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비 수트 휴고 보스(Hugo Boss),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드라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마친 배우 도지한은 지인과 방콕으로 여행을 다녀왔고 그동안 미뤄둔 약속을 하나씩 지켰다. 작품 하나를 끝내고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불안정한 시간이 한때는 초조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연기를 하지 않는 시간도 즐기려고 노력해요. 특별한 계기로 변했다기보다는 인생이 항상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에요. 욕심부린다고 안 될 일이 되는 법도 없고, 제가 할 일은 어느 순간 다가오기 마련이더라고요. 그렇다고 욕심 없이 살 수는 없죠. 다만 힘들지 않을 만큼의 욕심만 가지려고요. 지나치지 않고 삶의 원동력이 될 만큼이면 충분해요. 이제 작품이 끝나면 조급해하지 않고 오늘 하루를 어떻게 즐겁게 보낼까 생각해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을 날, 친구들을 만나 술 한잔하면 좋을 날, 혼자 있으면 좋을 날처럼 오늘을 즐겁게 살며 작품을 하는 동안 무언가를 채웠던 나를 비워내는 거죠.”

드라마 <빠스껫 볼>과 <화랑> 그리고 얼마 전 종영한 작품 등을 거치는 동안 냉정하거나 혹은 뜨거운 반응을 지켜보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고 있다. “뭘 하든, 어떤 일이 닥치든 지치지 않고 싶어요. 지치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살려고요. 어느 날은 느닷없이 친구를 불러 바람을 쐬러 돌아다니고, 또 마음에 들어온 영화 포스터가 있으면 당장 그 영화를 찾아보고. 그렇게 오늘을 살고 또 좋은 다음의 오늘을 사는 거죠. 호기심에 연기를 시작한 10대를 지나 20대가 되었으니 앞으로 오랫동안 배우로 살아가고 싶어요.” 많은 기회나 작품을 만나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지나온 길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지금은 어떤 역할이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저는 아직 잃을 게 별로 없잖아요.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제 안의 더 많은 것을 표현하고 싶어요. 그리고 일단 올해는 딱 한 작품을 하더라도 열심히 성실하게 잘 만들어가야죠.”

앙고라 니트 스웨터 앤더슨 벨(Anderson Bell), 팬츠 시스템 옴므(System Homme),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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