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BEAUTIFUL BOY!

네이비 니트 톱 맨 온 더 분

마이크로 에센스 스킨 액티베이팅 트리트먼트 로션 피부 투명 에너지를 깨우고, 피부 근본을 키워주는 워터리 로션 타입의 발효 에센스. 마이크로 발효 영양소가 피부 기능을 강화하며 피부를 투명하게 밝혀준다. 메이크업 전 화장솜에 덜어 에센스 팩으로 사용하면 자극받은 피부를 다독이는 진정 팩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0ml, 14만원.

마이크로 에센스 스킨 액티베이팅 트리트먼트 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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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셔츠 오버코트 바이 10꼬르소 꼬모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리커버리 세럼

낮 동안 유해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밤사이 손상된 피부를 집중적으로 개선해 피부의 24시간 리듬을 회복시켜주는 세럼으로 ‘갈색병’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피부에 강력한 수분 보습 효과를 제공하는 한편, 눈에 띄는 피부 손상과 조기 노화를 막아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동안 피부를 선사한다. 꾸준히 사용하면 매일 아침 푹 자고 일어난 듯 생기 넘치고 투명하게 빛나는 피부를 마주할 수 있다. 50ml, 15만5천원.

스트라이프 톱 아크네 스튜디오

“얼굴이 땅기던 환절기부터 지금까지 에스티 로더의 마이크로 에센스를
꾸준히 바르고 있어요. 건조한 피부 깊숙이 수분과 영양을 채워주어
한층 생기가 감돌고 칙칙하던 얼굴이 밝아진 듯한 느낌이 들어요.
끈적이지 않고 빠르게 스며들어 여름에도 부담 없이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트라이프 톱 아크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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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과 유해진의 특별하지 않지만 특별한 관계

유해진 레오퍼드 프린트 롱 코트, 팬츠, 양말, 인터로킹 G 홀스빗 장식 레더 솔 모카신 모두 구찌(Gucci). 차승원 지브라 패턴 송아지 가죽 코트, 부츠 컷 진 팬츠, 양말, 웹 디테일과 테슬 장식 레더 솔 모카신 모두 구찌(Gucci).
러플 장식 화이트 셔츠, 부츠 컷 팬츠, 웹 디테일과 태슬 장식 레더 솔 모카신, 에이비에이터 틴트 선글라스, 니트 비니 모두 구찌(Gucci), 의자 모두 구찌 데코(Gucci Decor).
유해진 별무늬 파자마 셔츠와 쇼츠, 양말, 인터로킹 G 홀스빗 장식 레더 솔 모카신, 옐로 오프 더 그리드 토트백, 에이비에이터 선글라스 모두 구찌(Gucci). 차승원 정글 프린트 파자마 셔츠와 쇼츠, 양말, 오렌지 오프 더 그리드 토트백, 웹 디테일과 태슬 장식 레더 솔 모카신, 틴트 선글라스 모두 구찌(Gucci).
차승원 레드 가죽 셔츠와 부츠 컷 진 팬츠, GG 로고 버클 가죽 벨트, 웹 디테일과 태슬 장식 레더 솔 모카신, 오렌지 오프 더 그리드 토트백 모두 구찌(Gucci). 유해진 브랜드 로고를 프린트한 블루종과 진 팬츠, GG 로고 버클 가죽 벨트, 구찌 테니스 1977 스니커즈, 옐로 오프 더 그리드 토트백 모두 구찌(Gucci).
재킷, 레오퍼드 프린트 니트 톱, 셔츠, 타이, 진 팬츠, 웹 디테일과 태슬 장식 레더 솔 모카신, 미디엄 사이즈 GG 수프림 더플백 모두 구찌(Gucci).
카키 코튼 재킷과 그린 스트라이프 티셔츠, 체크 와이드 팬츠, 양말, 슬립온 스니커즈, 크로스로 멘 GG 수프림 숄더백, 니트 비니 모두 구찌(Gucci).
유해진 그레이 재킷과 부츠 컷 진 팬츠, 베스트, 셔츠, 타이, 웹 디테일과 태슬 장식 레더 솔 모카신 모두 구찌(Gucci). 차승원 브라운 재킷과 팬츠, 셔츠, 인터로킹 G 홀스빗 장식 레더 솔 모카신, 블랙 오프 더 그리드 토트백 모두 구찌(Gucci).

5년 전 만재도로 떠났던 배우 차승원과 유해진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지나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섬, 죽굴도로 향했다. 다정한 섬사람들을 마주칠 수 없다는 사실을 빼고는 만재도와 크게 다를 것 없는 풍경을 지닌 죽굴도에서 이들은 하루 세끼를 만들어 마주 앉아 먹고, 때론 각자의 시간을 보내거나 사소한 대화를 나누며 특별하지 않아 더욱 특별한 일상을 보냈다. 그렇게 또 한 겹의 시간이 더해졌다.

죽굴도의 첫인상이 궁금해요. 해진 죽굴도에 닿았을 때 우리가 지낼 빨간 지붕 집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섬 풍경은 만재도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다른 점이 있다면 섬을 찾은 저와 차 선수인 것 같아요. 만재도를 다녀온 지 5년이 지났으니 우리도 그만큼 나이가 들었죠. 만재도는 그곳에 사는 분들도 있고, 만재 슈퍼마켓도 있었지만 죽굴도에서는 오롯이 우리끼리 시간을 보냈어요. 승원 맞아요. 죽굴도는 만재도와 달리 사람이 살지 않아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어요. 우리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은 데다 이상하게 할 일이 끊이지 않아 아주 바쁘게 지냈어요. 그런데 우리 모두 마음이 늘 느긋했어요. 만재도와 가장 많이 달랐던 점은 섬 풍경이 아니라 그곳에서 지내는 우리가 좀 더 나이 들었다는 거죠.

섬에서 보내는 시간 중 가장 좋아했던 때는 언제였나요? 승원 다 같이 모여 밥 먹는 시간이 가장 좋았어요. 해진 차 선수가 차려준 밥 먹을 때가 좋죠. 밥도 맛있고 그날 하루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다음 끼니때 뭐 먹을지 고민도 하고. 아마 (차)승원 씨는 열심히 준비한 결과물을 서로 맛있게 먹는 시간이라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저는 낚시하는 시간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낚시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거든요. 도시에서는 누릴 수 없는 여유로움이에요. 승원 섬에서 보내는 시간은 아주 단조로워요. 아침을 먹고나면 점심에 뭐 먹을지 고민하고. 인터뷰를 하는 지금 이 시간만 하더라도 생각이 많은데, 섬에서는 훨씬 단순해져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몸은 바쁘죠. 그게 좋아요. 딱 지금 눈앞의 일만 하면 되는 단조로운 생활이요. 해진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복 받은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저희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도 하고 싶어하는, 저희 모습을 보면서 대리 만족할 시간을 만들어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승원 사실 섬에서 보내는 시간이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하기는 좀 그래요.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잖아요. 누군가에게는 전시에 버금가는 재앙 같은 시간일 수도 있어요. 그런 와중에 섬에 가서 힐링하고 왔다는 건 감사한 일이죠.

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이야기 주제가 뭔가요? 해진 밥 얘기죠.(웃음) 승원 아주 일상적인 얘기. 그런 거 말고는 없어요. 가끔 건강 얘기 하고. 해진 요즘 여기 관절이 좀 아프다고 하면 차 선수도 아픈 데 말하고.(웃음)

후배들과 케미도 좋아 보여요. 게스트로 후배들이 찾아왔는데, 늘 진심으로 잘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승원 저희가 잘해준다기보다는 (후배들이) 잘해주고 싶게끔 행동해요. 해진 후배이기 전에 손님이잖아요. 손님이 먼 길을 찾아왔으니 잘 쉬었다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영화 촬영장에서도 선배 위치일 때가 많을 테죠. 현장에서 느끼는 책임감이 과거와 다를 것 같아요. 승원 아무래도 그렇죠. 사람의 기분이 늘 좋을 수만은 없잖아요. 지금은 현장에서 컨디션이 좀 좋지 않아도 표출하지 않고 잘 다스리려고 해요. 후배들을 보며 제가 그 나이였을 때를 돌이켜볼 때가 있어요. 그런데 요즘은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이 더 많이 보여요. 해진 선배가 되면 더 어려워져요. 어쩌다 후배의 좋지 않은 점이 보일 때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얘기해요. 후배 입장에서는 선배가 어려울 수 있고, 그래서 한 마디를 하더라도 더 조심스럽죠. 말하기 전에 몇 번이고 거듭 생각하게 돼요.

좋은 선배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해진 배우보다는 사람 유해진으로서 어떻게 세월과 잘 어우러지면서 나이 들어야 할지 고민해요. 주변에 보면 잘 나이 들어가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할 텐데 싶죠. 그런 고민을 많이 해요. 두루두루 잘 챙기며 살아가고 싶어요. 앞으로 살아가며 무언가를 더하거나 덜어내는 게 아니라 이렇게만 갔으면 좋겠어요.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고 이렇게. 승원 근사하게 나이 들기를 바라기보다 창피하지만 않았으면 해요. 스스로 창피할 때가 있으면 그게 아주 크게 다가와요. 나 자신에게 덜 창피하고 싶어요.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아요. 특별한 일 없이 지금처럼 주어진 일을 하며 살아가고요.

두 분은 서로에게 어떤 동료인가요? 승원 배우는 대중이 평가하는 직업이잖아요. 내가 굳이 동료를 평가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에게 평가받아요. 내가 배우로서 (유)해진 씨를 평가하거나 언급할 수 있는 관계는 아닌 것 같아요.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당신이 이런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뭘 하면 좋겠다,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배우로서의 선택은 결국 스스로 하는 거니까요. 나는 그저 아프지 말아라, 잘 지내라, 이런 마음만 있어요. 해진 우린 그런 관계 같아요. 없는 듯 있는 듯한데 있는 거. 배우로서 고민을 나누는 관계라기보다는 또래로서 얘기를 하죠. 요즘 팔꿈치가 아픈데 이런 밴드 한번 써봐라, 뭐 이런 거.(웃음)

서로 가장 잘 안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해진 방송을 보다 보면 우리 둘이 탁구 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어떻게 저걸 받아쳤지? 이런 생각이 들 때요. 코드가 맞지 않으면 힘든 일이거든요. 한쪽에서 뭔가 던졌는데 다른 쪽이 가만히 있으면 이뤄질 수 없는 호흡이죠. 승원 왜 이런 거 있잖아요. 별로 친하지 않은데 감도가 비슷한 사람과 친하지 않은 것 같은데 친숙하게 느껴지는 사람들. 굉장히 깊은 관계인데 남들이 보기엔 그냥 그래 보이는. 나는 우리 둘이 후자인 것 같아요. 내가 딱히 뭔가 하지 않아도, 상대도 나에게 뭘 하지 않아도 가깝게 느껴지는 사이. 그런 느낌이 느닷없이 들 때가 있어요. 자주 만나고 연락을 주고받지 않아도 친밀감이 느닷없이 느껴져요. 문득문득. 리트머스종이는 어떤 성분과 만나면 순식간에 변하잖아요. 우리 관계는 눈에 확 들어오는 게 아니라 서서히 스며든 친밀감이죠.

공유하는 시간이 다양하면 추억할 시간도 더 많아지겠죠? 해진 죽굴도에서 만재도 얘기를 많이 했어요. 평소에는 뭐 자주 만나지도 않아요.(웃음) 가끔 잘 지내느냐고 문자메시지나 보내는 정도죠. 만재도, 스페인, 죽굴도에서 <삼시세끼>를 촬영했는데, 그 모든 시간이 추억이 돼요. 지나고 나면 아, 이렇게 저 사람하고 공유할 추억이 또 하나 만들어지는구나, 싶죠. 승원 가족 이외에 다른 누군가와 이렇게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낼 일이 별로 없잖아요.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시기에 함께 보낸 시간이어서 보는 사람들에게도 휴식이 되었던 것 같아요. 승원 맞아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예전같은 일상을 보낼 수 있었으니까요. 요즘은 우리 모두 가까운 사람과 같이 밥을 해 먹고 술 한잔하며 얘기 나누는 일상을 그리워하며 보내고 있죠.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지만 문화 예술계도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죠. 당장 영화 개봉이 미뤄지고 공연은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실정이니까요. 해진 온라인으로 하는 시도가 작은 숨통이 될 수는 있겠지만 현장을 완벽하게 대신할 수는 없어요. 지금 문제가 아닌 곳이 없지만 공연계는 특히 타격이 큰 것 같아요. 승원 갑자기 평범한 일상을 잃고 예전을 그리워하는 지금이 오히려 낯설죠.

이 한 해가 어떤 시간으로 기억될까요? 승원 엄청난 일이 일어난 해. 하지만 감쪽같이 사라져서 아, 지난해엔 그랬었지 하는 정도로만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요. 왜 그런 때 있잖아요. 분명히 어제까지 폭염이 기승을 부렸는데 갑자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 해진 저도 그렇게 얘기하고 싶었어요. 어? 감쪽같이 사라졌네! 그래, 2020년 6월까지가 참 힘들었어. 이렇게 기억하게 되기를 바라요.

진심을 담은 노래

신곡 ‘뭔가 잘못됐어’ 활동이 제목과 달리 잘 끝났다.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와 달리 내용은 막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 얘기다. 사실 이전에 이별 노래만 해서 약간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보이스 컬러도 어두운 톤이다 보니 내가 부르는 설레는 사랑 노래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다행히 좋다는 반응이 많았고, 지금까지 낸 곡 중 가장 좋다는 평가도 있어 기분이 좋다.

완성 과정이 유독 길었던 곡이라고 들었다. ‘뭔가 잘못됐어 최종’, ‘최종 2’, ‘최종 3’, ‘진짜 잘못됐다’, ‘괜찮은 것 같은데’ 등 2백 개가 넘는 버전을 만들었다고. 원래 곡을 쉽게 잘 쓰는 편인데 이번에는 후렴에서 걸리는 지점이 계속 생겼다. 이렇게 하면 너무 어렵고, 저렇게 하면 너무 쉬워서 재미없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최종 아닌 최종이 하루에 수십 개씩 나오더라. 그래도 오래 고민한 만큼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사랑에 빠진 감정을 노래하는 곡이기 때문일까? 뮤직비디오나 라이브 영상에서도,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노래를 부를 때도 늘 꽃과 함께했다. 곡을 쓰면서 어떤 그림이나 상황을 상상하는 편인데, 이 곡은 밝은 햇살이나 싱그러운 느낌을 떠올리며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꽃이 많이 등장한 것 같다. 뮤직비디오를 위해 회의할 때 생각나는 사진을 몇 장 보냈는데, 그중에 꽃밭이 있기도 했고.

음악을 만들 때 가사와 멜로디 중 어떤 것이 먼저 나오나? 항상 가사를 먼저 쓰고 그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붙인다. 멜로디 먼저 쓰고 거기에 가사를 붙이면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든다.

가사를 쓰면서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혹은 하려고 하는 것이 있다면? 멋 부린 문장이라고 해야 하나? 본질은 없고 예쁘기만 한 말은 혹시 쓰더라도 바로 지운다. 그런 말들은 가식적으로 느껴진다. 내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진심이다. 내가 느끼지 않은 것에 대해 써본 적이 없다. 그리고 같은 것을 표현하더라도 더 솔직하고 쉬운 단어로 채우려고 하는 편이다.

권진아 음악의 대주제는 ‘사랑’인 것 같다. 남녀 간의 연애 관계를 넘어선 더 넓은 의미의 ‘사랑’. 모든 가사에 사랑이 빠지지 않는 이유가 있나? 아마 내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 그런 것 같다. 돌이켜보면 그래서 나의 이야기에 끊임없이 사랑이 나올 수 있었고, 음악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었다. 아직은 ‘사랑이 모든 것을 이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적극적인 사랑 표현은 없다. 떠난 사람을 바라보거나 상대가 어떤 마음일지 모르겠다는 식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전에는 내 감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겁쟁이가 되어가는 것 같다. 상대에게 다 보여주지 못하고 때로는 관계에 냉소적이다. 이런 내 성향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가끔은 서글플 때도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마냥 낭만적이고 사랑스러웠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물론 그런 모습이 아예 없어진 건 아니지만 확실히 전보다 표현을 절제하는 것 같다. 이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건가 싶기도 하다.

음악을 만들면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음악을 만들 때 혼자 있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 음악의 8할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나머지 2할은 무엇으로 채워지나?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 건강한 삶의 패턴. 생활이 불규칙할 수밖에 없는 직업을 가졌지만 그 안에서 나름대로 규칙적인 패턴을 만들려고 한다.

그럼 출퇴근도 있나? 물론이다. 매일 낮에 출근해서 밤까지 일하고, 작업이 많을 때는 자정 넘어서 퇴근하기도 한다.

주말엔 쉬는 건가? 그게 직장인이랑 다르다. 나는 주말에도 나간다. 집에 있으면 너무 심심하다. 별일 없으면 잠깐이라도 나가서 뭐라도 끄적이려고 한다. 아직은 내적인 고민을 음악으로 풀어낼 때 가장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음악 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는 작업은 무엇인가? 가사는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계속 쓴다. 소소한 소재라도 계속 메모해놓고. 요즘은 기타를 들 때보다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것 같다. 굳이 연주를 하거나 작곡을 하지 않더라도 피아노 앞에서 시간을 보내며 생각을 정리하고 새 곡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2015년에 첫 음반을 낸 이후 5년 동안 많은 것이 유행하고 사라졌지만, 권진아의 음악은 어디에도 휩쓸린 적이 없다. 일단 트렌드가 뭔지 잘 모른다. 그게 함정이다. 다만 트렌드와 상관없이 내 안에는 생각보다 여러 장르가 있고, 그래서 음악적 스펙트럼에 한계를 두고 싶진 않다. 너무 정적인 것만 하고 싶지도 않고, 신나서 까불거리는 내 모습도 음악에 담아낼 생각이다. 언젠간 다 터뜨릴 거다.(웃음)

‘뭔가 잘못됐어’ 다음에 나올 음악에는 어떤 것이 담겨 있을까? 요즘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그간 만든 음악들에 전반적으로 우울의 기운이 깔려 있었는데, 요즘은 단순하고 가볍게 사는 게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는 중이다. 본질적인 나는 바뀌지 않았지만 밝아지긴 했다. 전에는 어떤 생각에 꽂히면 끝까지 가는 데다, 그게 해결되지 않으면 무척 힘들어했는데 요즘에는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이 생겨서 조금 편해졌다. 그래서 앞으로는 진심을 담되 조금은 톤이 가볍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까 생각 중이다. ‘뭔가 잘못됐어’가 변화의 시작점이다.

지금의 생각을 대변하는 곡이 있다면? 엑소의 디오가 부른 ‘괜찮아도 괜찮아’. 흘러가는 대로 살아도 괜찮다고 얘기하는 내용인데, 그 노래만 들으면 눈물이 날 것 같다. 가사가 그다지 슬픈 것도 아닌데 너무 담백하고 담담하게 불러서 그런지 오히려 더 울컥한다.

사람들이 왜 권진아의 음악을 듣는 것 같나? 내 곡에 대해 ‘나도 그랬는데’라는 반응이 많은 편이다. 그런 거 있지 않나. 힘들 때 ‘힘내’라고 하는 것보다 ‘나도 이랬고, 저랬어’라는 말을 들으면 나만 그런 건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감이 드는 기분 말이다. 내 음악을 듣고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목소리가 좋아서’라는 이유를 드는 사람도 많다. 톤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듣긴 했다. 내 노래가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자주 카피하는 곡 중 하나라는 말도 들었고. 내 입으로 말하기 되게 민망하다.(웃음)

얼마 전 지식인에 ‘권진아님처럼 노래 잘하고 싶은데, 팁을 알려주세요’라는 질문이 올라왔는데 답 중 하나가 ‘토할 때까지 연습하면 된다’였다. 직접 답을 해준다면? 글쎄, 나는 나처럼 노래하려고 애쓴다. 누구처럼 부르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감정을 담아서 자신의 톤으로 노래하는 연습을 하면 되지 않을까?

얼마나 연습해야 할까? 토할 때까지? 하하. 그러면 안 된다. 건강해야 좋은 노래를 오래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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