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보드와 커피

COSUBE

하와이, 캘리포니아에서나 볼 법한 숍이 포틀랜드에도 생겼다. 커피와 맥주, 서핑을 한 공간으로 끌어들인 복합문화공간 ‘코수베’가 바로 그곳이다. 다양한 가격대의 서프보드를 판매하고 맞춤 제작 역시 가능하다. 매주 목요일에 숍에서 서프보드를 직접 만드는데 이때 가게를 찾으면 생맥주를 들이켜며 누군가의 서프보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수 있다. 주말마다 서부의 해안가로 서핑을 떠나는 이들에게 이보다 매력적인 공간이 또 있을까. 카틴 USA(Katin USA), 빌라봉(Billabong), 다크시즈(Dark Seas) 등의 서핑 브랜드는 물론, 편안하고 심플한 스타일의 의류까지 두루 선보인다. 게다가 포틀랜드의 유명 커피 브랜드 코아바 커피(Coava Coffee)의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시며 길고 넓은 테이블에서 맘껏 쉬다 갈 수 있으니 꼭 서퍼가 아니더라도 코수베를 찾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주소 111 NE Martin Luther King Jr. Blvd.
웹사이트 www.cosube.com

 

 

지구를 생각하는 침구

PARACHUTE HOME

LA의 베니스 비치 가까이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두었던 럭셔리 침구 브랜드 파라슈트가 올해 초 23번가에 두 번째 스토어를 오픈했다. “파라슈트는 제품의 퀄리티와 장인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포틀랜드는 어떤 도시보다 이 두 가지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도시죠. 창의적이고 디자인이 존중받는 포틀랜드에 매장을 오픈하고 싶었어요.” CEO 아리엘 카예(Ariel Kaye)의 말이다. 몇 년 전 이탈리아의 럭셔리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동안 편안하고 부드러운 침구의 매력에 빠진 아리엘은 미국으로 돌아와 비슷한 제품을 찾았지만 구할 수 없었고, 결국 침구 브랜드를 직접 론칭하기에 이른다. 파라슈트의 모든 제품은 포르투갈, 터키, 이스탄불, 미국의 로컬 장인이 만드는데, 친환경, 무독성 섬유를 평가하는 ‘OEKO-TEX’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을 몰라도 손으로 리 넨을 쓰다듬어보기만 하면 파라슈트가 업계에서 왜 이토록 주목받는지 깨달을 수 있다. 유엔의 ‘낫싱 벗 넷츠 (Nothing but Nets)’ 캠페인을 통해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지역에 베드 넷(Bed Net)를 만들어주는 등 사회환원 프로젝트도 꾸준히 진행하는 착한 브랜드다.

주소 820 NW 23rd Ave.
웹사이트 www.parachutehome.com

 

 

일러스트레이터와 보내는 시간

OUTLET STUDIO

‘아웃렛 스튜디오’는 일러스트레이터 케이트 빙거먼 버트 (Kate Bingaman-Burt)가 작업실 겸 워크숍과 이벤트 진행 공간으로 쓰는 곳이다. 케이트는 주로 그날 구매한 물건을 그리는데 구매한 것이 없는 날에는 그날의 다른 흔적이라도 남겨 하루도 빠짐없이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다. 아웃렛 스튜디오는 그녀의 그림뿐 아니라 포틀랜드의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과 독립 출판물 등을 소개하고 그림 수업, 출판물 창간 기념 파티, 소설가의 낭독회 등 재미있는 이벤트를 여는 것으로 유명하다. 얼마 전 열린 포틀랜드의 뮤직 페스티벌 피카톤(Pickathon)에서는 드로잉과 독립 출판물로 채워진 작은 책방을 만날 수 있었는데 케이트는 이렇게 사방으로 열심히 뛰어다니며 젊은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알리고 사람들이 책과 그림을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katebingburt) 계정을 팔로하고 미리 약속을 잡아 유쾌하고 친절한 케이트와 대화의 시간을 가져봐도 좋다.

주소 2500 NE Sandy.
웹사이트 www.outletpdx.com

 

 

취향이 깃든 가게

SHOP BOSWELL

포틀랜드의 모자 디자이너 브룩스 보즈웰(Brooks Boswell)이 오픈한 숍으로 모자는 물론 옷과 액세서리, 리빙 제품까지 다양하게 선보인다. 건축과 순수 미술, 섬유 디자인에 조예가 깊은 디자이너가 꾸민 만큼 근사한 감각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큰 창으로 쏟아지는 햇빛은 식물과 캔버스 의자를 은은히 비추고 아름다운 소품들은 높은 천장까지 이어지는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옷 가게보다는 어느 작가의 아틀리에인 듯한 느낌을 내고 싶었다는 브룩스의 의도는 진열된 옷과 액세서리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독특한 취향으로 빛난다. 1960년대 포크 아트 감성의 아이템,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파스텔 색감의 의상, 30개의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동시에 선보이는데도 마치 하나의 컬렉션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숍 보즈웰’의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그녀가 직접 디자인한 모자다. 창이 넓은 사파리풍 모자부터 너풀너풀한 밀짚모자, 까끌한 촉감이 매력적인 도자기 접시, 멋스러운 셔츠 드레스, 손가락 모양 귀고리와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진 엽서까지 숍 보즈웰에서는 원하는 무엇이든 찾을 수 있다.

주소 729 SE Morrison St.
웹사이트 www.shopboswell.us

 

 

미니멀리스트의 물건

JOHAN

공간은 주인을 닮는다. ‘요한’은 더욱 그렇다. 온통 흰색 벽으로 둘러싸인 이 공간의 오너 로라 호스가드 (Laura Housgard)는 미니멀한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미니멀리스트다. 뉴욕에서 한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포틀랜드로 돌아온 로라는 살고 있는 아파트에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들만 가져다 둔 작은 숍을 열었고, 이 비밀스러운 숍의 존재가 소문이 나면서 공간의 규모에 한계를 느껴 현재의 매장을 오픈했다. “사람들에게 무모한 소비를 부추기고 싶지 않아요. 요한에서는 소개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만 선보이려 노력하죠.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 좋은 소재로 만들어 적어도 10년 이상 입을 수 있는 옷,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물건에 매력을 느껴요.” 로라의 공간에서는 적당한 양의 제품이 적절한 간격을 유지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곧 ‘오픈 갤러리’라는 이름의 전시 공간에 ‘클로즈드 갤러리’라는 이름을 붙인 새로운 컨셉트의 이벤트 공간도 선보일 예정이다.

주소 632 SW Pine St.
웹사이트 www.shopjoh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