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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말하는 책

죽음을 말하는 책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작가이자 장의사 케이틀린 도티는 당연하지만 애써 외면해왔던 명제를 들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에세이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이 탄생했다.

시작의 글에 ‘죽음과 시신들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를 읽고 싶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맞지 않는 책을 고른 셈이다’라는 경고문이 적혀 있다. 왜 사람들이 죽음과 시신에 대한 적나라한 사실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은 늘 우리와 함께한다.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죽음에 대해 터놓고 얘기하는 것은 일종의 공포다. 사람들은 대부분 일상에서 죽음에 관한 냉정한 사실을 굳이 직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죽음을 직면하는 과정은 자의식을 강화하고, 스스로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처음에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알아가다 보면 죽음에 대해 훨씬 담대한 마음을 갖게 된다. 몇몇 독자가 이 책을 읽고 남긴 말이 있다. “예전에는 죽음을 생각하면 초조하거나 우울한 기분이 들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감정을 많이 해소할 수 있었다. 이제는 죽음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어떠한 것을 알아야 할지 생각하는 보다 합리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

책에 담긴 죽음과 시신에 관한 묘사가 꽤 적나라하다. 어느 정도까지 말해야 할지 고민한 적이 있었나? 없다. 정직이야말로 진정한 자유고 힘이니까. 게다가 나는 장례 산업의 개혁을 바라는 사람으로서 이 산업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조금도 포장하지 말자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누군가는 방부 처리나 화장 등에 관한 내용이 뭔가 잘못됐고 이상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생각을 오히려 더 반긴다. 사람들은 장례 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어떻게 유족들에게서 시신을 떼어놓는지를 계속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뭔가 변화가 필요하겠다’, ‘어쩌면 장례 산업이 그다지 환경 친화적이지 않을지도 몰라’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몇몇 챕터에서 현대사회에서 당연시 여기는 장례 풍습에 의심을 품을 만큼 과거나 다른 나라의 다양한 장례 풍습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세계 곳곳의 장례 풍습을 소개함으로써 올바른 장례 방식이란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세계 곳곳의 사람들은 문화에 따라 시신을 다양한 방법으로 대한다. 그리고 각 나라의 장례 풍습은 시대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다. 예전에는 미국도 매장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화장한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에서 매장한다고 하면 다들 믿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망자를 기리는 데는 셀 수 없을 만큼 여러 가지 방식이 있고, 이것이 각자의 문화에서 장례를 치르는 방식과 다르다 하더라도 무언가 배울 만한 점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고 했다.

이 책 외에도 서로 다른 문화권의 장의 의례를 다룬 또 다른 책을 발간하고, 강연도 하며, <장의사에게 물어보세요(ASK A MORITICIAN)>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다. 배움의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열심히 지식을 쌓으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튜브는 고양이 동영상이나 뮤직비디오를 보려고 이용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가능한 한 여러 경로로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 나 말고는 이 일을 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러므로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영상에는 온갖 여성 혐오성 댓글이 달리고, 이 책을 두고 장의업계 종사자조차 그저 재미로 저러는 거라는 소리를 하는데도 계속해서 죽음에 관한 글을 쓰고 말하게 만드는 동력은 무엇인가? 그런 댓글이 많긴 하다.(웃음) 일단 나는 장의업계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대중을 위해 일한다. 그러니까 업계를 주름 잡고 있는 나이 든 남성들에게는 내가 고깝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돈을 아낄 수 있어요.” “이런 부분은 좀 다르게 해볼 수 있어요.” “보다 친환경적인 선택지, 보다 가족들에게 이로운 선택지가 있어요.” 유족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다니니까. 하지만 대중은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을 좋아하고, 내 일을 존중한다. 장의업계에서 내가 하는 일을 인정해준다면 고맙겠지만, 나는 업계의 나이 든 남성들의 사랑을 받는 것보다는 대중을 위해 일하는 것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책이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나? 그런 부분에 관해 말하려면 끝도 없을 것 같다.(웃음) 가장 원하는 게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죽음에 대한 지식이 자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비밀스러운 산업의 전유물도, 의학 전문가나 장례 전문가가 독점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 말이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에 죽음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우리는 전문가들만큼 죽음에 대해 명확하고 자세하게 알 권리가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

‘죽음이 28세에 찾아오든 93세에 찾아오든, 나는 만족한 채 무(無)로 돌아가 미끄러져 죽기로 선택했다’라는 문장을 마지막에 남겼다. 아마 누구나 자신의 죽음에 이렇게 의연해지고 싶을 것이다. 그렇지만 당장은 두려움이 앞서는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이런 사고의 전환을 위한 첫발을 내밀라고 조언하겠는가? 우리의 목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사람들이 죽고 나서 천국에 갈지 지옥에 갈지에 대해 말해주는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신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매장이란 어떤 것인지, 화장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있다. 죽은 육신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 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다른 생각으로 바꾸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죽음에 관해 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책도 읽고, 영상도 찾아 보고, 공동묘지에도 가고, 할 수 있는 만큼 공부해보라. 죽음에 초조감을 느낀다면,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야말로 스스로를 바꿀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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