···. 나는 그렇다. 누구를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마음이 강하고, 또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더 열심히 하는 것도 있다. 물론 내 욕심도 있기 때문에 그걸 채워가려고 많이 노력하는 것 같다.

자기만족에서 동력이 만들어지는 편인가? 확실히 그렇다. 물론 보여주는 직업이고 대중의 만족이 항상 중요하지만, 나 자체의 기준도 높다. 결국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니 내가 먼저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관객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한다.

올겨울 개봉할 영화 <스윙키즈>는 춤과 음악을 보여주는 경쾌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1951년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부분을 담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영화 <카트>와 <7호실> 역시 그랬고. 배우로서 사회의 한 조각에 대해 이야기 해왔다. 사람 냄새 나는 작품을 좋아해서일 수도 있지만 선택 과정에서 시기가 잘 맞았던 것 같다. 극 중 시대와 사회적 배경은 달라도 많은 사람과 작품으로 공감하고, 또 누군가 내 연기로 지친 마음에 힘을 얻는다면, 그러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도경수 우영미
터틀넥 톱 우영미(WooYoungMi).

학자금 대출에 시달는 청년이건 관심 사병이건 도경수가 연기하는 삶은 대체로 녹록지 않다. 약자를 대변하는 건 어떤 면에서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 그 부분에서 주저하거나 겁내지 않는 것 같다. 전혀. 겁낼 일은 아니지 않나. 되레 내가 그걸 할 수 있는 상황이 감사하고 너무 좋은 일이다. 그 점에서도 배우는 참 좋은 직업이다.

영화 <스윙키즈>를 준비하면서 탭댄스를 익혔을 텐데 어렵지 않았나? 엄청 어려웠다. 탭댄스는 춤이 아니라 악기를 배운다고 생각하며 접근해야 하더라. 몸을 써서 크게 보이도록 하는 점도 있지만 드럼을 치듯 발을 굴러 소리를 내는 원리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쉽지 않다. 늘 몸을 써왔는데도 처음에는 내가 몸치처럼 느껴졌다. 스스로 리듬을 만들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소리를 들을 때 쾌감이 있다.

배우의 장점 중 하나는 작품을 하며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거다.지금도 가만히 있을 때는 발을 움직인다. 그런 게 너무 좋다. 작품을 하면서 나만의 장점이나 무기를 얻을 수 있는 거니까.

장르와 캐릭터의 결을 꾸준히 달리해왔다. 안 해본 걸 해보고 싶어 하는 타입인가? 정확하다. 이전에 마음에 상처가 있는 캐릭터나 어리게 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해왔다면 캐릭터도 점차 성숙하고 변하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며 사람이 변하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만나는 캐릭터의 성향도 달라지는 것 같다. 그 모습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

영화 <스윙키즈>의 주인공 ‘로기수’야말로 남자답고 호기로운 청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굉장하다. (웃음) 지금까지 연기한 인물 중 가장 남자다운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지금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호기로운 캐릭터의 정점이라고 생각한다. 당차고 한편으론 사고뭉치에 악동 같기도 하지만 정의로운 사람. 그래서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다.

도경수 하면 떠오르는 반듯하고 점잖은 이미지를, 그 틀을 한번 깨고 싶어 한 선택인가? 근데 내가 그렇게 점잖지만은 않다. 가까운 사람들은 알겠지만 장난도 많이 친다. 로기수라는 캐릭터에도 그런 면이 많이 담긴다. 내가 못 보여드렸던 모습들을. 방송에서는 어떻게 까불고…(웃음) 그럴 수 없기도 했는데 단체 생활하다 보면 다른 멤버가 맡아서 잘 해주는 부분도 있으니까 오히
려 가만히 있게 되고 그래서 그런 이미지가….

자유분방한 캐릭터 안에서 인간 도경수도 자유를 느꼈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참 좋은 거 같다. 연기라는 것이. 평소 하지 않고, 해보지 않을 것을 그 안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 너무나 큰 장점이다.

해보고 싶은 게 많이 쌓여 있는 건가? 쌓여 있다기보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내 모습을 새삼 알게 되는 것 같다. ‘이 캐릭터가 이런 대사를 할 때 마음이 이렇겠구나’ 하면서 헤아리다가도, ‘근데 나는 여기서 이렇게도 할 텐데’ 하며 나를 다시 본다.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 발견하지 못했던 내 모습, 그동안 상상하지 않았던 나의 어떤 면이 나오는 것 같다.

몰입했던 캐릭터의 결에 따라 일상의 도경수도 달라지나? 평소의 나는 나고, 연기하는 현장에서는 캐릭터에 최대한 몰입하려고 노력한다. 캐릭터의 차이보다는 시차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 같긴 하다. 한 작품에 몰입하다 보면 생활 패턴이 완전히 뒤바뀌니까 작품이 끝나면 얼떨떨하기도 하다. 드라마 촬영하는 동안 일찍 일어나 시작하고, 또 늦게 끝나기도 하니까 모든 촬영이 끝났는데도 4시간 자면 반사적으로 눈이 떠졌다. 막상 깨서 덩그러니 있으면 좀 어색하더라. 대본을 읽고 뭐라도 외워야 할 것 같고, 문경으로 가야 할 것만 같고.(웃음) 지금은 그때보다는 잠을 더 자는 편이지만 확실히 부지런해졌다.

연기를 하기 전의 도경수, 연기를 하고 난 뒤의 도경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감독님과 스태프, 배우 분들 등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고 영향을 받으면서 사회적으로 한 단계 올라가는 것 같다. 어른스러워진다고 할까. 연기를 떠나 그게 가장 많이 달라진 점 같다. 연기를 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모르던 아이였다면, 작품을 하나씩 지나오면서 많은 사람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보며 성숙하는 것 같다.

사회화된다고 할까? 근데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웃음) 드라마나 영화 현장이 다른 일에 비해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르니까. 가수로 활동할 때는 멤버들과 매니저 형들이 늘 함께하지만 연기하는 현장은 감독님, 배우 분들 할 것 없이 매번 스태프가 다르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태도가 많이 달라진다.

배우로 지금의 자리에 온 데는 본인의 어떤 면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나? 내 이야기를 잘 안 하는 편이다. 힘들어도 힘들다 안 하고, 혼자 누른다. 이런 성격이 때로 괴롭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장점으로 작용한 때가 많았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성향도 마찬가지다. 그런 성격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남에게 피해 주는 걸 싫어해서.

한데 그 성격이 나를 힘들게 하고 외롭게 할 때가 있지 않나.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는 몸이 두 번 움직여야 하는 상황도 감내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바에는 그게 낫다. 그래서 스스로 훈련을 더 많이 하는 것 같고. 설사 몸을 두 번 움직이는 과정에서 내가 스트레스를 더 받았다 할지라도 결국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누군가에게는 배려가 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게 좋고, 옳은 일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좋고 옳지만 동시에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부모님의 영향이 큰 것 같다. 힘든 순간이 있어도 자식들에게 얘기하거나 내색하지 않으셨다. 아마도 많은 부모님이 그러시겠지만. 가까이 보면서 자연스럽게 배운 것 같다.

작품을 떠나 있을 때 도경수의 평균 마음 상태가 궁금하다. 대체로 평온하다. 스트레스 받는 상황도 있지만 되도록 빨리 잊으려고 한다. 무엇보다 ‘내가 불안을 느끼는’ 상황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연습하는 것 같다. 항상.

앞으로 어떤 역할이 오면 단번에 하게 될 것 같나? 지금까지 이런 걸 하고 싶다거나 해야겠다고 정한 건 아니고 작품을 좋은 시기에 만났다. 영화 <7호실>의 ‘태정’이 같은 경우는 시나리오 읽으면서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지금까지 캐릭터들이 때맞춰 내게 왔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은 욕심낸다고 되는 게 아니기도 하고, 그래서 내 작품은 운명처럼 정해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좋은 시기에 때맞춰 찾아온 작품이라면 그리고 나 역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크게 계산하지 않고 하는 것 같다.

직관적으로 선택해온 셈이다. 시나리오를 다 읽은 뒤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 결국 내가 하는 일이고,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는 현장에서 감독님과 스태프들 그리고 내가 함께 풀어야 하는 거니까.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상의하는 분들이 있지만 마지막은 내 생각을 따른다. 지금까지 작품들이 모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건 할 수밖에 없구나 하는 것들이었다. 그러니 다음 작품 을에 어떤 캐릭터를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배우의 자리에서 이제는 조금씩 여유가 생기는 듯하다. 작품을 고르는 범위가 넓어지고, 내 경험치가 커지면서 또 나를 더 알아가고 있다. 같은 캐릭터라 해도 이전에는 ‘아, 너무 어렵겠다’ 했다면 이제는 ‘지금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재미있게 할 수도 있겠다’고 가늠해보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도경수 우영미 아미
셔츠와 카디건 모두 우영미(WooYoungMi), 팬츠와 슈즈 모두 아미 바이 10꼬르소 꼬모(Ami by 10 Corso C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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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장동윤

장동윤 배우 드라마
레더 셔츠형 재킷 비이커(Beaker), 화이트 티셔츠, 와이드 팬츠, 하이톱 스니커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하던 대학생이 어느 날 편의점 강도를 잡는 데 도움을 주었고, 이 청년은 텔레비전 뉴스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이 짧은 인터뷰 영상을 본 지금의 소속사로부터 느닷없이 배우가 되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불쑥 배우의 세계에 들어왔다. 드라마틱한 데뷔 스토리를 가진 장동윤은 그동안 살아온 삶의 방향과는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드라마 <학교 2017> <시를 잊은 그대에게> 등을 거쳐 <미스터 션샤인>과 영화 <뷰티풀 데이즈>까지 급하지 않은 속도로 새로운 세계를 부지런히 배워가고 있다.

장동윤 배우 드라마
셔츠와 타이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 쿠튀르(Ermenegildo Zegna Couture),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장동윤 배우 드라마
블랙 터틀넥 니트 스웨터, 팬츠 모두 발렌티노(Valentino), 스니커즈 발렌티노 가라바니(Valentino Garavani).

연기를 뒤늦게 시작했다. 남다른 독특한 데뷔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아마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싶다.(웃음)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선택한 건데 두렵거나 주저되지는 않았나? 주저하지는 않았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게 좋다. 원래 지루한 걸 싫어한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도 회사 생활이 과연 나와 맞을지 고민했었다. 처음엔 잘 안되면 돌아가자는 생각도 있었고.

그래도 오랫동안 쌓아온 것들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일 아닌가? 전공을 살려 금융과 관련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배우가 된다고 해서 지금껏 살아오고 배워온 것들이 다 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 시간이 아깝지도 않았고. 비록 뒤늦게 배우가 되기는 했지만 학교생활도 마음껏 즐겼고, 시간을 충분히 누리며 살았다.

배우가 되기 전에 한 번이라도 배우가 되는 상상을 해본 적 있나? 배우가 되는 상상을 했다기보다는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만드는 것? 영화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고 싶기도 했고, 글도 써보고 싶었고.

글 쓰는 걸 좋아하나? 시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시를 썼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턴가? 취미 삼아 쓴 건데 누가 시켜서 쓴 게 아니라 내가 좋아서 계속 썼다. 청소년 문학상을 탄 적이 있고 문예창작영재교육원에서 교육과정도 수료하고. 실은 대학에서도 국문학을 전공하고 싶었는데 잘 안 됐다.

어떤 내용의 시를 쓰는지 궁금하다. 사람들에 대해 쓴다. 소시민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사람들에 관한 시를 많이 쓰게 된다. 사람에 대해. 가령 노숙인에 관한 시를 쓸 때면 그분들을 관찰할 때도 있고 직접 대화를 나눠보기도 한다.

연기는 결국 글로 쓰인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는 일이다. 글을 쓰는 것과 글로 쓰인 것을 연기하는 일은 많이 다른가? 나도 곰곰 생각해봤다. 글을 쓰는 것과 글을 연기로 표현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시를 쓸 때는 감정을 컨트롤하지 않는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고 자유롭게 드러내는 데 연기할 때는 컨트롤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이 다른 것 같다. 그리고 시와 소설도 다르다. 시나리오는 어쩌면 소설에 가까운 듯하다. 시는 매우 함축적인 문학이고 소설은 펼쳐놓은 문학이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지금도 여전히 글을 쓰는 게 연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글을 쓰면서 키운 감성이 꽉 찬 상태에서, 그 감성을 잘 컨트롤하며 감정을 이끌어내는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연기는 왜 재미있나?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서.

시를 쓸 때도 사람에 관한 시를 쓴다고 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많아 보인다. 세상에 혼자 사는 사람은 없지 않나. 당연히 사람을 대할 때 감정이 생기고 더불어 관계도 생긴다. 친구도 있고 부모님도 있고 미운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고. 사람에 관심이 많아서 연기할 때 감정을 다루는 일이 재미있다. 연기와 관련한 이론이나 기술을 배우기 전에 현장에서 먼저 경험하다 보니 현장에서 부딪히고 선배나 동료 배우와 얘기를 나누며 나중에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그런 것을 하나씩 알아갈 때마다 재미있다.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배우는 타고나야 하고 끼가 넘쳐야 하며 노력보다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장에서 선배들을 지켜보니 그렇지 않았다. 인물을 분석하고 집중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거더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방영 중반부터 등장했다. 많은 선배 배우와 함께하는 촬영장은 더 긴장될 것 같다. 이완익(김의성) 때문에 몰락한 집안의 아들로 신분을 위장한 채 무관 학교에 들어가 복수를 꿈꾸는 ‘준영’을 연기한다. 의욕은 넘치지만 그에 비해 서툴다. 방영 중반에 등장하는 인물이어서 선배들보다 늦게 합류했는데, 그 때문인지 처음 촬영장에 갔을 때는 긴장을 많이 했다. 선배들보다 열 달 정도 늦게 합류하다 보니 처음엔 촬영장이 어색했다. 그런데 선배들 덕분에 빨리 적응했다. 긴장을 많이 한 나와 달리 선배들은 여유가 있어 많이 배려해주었다 선배들의 연기를 보는 것도 좋았다. 연기할 땐 인물에 진중하게 몰입하지만 긴장감보다는 여유가 느껴졌다. 선배 배우들뿐만 아니라 함께 작업한 감독님, 카메라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 모두 좋은 분이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고 이 현장을 돌아봤을 때 어떤 느낌으로 남을 것 같은가? 엄청 좋은 기회. 앞으로 만나기 쉽지 않을 기회. 그리고 성장하는 데 좋은 발판이 된 현장으로 기억할 것이다. 언젠가 나도 <미스터 션샤인>에서 만난 선배들처럼 좋은 선배가 되었으면 한다.

곧 영화 데뷔작도 공개된다. 배우 이나영과 함께 출연한 영화 <뷰티풀 데이즈>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는데 영화에서 어떤 인물을 맡았나? 지난해 10월 무렵에 크랭크업했으니 개봉을 1년 정도 기다렸다. 내가 맡은 인물은 연길에 사는 대학생 ‘젠첸’이다. 이나영 선배의 아들 역할인데,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자신을 버리고 한국으로 간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이 주된 내용이다. 엄마한테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엄마를 미워하는 마음의 상처가 많은 어두운 인물이다. 연변에서 나고 자란 인물이라 사투리를 열심히 연습했다. 일부러 대림동에 중국 음식을 먹으러 자주 가기도 했다. 그 동네 슈퍼마켓에서 사투리에 대해 조언해줄 분도 한 명 소개받았다. 이제는 그분과 제법 친해져서 얼마 전에 밥도 같이 먹었다.

어릴 때 엄마가 떠났으니 감정의 결핍이 많은 인물이겠다. 그렇다고 대단히 특별한 감정은 아니다. 엄마의 부재로 원망스러운 감정을 품고 있고, 떠난 엄마를 원망하고 슬퍼하지만 한편으론 보고 싶어 하고. 충분히 이해되는 인물이다. 엄마와 아들이 떨어져 있던 긴 시간, 그 시간 끝에 만났을 때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만난 후 변하는 엄마에 대한 감정도. 처음에는 아버지가 도대체 왜 엄마를 찾으라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 감정 역시 변한다. 타인이면 포기할 수 있는데 가족이기에 포기할 수 없는 그 감정이 잘 전달되면 좋겠다.

영화와 드라마는 현장 분위기가 많이 다르지 않았나? <뷰티풀 데이즈>는 저예산 영화라 더 다를 것 같다. 각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드라마 현장은 정해진 시간에 문제를 빨리 풀어야 하는 객관식이고, 영화 현장은 문항은 적지만 오래 풀어야 하는 논술형 문제 같다.

개인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다. 올해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드라마에 출연했고 첫 영화로 레드 카펫도 밟게 될 테니. 어느 해도 특별하지 않은 해가 없겠지만 올해는 유독 성숙할 기회가 많았다. 현장에서 선배들에게 많은 걸 배웠고 연기를 대하는 태도도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지금까지 내가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올해 한 경험 덕분에 연기할 때 좀 더 끝까지 인물을 붙잡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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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th Anniversary Portrait

손태영 체크 더블브레스트 재킷 94만5천원 랑방컬렉션(Lanvin Collection), 화이트 드레스 37만8천원 CK 캘빈 클라인(CK Calvin Klein).
권상우 화이트 브이넥 셔츠 49만8천원, 화이트 팬츠 69만8천원 모두 김서룡(Kimseoryong).
권룩희 헨리넥 셔츠 13만6천5백원 카라멜 바이 쁘띠마르숑(Calamel by Petit Marchons), 베이지 치노 팬츠 8만5천원 블루독(Bluedog).
권리호 화이트 레이스 드레스 16만8천원 룰라비 골드 바이 리틀그라운드(Lulabee Gold by Little Ground), 별 모티프 스팽글 지팡이 가격 미정 밍크뮤(Minkmui), 꽃으로 장식한 헤어피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손태영 모던하고 세련된 사각 형태의 크로스 백 26만8천원 로사케이(Rosa. K), 오묘한 브라운 컬러의 트렌치코트 35만8천원, 롱 저지 드레스 19만8천원 모두 로우클래식(Low Classic).
권리호 엄마와 커플로 멘 크로스 백 26만8천원 로사케이(Rosa. K), 페플럼 드레스 1백9만원 펜디 키즈(Fendi Kids), 보석 장식 벨벳 슈즈 8만2천원, 레이스 프릴 삭스 1만2천원 모두 밍크뮤(Minkmui).
권상우 화이트 니트 톱 가격 미정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화이트 팬츠 15만원 코스(COS).
손태영 앤티크한 코인 이어링 7만5천원, 도회적인 느낌의 목걸이 12만5천원 모두 마마카사르(Mama Casar), 화이트 셔츠 19만9천원 그레이 양(Grey Yang).
권리호 화이트 블라우스 8만8천원, 체크 드레스 11만8천원 모두 테일스쿱 바이 리틀그라운드(Talescoop by Little Ground), 헤어피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권상우 착용감이 가벼운 메탈 안경 17만9천원 트루스(Truth), 화이트 셔츠 가격 미정 맨온더분(Man on the Boon), 체크 팬츠 6만9천원 에이치앤엠(H&M), 오렌지 타이 가격 미정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팔찌 38만8천원 이에르 로르(Hyeres Lor).
손태영 미니멀한 코인 펜던트와 레오퍼드 패턴 가죽 초커를 레이어링한 목걸이 10만8천원, 아이코닉한 코인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 8만원 모두 마마카사르(Mama Casar), 부드러운 저지 소재의 블랙 드레스 17만8천원 올세인츠(All Saints).
권룩희 미니멀한 실루엣의 가죽 초커 7만2천원, 코인 펜던트가 달린 골드 목걸이 6만원 모두 마마카사르(Mama Casar), 데님 팬츠 11만5천원 타미 힐피거 키즈(Tommy Hilfiger Kids), 슬리브리스 톱은 본인 소장품.
권룩희 화이트 톱 6만9천원 빠흐(Pars), 번개 모양 패치가 돋보이는 데님 팬츠 14만8천원 스텔라 매카트니 바이 리틀그라운드(Stella McCartney by Little Ground), 팔찌 38만8천원 이에르로르(Hyeres Lor).
권상우 이탈리아의 세련된 감성을 담은 워터리한 향기가 매혹적인 콜로니아 퓨라 컬렉션, 왼쪽부터 오 드 코롱 50ml 13만5천원, 애프터 셰이브 밤 9만8천원, 헤어 앤 샤워 젤 5만8천원, 데오드란트 스틱 5만2천원, 데오드란트 스프레이 5만8천원 모두 아쿠아 디 파르마(Acqua di Parma), 블랙 톱 5만5천원 디브이에스엔 스튜디오(DVSN Studios), 데님 팬츠 가격 미정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와일드한 느낌의 블루 원석 목걸이 14만5천원 마마카사르(Mama Casar), 플로럴 프린트 드레스 73만원대 레 레버리즈 바이 네타포르테(Les Reveries by NET-A-PORTER).
자연의 깨끗한 아쿠아틱 향이특징인 콜로니아 퓨라 오 드 코롱 100ml 18만원 아쿠아 디 파르마(Acqua di Parma), 블랙 터틀넥 톱 21만5천원 코스(COS).
손태영 레오퍼드 패턴의 커플 선글라스 24만9천원 트루스(Truth), 터틀넥 니트 톱 1백88만원 파비아나 필리피(Fabiana Filippi).
권상우 고급스러운 아세테이트 소재의 커플 선글라스 24만9천원 트루스(Truth), 그레이 수트 가격 미정, 화이트 셔츠 45만원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메탈 소재를 가미한 캐츠아이 선글라스 24만9천원 트루스(Truth), 하늘색 셔츠 가격 미정 유돈 초이(Eudon Choi), 하이웨이스트 팬츠 1백93만원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
손태영 숄더백과 크로스 백 겸용 투웨이 쇼퍼백 26만5천원 덱케(Decke), 지그재그 패턴의 드레스 1백57만원 엠 미쏘니(M Missoni).
권상우 화이트 터틀넥 톱 가격 미정 맨온더분(Man on the Boon), 베이지 팬츠 1백8만원 벨루티(Berluti).

원할 것만 같았던 지난여름도 기어이 가을에 자리를 내어주고, 죽을 만큼 더웠던 게 벌써 아득하게 느껴지니 시간은 쉬이 지나가는가 싶다. 하지만 그렇게 흘러가듯 쌓인 10년, 3천6백50일은 적지 않은 시간이다. 배우 권상우와 손태영, 둘의 결혼 생활이 두 자릿 수의 해를 맞는 동안 단둘이던 가족은 어느새 4명이 되었다. 두 사람은 그동안의 시간을 진정으로 기념할 의미 있는 선물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없는 것을 떠올렸다. 가족사진이었다. 권상우 “신기해요. 벌써 저렇게 크다니. 사진은 우리끼리 휴대폰 카메라로 많이 촬영해서 간직하기는 하지만 넷이 같이 찍은 사진은 리호가 태어나기 전, 룩희가 아주 어릴 때 찍은 것 말고는 거의 없거든요.”  손태영 “결혼 1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이니 남편이랑 둘이서만 찍을까 하기도 했는데 어찌 보면 두 아이에게도 나름 의미가 있는 기념일인 것 같아서 네 사람이 함께 찍기로 했어요.”

세 사람이 매해 꼭 한 번씩 휴가를 보내던 호주의 골드코스트는 권상우에게 제일 기억에 남는 여행지다. 일찌감치 낯선 세상을 탐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 룩희는 이제 부부의 어엿한 여행 동반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네 살이 된 리호가 그 뒤를 이을 참이다. “룩희는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없는 아이’ 같다고 할 정도로 어딜 가도 의젓하고 스스로 알아서 잘해요. 우리 둘보다 속이 깊다는 말을 듣는 정도니까요.(웃음) 저는 가끔 룩희한테서 남편에게 받을 위로를 느끼기도 해요. 특히 남편이 바쁠 때 더욱 그래요. 자기 전에 제게 와서 ‘엄마 오늘도 고생했어요’라며 저를 안아주는 아이예요.”  “한번은 룩희 친구가 저희 집에서 자고 간 적이 있는데, 친구가 어두워서 무섭다고 하니 그 친구가 잠들 때까지 룩희가 곁을 지키면서 다독여주더라고요. 항상 남을 챙기는 다정한 아이예요. 우리가 특별히 가르친 것도 아닌데, 가지고 태어나는 성향이 있구나 싶기도 해요.” 아이를 기른다는 건 매일 다른 종류의 깨달음을 얻는 고된 수련의 과정과도 같다. 첫아이는 더욱 그렇다. 부모도 아이도 같이 살아나가는 게 처음이기에 많은 것이 서툴다. 하지만 그래서 배우는 것도 더 많다. “요새는 오로지 남편과 제 기준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게 조금 엇나간 판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제가 듣고 본 대로 이런 식의 교육이 옳을 거라 판단해서 아이들을 가르치면 종종 문제가 발생해요. 특히 룩희는 자아가 생기는 때인 열 살이라서 엄마인 제가 맞춰주어야 하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이젠 일방적일 수가 없는 거죠. 각자의 의견이 있으니 조율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아요.”

룩희와 리호는 그런 두 사람을 더욱 결속하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배우로서의 일상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 일을 마치고 돌아갈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은 권상우에게 일터에서 동기를 부여한다. “가장으로서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게 저를 일에 더 집중하고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아요. 물론 결혼 전에도 연기는 열심히 했지만 그때와 좀 달라요. 한동안 아이 아빠로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했던 것도 그 때문이에요. 집에 가면 나를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일할 때 스트레스도 덜 받아요.” 손태영의 마음은 현재 그보다는 조금 더 복잡하다. 그녀가 워킹맘이라는 사실은 여배우로서 피할 수 없는 고민을 안겨준다. “사실 요즘 부쩍 배우로서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아마 그 고민의 이유 중 하나가 아이를 잘 키우면서 일을 해내야 하기 때문인 것도 있겠죠. 게다가 룩희는 그래도 좀 컸지만 네 살인 리호는 아직 손이 많이 가 아무래도 육아에 더 많은 힘을 쏟게 되죠. 일하는 엄마들은 다 그렇잖아요. 또 이런 면도 있어요. 육아는 부부가 공동으로 하는 게 공평하지만, 마음이 그렇게 선뜻 움직여지지 않아요. 조급해 하지 않고 기다려 보려 해요. 배우의 삶을 포기할 생각은 없어요.” 때를 기다리는 그녀의 마음을 권상우는 같은 배우로서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응원한다. 10년의 결혼 생활 동안 다져진 팀워크는 이런 부분에서 빛을 발한다. 혼자가 아닌 우리이기에 그들은 더 길게 보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찾는다.

손태영의 SNS에는 아이들과 걷는 산책길, 촬영 현장, 생일 파티, 권상우와 함께 찍은 커플 샷 등 가족의 일상이 골고루 기록되어 있다. 거기서 그녀는 오랜 친구와 댓글을 주고받기도 하고, 팬들의 질문에 답하거나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SNS에 등장하는 화려한 화보 속의 그녀도, 떡볶이를 만드는 그녀도 같은 손태영이다. 그녀는 아이들도 그런 엄마와 아빠의 모든 면을 받아들이고, 그래서 자신이 연예인 2세라는 사실에 개의치 않길 바란다고 말한다. “저나 남편이나 무얼 숨기면 얼굴에 표가 나는 성격이에요. 뭐든지 자연스러운 게 좋고, 아이들도 자유롭게 키우고 싶어요. 그래서 룩희와 리호도 그냥 손태영과 권상우의 아이들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으면 해서 굳이 노출을 자제하지 않으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